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신희의 내추럴 와인] 03. 내추럴 와인 탐구생활 3편 – 사랑의 이름표

2021.04.30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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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추럴 와인 탐구생활 3편 – 사랑의 이름표

 

삶의 형태가 다양한 현대사회에서는 개인의 취향과 필요에 따라 다양한 제품들이 생산소비된다너무 많은 제품이 매일 쏟아지고 있어서일부 생산자는 제품에 대한 정보를 주지 않고제품을 신비한 컨셉으로 포장하여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예전에는 구구절절한 설명이 눈길을 사로잡았다면, 21세기의 소비자들은 넘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도 조용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미지 마케팅에 더 주목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와인이 어려운 이유는 단 한 가지어디를 둘러봐도 모르는 글자가 태반이고대충 읽었다고 쳐도 이게 무슨 뜻인지 이해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내 주변의 와알못(와인을 알지 못하는이라는 젊은 세대들의 신조어지인들은 오죽하면 와인 라벨을 해독한다판독한다라는 표현을 하는데와인을 아는 사람들조차 모르는 단어가 수시로 튀어나오기 때문에 와인용어에 대한 공부는 주기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간혹 와인 병 뒷면에 한글로 표기되어있는 [식품위생법 제 10조 및 주세법에 의한 한글표시사항]의 도움을 얻어 와인 이름과생산지첨가물 등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는 있지만이것은 그저 수박 겉핥기 정도의 정보만을 습득하는 수준이다.

 

이렇게 와인 정보에 대한 목마름과 신비주의가 와인을 더욱 멋있고있어보이게(?) 만들기도 하지만사실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을 수도 있는 아슬아슬한 줄타기 일수도 있다.

 

유기농 와인내추럴 와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이렇게 저렇게 와인 라벨 판독은 끝났지만정말 내추럴 와인인지유기농법이 확실한지관련한 인증이 있는지최소한의 규정은 지켰는지등등을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소비자 입장에서는 필요하다말로만이 아닌 정식의 인증을 거친 와인에 더 신뢰가 가기 때문이다아래의 표는 유기농 와인에 대한 나라별 인증 마크와 산화방지제인 SO2에 대한 정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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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와인에 대한 나라별 인증마크와 산화방지제 함유량,

출처https://divawine.com/overview-organic-mar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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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바이오다이나믹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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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에 프랑스독일이탈리아포르투갈스페인의 160개 와이너리가 결성한 바이오다이나믹 농법 그룹>

 

 

그렇다면 내추럴 와인에 대한 인증은 있을까사실 프랑스에는 AVN((L'Association des Vins Naturels, www.lesvinsnaturels.org)이라는 단체에서 발행하는 내추럴 와인 인증 마크가 있기는 하지만 모든 내추럴 와인 생산자들이 이 인증마크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는 생산자의 와인 생산에 대한 풀 스토리를 들어야만 비로소 내추럴 와인이라고 인식할 수 있다아직 프랑스에서도 내추럴 와인에 대한 정확한 정의가 정립되지 않았다고 하니 어서 빨리 관계 법령이나 최소한의 정의가 내려졌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내추럴 와인의 정체성이 단 몇 마디의 말로 설명이 되는 것은 아니니지금처럼 자유로운 영혼처럼 존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다소 모순된 생각이 욕심처럼 생기기도 한다.

 

사실 내추럴 와인에 대한 인증과 등급에 대한 정보가 전무하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서 셀프 어필(?)을 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이름표”가 중요한 것도 현실이다오래 전부터 단순하지만 의미 있는그런 표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내 마음을 읽었는지(순전히 필자의 욕심대로 해석했음정말 그런 이름표가 있는 와인이 등장하였다.

 

내추럴 와인만을 수입하는 국내의 한 수입사는회사명 이니셜을 딴 동그란 스티커를 와인병에 붙여서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는다우리나라 정부기관에서 공식 인증하는 마크도 아니고 식품위생법에 근거한 스티커도 아니다해당 수입사는 수입할 내추럴 와인 선정 후여러 가지 까다로운 수입과정과 셀러링 조건 등을 만족하는 와인에만 스티커를 붙인다고 하는데엄선해서 수입하는 와인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이 녹아 있는 듯하다이 정도면 인증을 위한 마크는 아니지만적어도 내추럴 와인을 선택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충분히 참고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셈이다.

 

앞으로 내추럴 와인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담은 표시가 또 있는지 필자는 계속 눈 여겨 볼 것이고그렇게 내추럴 와인 소비자와 애호가들을 위해 이름표를 붙여주는 생산자나 수입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름표를 붙여 내 가슴에 확실한 사랑의 도장을 찍어~”, 구수한 트로트의 가사가 머릿속을 맴돈다.

 

WRITTEN BY 안신희 박사 (Dr. Shin Hee An)

Food Stylist, University Lecturer, Wine 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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