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와 와인

2021.05.12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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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와 와인


‘붉은 원숭이의 해’입니다. 물론 구정이 되어야 정확히 해가 시작되기는 하지만…… 우선 웹진 <더센트> 독자 분들께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시라는 인사를 전합니다.

원숭이띠는 기회를 포착하는데 매우 재빠르고, 판단력과 행동력이 뛰어나며, 사교적이라서 팔방미인이고, 성격이 밝고 긍정적이지만 재주만 믿다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수가 있으니 조심해야 된다고 합니다. 독일의 와인평론가인 루돌프 크놀(Rudolf Knoll)은 40권 이상의 책을 출판했는데 그 중에 <와인 천문학, Wein Astro>이라는 흥미로운 책이 있습니다. 주로 별자리와 어울리는 오스트리아 와인을 소개하는 내용의 책이지요. 이 책의 일부에는 띠와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루돌프 크놀은 원숭이띠의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유럽 사람이 소개하는 내용이라서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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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띠는 사람들 중에서 광대에 속한다. 너무 농담을 많이 하기 때문에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을 웃기는 재주가 있다. 가끔 다른 사람에게 간계를 부리는데 이로 인하여 다른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고 그들이 원숭이에 물린 것 같은 느낌을 받게 한다. 그래도 재치와 유머로 인해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다. 원숭이띠는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조언을 해주며 다른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려고 애쓴다. 자신감이 있으며 기꺼이 실수를 통해서 배우려고 한다. 배경에는 모험심이 작용하고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항상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너무 많은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방향을 잃기도 한다. 그렇지만 에너지가 풍부한 전형적인 오뚜기 기질로 인해 다시 일어서서 새로운 시도에 대한 흥미를 갖는다.”

그런가요? 루돌프 크놀은 이러한 성격을 갖는 원숭이띠들이 와인시음을 그리 진지하게 진행하지 않으며 그 이유는 너무나 많은 일화와 유머를 섞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갈증 때문에 와인을 마시는 것은 아니고, 다른 사람을 유혹하거나 다른 사람들이 취해서 발음이 정확하지 않는 것을 즐기기 위한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다양한 와인을 맛보려고 하며 항상 호기심이 있고, 특정한 와인에 꽂히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지루함을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독자 중에 원숭이띠인 분들 동감하시나요?

마주앙 공장장 출신의 김준철 소믈리에는 <와인, 알고 마시면 두 배로 즐겁다>라는 저서에서 유럽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와인에 관한 우화를 하나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주 먼 옛날 옛적에 어떤 원숭이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그 원숭이는 잘 익은 야생포도송이를 따서 자기 구역 안에 있는 바위 위에서 먹으면서 놀곤 했다. 그런데 칠칠치 못한 그 녀석은 포도 몇 알을 떨어뜨리기도 했고, 또 실컷 먹고 난 후에는 남은 포도송이를 바위의 우묵한 곳에 숨겨놓는다는 것이 그만 깔고 뭉개는 바람에 포도 주스가 조금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때 포도껍질에 묻어 있던 야생효모가 따뜻한 기후에 의해서 발효되기 시작하여 약간의 와인이 만들어졌다. 다른 곳에서 신나게 놀다가 바위로 돌아온 녀석은 갈증을 느껴 바위 틈에 있는 와인을 물이라고 착각하고 핥아먹고는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져서 흥얼거리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붉은 원숭이의 해’에는 원숭이가 레이블에 담긴 레드 와인이 인기를 끌 수도 있을 것 같네요. 특히 붉은 색을 좋아하는 중국에서는요. 중국인들은 올해 출산계획을 많이 세우고 있답니다. 독일의 가장 남쪽에 있는 와인산지인 바덴(Baden)에 있는 아펜탈러 포도생산자조합(Affentaler Winzer eG)은 구리색의 원숭이 양각을 레이블에 담은 피노 누아, 로제, 리슬링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 와인을 ‘원숭이 병(Affenflasche)’이라고 부릅니다. 해외에 많이 수출한다고 합니다. 이미 누군가 중국에서 수입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금년에 대박일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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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의 말보로에 속하는 Cloudy Bay 가까이에 Monkey Bay가 있습니다. 19세기 말에 원숭이가 살았다는 전설 때문에 생긴 이름입니다. 이 이름을 딴 Monkey Bay 와이너리의 와인이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꼬리를 말아 올려 줄에 매달린 원숭이 한 마리를 레이블에 담았었지요. 지금은 소비뇽 블랑과 메를로 등의 5종의 와인이 생산되고 있는데 레이블의 디자인이 원숭이와 무관한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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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박찬준 (Chan Jun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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