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호의 와인 한 잔] 37. 와인 체인저

2021.04.04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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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유산이자 와인과도 관련이 깊은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니크.


‘어떤 일에서 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바꿀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이나 사건·제품’을 ‘게임 체인저’라 한다. 마케팅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게임 체인저’는 ‘연결성’이다. 디지털 기술 발달로 연결된 세상에서 소셜미디어는 지리·인구학적 장벽을 허물고 사람을 잇고 소통하게 한다. 


모바일로 연결된 소비자는 브랜드의 마케팅 광고보다는 개인적 기호나 친구·가족· 팔로워에 의존한다. 고객의 구매절차가 사회적으로 변하면서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나오는 소리에 주목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에 거짓 주장을 하고 엉터리 제품을 만드는 기업은 살아남지 못한다.


이제 기업이 소비자에게 의견을 묻는 것은 의미가 없다. 소비자의 생각과 행동은 다르게 표현되기에 소비자의 생각보다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 행동을 예측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뒤바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 세계 국가와 기업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대. 아직 우리는 인터넷 와인 판매를 규제하고 있다. 미성년자에게 주류가 판매될 수도 있다는 이유, 다시 말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구분 없이 하나의 유통경로로 통합되는 연결성 시대의 거짓말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세계적인 기초과학 연구소 ‘와이즈만’의 다니엘 자이프만은 “변화에 가장 잘 준비된 사람은 호기심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21세기는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도구와 플랫폼이 지천에 널려있다. 지식과 정보는 특별한 자원이 아니며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열정이 필요하다. 새로운 기회의 실마리는 불편함 속에 있는 경우도 있다. 세계적인 기업 우버는 택시가 잘 안 잡혀 짜증이 나 창업했다고 한다. 불편함이라는 부정적 감정과 호기심이 접목되어 엄청난 기회가 생긴 것이다.

중세 시대를 지배한 군주와 교회의 족쇄로부터 인간의 존엄과 평등, 자유권을 강조한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 18세기 계몽시대 철학자들에게 활기와 상상력을 부여한 것은 와인이었다. 와인을 마시며 정치 문화 예술 철학을 이야기하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했을 것이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을 가능하다고 믿고 시작해 이루어진 역사적 사건을 ‘게임 체인저’라 한다면 와인의 발전과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을 ‘와인 체인저’라 부르면 어떨까?

새로운 소셜 미디어, 디지털 미디어, 데이터베이스 마케팅 분야를 아우르는 디지털 혁명의 시대. 소비자는 기업과 제품에 대한 정보를 무한대로 찾을 수 있는 능동적 주체로 바뀌고 있다. 이제 와인 시장도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구입하고 옹호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호기심과 불편함이 만든 기회, 인터넷 와인 판매가 가능한 시대, ‘와인 체인저’ 시대가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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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가톨릭대 와인전문가 과정 책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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