[백난영의 이탈리아 와인] 12. 자연스러운 치즈가 뜨고 있다 (제2회)

2021.04.30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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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치즈가 뜨고 있다 (2Cheese 축제의 꽃 프레시디아 거리

 

슬로푸드는 다양한 이유로 식탁에서 사라질 뻔했던 음식과 식문화를 프레시디아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프레시디아 보호를 받는 치즈는 1백 여종이 있으며 그 중 30여 종이 프레시디아 치즈다슬로푸드가 지역음식 전통의 요람임을 감안한다면 프레시디아 치즈는 본 행사의 꽃이라 할 수 있다.

 

올해 프레시디아로 지정된 치즈들이 정식 신고식을 치렀다리코타 치즈는 우유의 담백함이 순두부 식감에 녹아내리는 맛이 일품이다그러나 움브리아주 해발 2천 미터에 위치한 발네리나 산골 주민들은 소금을 넣어 단단하게 굳힌 리코타 살라타를 먹는다짠맛 리코타란 뜻의 발네리나 전통 맛은 양 젖에서 뽑아낸 유청을 쇠 솥에서 끓인 후 서양배 모양의 면포에 담아 15일에서 5개월 숙성한 데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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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프레시디아에 등재된 리코타 살라타 치즈>

 

 

페코리노 로마나 치즈는 치즈 자체보다 까르보나라 파스타 맛으로 친숙하다페코리노 로마나의 시작이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역사가 긴 치즈로 로마인들은 치즈 응고할 때 아티초크 꽃야생 엉겅퀴 꽃(Carduus)에서 얻은 식물성 응고 효소로 만들었다고 기록은 전한다송아지와 어린 양에서 추출한 효소(레닛)를 넣어 만든 보통 치즈보다 순한 맛이 나며 부드럽고 쫄깃하다.

 

슬로바키아도 오래된 치즈 역사를 자랑한다빵에 발라먹기 좋은 브린자(bryndza) 스프레드 치즈는 최초 제조 기록이 15세기에 닿아 있다브린자 치즈는 무살균 양유로 만들며 발림성을 높이기 위해 해수를 섞는 게 특징이다북 슬로바키아의 전통인 자쯔리브스카야 코르바칙(Zazrivsky Korbacik) 치즈는 생김새가 꽈배기다복잡하게 꼬인 만큼 만드는 절차도 까다롭다잘게 썬 생유 커드를 증기를 씌어 덥힌 다음 얇고 가는 실가닥을 얻는다후에 실가닥을 꽈배기 형태로 꼬는데 이 모든 과정은 커드가 뜨거울 때 순식간에 이루어져야 한다후에 찬물에 넣어 식힌 다음 건져낸 치즈를 훈제시켜 노릇노릇하며 쫄깃한 맛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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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의 브린자 치즈()와 슬로바키아의 와인들(): 오스트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서쪽은 그뤼너 펠트리너모스카토피노 블랑의 아로마가 신선한 화이트를헝가리 토카이 지방과 인접한 남부는 푸르민트 품종으로 드라이한 맛의 화이트와 산화취가 살짝 나는 오렌지 와인이 나온다트라미너와 모스카토의 교배종인 Devin와인은 슬로바키아 밀레니얼 세대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CHEESE축제를 맛있게 즐기는 방법슬로 간식

생우유 지방을 굳혀 만든 버터는 빵과 디저트에는 빠질 수 없는 감초다. 1세기 넘게 파네토네(panettone) 성탄절 빵을 생산해온 한 제빵업자는 천연 버터와 천연효모를 넣은 반죽을 36시간 발효해 버터 향이 골고루 스민 파네토네 맛으로 천연 버터의 효과를 과시했다.

 

피자는 둥글더란 고정관념의 벽이 푸치나 광장에서 무너졌다갓 구어 낸 피자를 두 번 접어서 원래 크기보다 3배 줄어든 포르타 폴리오 피자는 원래는 손지갑이란 뜻인데 지갑처럼 작아서 들고 다니면서 먹기에 적당해 인기가 높다.

 

피자의 겉과 속이 뒤집힌 피자도 있다.  피자 프리타란 나폴리 간식이다정통 피자와 재료와 모양은 같은데 반을 접어서 튀긴 게 다르다반달 피자라고도 하는데 막 튀겨낸 후 먹어야 제 맛이다.

 

에밀리아 로마냐식 피자 트라피지노(Trapizzino)는 이탈리아 간식 순위 차트에서 수년 째 상위를 지키고 있다주먹 안에 딱 들어오는 크기며 콘 모양 피자다안이 움푹 파인 두툼한 피자 빵에 국물이 자작한 고기와 야채가 소복이 담겨 나온다소스를 빨아들인 빵과 재료가 입안에서 녹는다소스와 피자의 만남이라고나 할까.

 

치즈의 시초동물가죽에 숙성한 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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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고산마을 Divle 동굴에서 숙성중인 Tulum치즈>

 

 

동물 가죽에 숙성한 치즈는 인류가 치즈를 발명한 후 최초로 만들어 먹던 치즈의 시조다터키레바논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그리스이탈리아 사르데냐 목동들은 선조 방식에 정통하며 그래서 무형 치즈 박물관으로도 불린다.

 

터키의 Tulum 치즈는 공정이 비위생적이란 이유로 산속으로 밀려났었는데 슬로푸드가 프레시디오에 등재시켜 식탁에 되돌려 놨다가죽이란 뜻의 Tulum치즈는 토종 양과 소량의 염소젖 치즈를 양 가죽에 넣어 만든다양가죽은 준비기간만 1년이 걸린다고 한다흐르는 물과 소금에 여러 번 헹구고 태양에 장기간 말린 후 완성한 수제 명품 가죽이다완성된 치즈는 Divle 고산마을에 위치한 천연동굴에서 숙성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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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렌조에 소재하는 UNISG 미식 대학 캠퍼스에서 열린 빗토리오 벨트라미 치즈와 암펠리오 부치 와인 시음회빌라 부치 베르디끼오(Villa Bucci Verdicchio) 와인은 유기농 와인으로 감베로 로쏘 트레 비끼에리를 여러 번 수상한 와인이다빗토리오 벨트라미 장인은 염소젖과 양젖 치즈 전문가며 식물 레닛만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RITTEN BY Nanyoung Baek

Sommelier of 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Wine Writer, Blogger, Judging Panel at Wine Competitions

President of BARBAROLSCUOLA(specialized in Italian Wine & Gastronomic Tour)

Member of Cheese Tasters Panel for EUROFINS Cheese Laboratory

 



백난영

이탈리아 소믈리에 협회(AssociazioneItaliana Sommelier) 과정 1,2,3 레벨   소믈리에 자격증 취득

이탈리아 와이너리 투어 전문기관 바르바롤스쿠올라(BARBAROLSCUOLA) 운영

각종 온라인 매체 와인칼럼니스트,

ONAF(Organizzazione Nazionale Assaggiatori Formaggio) 주관하는 치즈 테이스터 과정 1레벨 이수  EUFOFINS 치즈 평가기관 치즈 평가원 멤버

블로거 (주소http://blog.daum.net/baeknanyoung/?t_nil_login=my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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