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호의 와인 한 잔] 20. 와인과 삶

2021.04.03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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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투스카나 끼안띠 클라시코에서 산지오베제 포도를 수확하는 모습.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와인은 신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라고 했다. 즐겁거나 힘들고 슬플 때 마시는 와인, 와인은 자신이 처한 상황과 분위기에 따라 다양하게 바뀔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음식과 분위기에 어울리는 와인만을 생각하지만 사람의 감정에 따라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 것처럼 와인도 그때마다 함께하고 싶은 와인이 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유일한 이유는 원하는 것보다 원하지 않는 것을 더 많이 생각하기 때문이다’(론다 번의 ‘비밀’ 끌어당김의 법칙).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 살아간다.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은 결국 행복한 삶을 위함이 아닐까? 행복한 삶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필자에게 행복한 삶은 내면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끄집어내어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감정은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게 해주는 멋진 선물이기 때문이다. 2주마다 급여를 받으며 살지만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사는 외국 친구가 많다. 후회하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즐기는 삶. 그들에게는 어떤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하든지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다.

다른 삶의 방식에 대한 열망을 쫓는 일. 잃어버린 나와 만나는 마지막 순간을 이야기하는 소설 ‘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이야기처럼 지금까지 자기가 살아온 삶과 다른 삶을 살아본다면 어떨까?

프랑스의 부르고뉴를 비롯한 유럽의 유명한 와인 산지는 해마다 기후변화로 인해 포도 재배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포도의 품질이 와인 양조에도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오히려 포도의 품질이 안 좋은 해의 와인이 와인 양조자의 노력으로 더 좋은 와인으로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다. 와인처럼 우리의 삶도 원하는 것을 생각하고 온 힘을 다해 집중하면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롭게 변화할 수 있다.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 포도밭의 사계절을 아름답게 보여주는 영화 ‘부르고뉴에서 찾은 인생’은 10년 만에 만난 세 남매가 자신들의 와인을 만들면서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이다. 영화에서 주인공 장은 와인처럼 빛나는 삶을 살 것인지, 아버지가 자신에게 부여한 삶을 이어갈 것인지, 아내와의 갈등 속에서 ‘사랑도 와인처럼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를 깨닫게 된다.


와인을 마시는 것은 그 와인을 만든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며 그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다. 많은 어려움을 겪고 수확의 기쁨으로 분주한 전 세계의 와이너리는 매년 새로운 와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시작한다. 질풍노도의 시기, 비바람이 불어 천지가 무너져버릴 것 같고 태풍이 할퀴고 간 상처에도 다시 꽃이 피고 열매가 맺어진다. 포도를 재배하고 적절한 수확 시기를 고민하고 긴 숙성의 시간으로 만들어지는 와인처럼 우리가 추구하는 삶에도 생각을 바꿔 모든 상황과 사건을 완벽하게 바꿀 신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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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가톨릭대 와인전문가과정 책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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