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Wine Writers Club’ (3)

2021.05.01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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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Wine Writers Club’ (3)




THE SCENT
지난 8월 31일에 ‘Korea Wine Writers Club’이 만들어졌습니다. 창립 멤버로 참여하셨는데 이 클럽이 만들어진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십니까?

김민성
와인을 온전히 글로 쓴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와인의 맛과 향을 글로 정확히 표현하는 건 차라리 쉽습니다. 약속된 표현과 용어들이 있으니까요.

가장 어려운 건 와인이 선사하는 ‘공기’와 ‘소통’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와인을 두고 소통하는 사람들과 그 희로애락. 와인 한 잔 속에 담긴 수많은 사연과 역사. 심지어 한 병의 와인이 도대체 어떻게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 어떻게 온전히 써낼 수 있을까요? 누군가에게는 기적 같은 일일 텐데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orea Wine Writers Club’이 앞으로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존재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와인과 사람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그런 이야기로 와인을 좋아하는 분들과 소통하는 작은 발걸음 하나를 뗀 느낌입니다.

박찬준
언젠가 유럽과 홍콩의 와인미디어로부터 와인과 관련된 글을 제공해달라는 제안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능력부족으로 아직 실현하지 못했지요. ‘Korea Wine Writers Club’이라는 단체가 만들어지고 그 구성원으로 활동하게 되면 그만큼 책임감이 생겨서 스스로를 변화∙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제 개인적인 관점에서의 의미입니다.

사실 와인업계 내의 각 세분화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소믈리에들의 경우 각종 경기대회가 열립니다. 이러한 대회에서의 입상을 통해서 다양한 혜택을 받기도 하고, ‘스타덤’에 오를 수 있는 기회도 많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와인 저널리스트의 경우 그 역할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와인미디어의 환경 때문에 대우를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그 역할의 중요성을 적정하게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와인 저널리스트들의 입지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 오랜 노력이 필요한 과정의 - 출발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국내에도 여러 개의 전문 와인미디어가 있고, 또한 일반 미디어에서도 와인과 관련된 글을 쓰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해외에서 활동하며 와인과 관련된 글을 통해 와인전문가 및 와인애호가들과 대화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와인 저널리즘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해서 서로 교류할 수 있는 하나의 ‘터’를 마련한다는 의미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THE SCENT
앞으로 Korea Wine Writers Club의 어떠한 활동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김민성
미리 고백 드리건대, 저는 와인 전문가가 아닙니다. 와인 경험도 전문가 분들 수준으로 다채롭지 못합니다. 다만 일상에서 좋은 와인들을 발견하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을 좋아합니다. 

와인 글을 쓰고 공유하는 일도 있겠지만 이를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커뮤니티로 발전해야 한다고 봅니다. 세상에는 별처럼 많은 와인이 있다고 합니다. 와인 생산, 유통, 판매, 교육 등 많은 분야에 소위 업계 전문가도 국내에 많습니다. 업계를 넘고, 영역을 넘어 외부 대중 소비자와 독자들을 ‘Korea Wine Writers Club’으로 초대해 함께 고민하고 글을 쓰는 장을 마련해보고 싶습니다.

박찬준
지난 8월 31일 ‘Korea Wine Writers Club’이 처음으로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아직 세부사항들에 대해서 협의를 한 상태가 아닙니다. 일단 창립멤버를 중심으로 앞으로의 구체적인 활동방향을 설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주어진 각자의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면서, 와인 저널리즘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 서로 교류∙협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와인 저널리즘’이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단체가 만들어지면 그 단체를 운영하기 위해서 회장, 부회장, 지회장, 총무 등의 직함을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Korea Wine Writers Club’의 경우 그렇게 운영되지 않고 모든 구성원들이 동등한 자격으로 이 클럽을 대표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앞으로 규모가 커져서 어쩔 수 없는 경우에도 차별화된 시스템이 도입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2~3년 내에 ‘Korea Wine Writers Award’라는 것을 만들어 와인 저널리즘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성장하면 좋겠습니다. 국제적인 활동과 마케팅적인 요소를 고려하고 이러한 관점에서 멤버들이 보충된다면 지금은 생각하지도 못하고 있는 재미있는 일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짐작해 봅니다.




THE SCENT
Korea Wine Writers Club이 Greater China Wine Critics Association과 서로 교류하기로 합의했다고 들었습니다. 조만간 일본에서도 유사한 모임이 만들어질 것이라면서요? 아시아 주요 3개국의 교류가 어떤 식으로 가능할 것 같습니까?

김민성
일본과 홍콩을 포함한 중화권은 한국보다 와인 소비 역사가 길고, 그 규모도 큽니다. 특히 두 나라 모두 와인 소비국가가 아닌 와인 생산국으로서의 역사도 깊어가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이 배워야 할 점이 많은 국가들입니다. 중국과 일본 독자는 신흥시장인 한국 와인 마켓에 관심이 많을 겁니다.

무엇보다 국가간 언어 번역을 통해 3개국 글을 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 급선무입니다. 필진마다 글을 쓰는 방식이나 선호하는 와인 분야는 제 각각일 겁니다. 우선 번역 서비스를 통해 각국의 와인시장 상황을 교류할 수 있는 정기적 미디어로 자리잡아야 합니다. 이어 하나의 주제를 3국 필진이 함께 공동 집필해보는 실험도 해봐야 합니다. 국가별 와인 유통 현황이나 트렌드, 판매가격 정보 등 실생활에 요긴한 정보들을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것도 교류 초기에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찬준
우선은 아시아 3국의 와인 저널리스트들이 만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한데 일본의 경우 11월에 우리와 유사한 단체가 만들어질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창구를 통해 공통적으로 갖는 관심영역을 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홍콩, 마카오, 대만을 포함한 중국, 일본에서는 한국에서의 와인생산, 한국의 와인시장에 대한 관심이 가장 큽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테마에 대한 접근을 우선적으로 하고 이후 공통의 관심영역을 협의를 통해서 도출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물론 테마의 선정도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닐 것이고, 공간적인 거리 때문에 자주 교류하기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유럽의 와인저널리스트들과 교류하는 것보다 아직 와인문화의 역사가 짧고, 유사한 음식문화를 가지고 있고, 정서적으로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아시아 와인전문가들 사이의 교류가 용이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와인생산자들의 관심을 끄는 파워를 가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 드린 바와 같이 ‘Korea Wine Writers Club’ 멤버들이 각각 대표의 성격을 갖고 있고 또한 각자의 관심 영역이 있으니 상대국의 창구를 통해서 개인적인 활동을 하는 것도 환영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THE SCENT
주로 어떤 내용의 글을 쓰시는 것을 좋아하시는지요?

김민성
저는 한국경제에서 <김민성의 우리의 와인> 칼럼을 썼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만나는 와인 그리고 와인을 함께 나누는 사람, 그들의 인생이야기를 다룹니다. 와인과 사람이 만날 때 비로소 피어나는 인생의 소소한 향기들을 계속 쫓아가보려고 합니다.

'우리의 와인'이라는 이름처럼 여러분 앞에 놓인 와인 한 병 한 병 곁에는 '우리'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싸구려 와인도 소중한 사람들과 나눈다면 그 맛과 추억은 유명 와인 못지않게 훌륭하고 오래 갑니다. 반면 외로이 홀로 마신다면 수백만 원짜리 와인일지라도 그 화려한 향기와 추억은 이내 앙상해지기 쉽습니다.

와인에 관심 없는 분들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글로 채우고 싶습니다. 굳이 와인이 아니더라도 세상 모든 사물들의 존재 근간에는 우리네 살아가는 삶의 이치들이 녹아있을 거라 믿기 때문입니다. 

박찬준
와인과 관련된 국제행사, 와인과 예술의 접목, 유럽의 와인법 등에 대해서 글을 쓰는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최근에는 인문학과 와인의 접목에 관심이 많습니다.




THE SCENT
와인 저널리스트로 가장 해보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김민성
순대와 떡볶이, 곱창볶음에 해물라면을 파는 우리네 허름한 포장마차에서도 저렴하고 좋은 와인이 팔리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우리 곁에 가장 가까운 곳까지 와인이 대중화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박찬준
첫째, 와인마케팅에 있어서 하나의 Movement가 될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하는 역할을 해보고 싶습니다.
둘째, 글을 아주 드라이하게 쓰는 편인데 독자들의 가슴에 와 닿을 수 있는 매력적인 글을 써보고 싶습니다. 대학에서의 전공 때문인지 쉽지 않네요.
셋째, 와인과 관련된 Horizon을 넓힐 수 있는 정보를 많이 제공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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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_ 한경닷컴 뉴스국 뉴스랩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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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준_  웹진<더 센트> Executive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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