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주택

2021.05.01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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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주택

우연히 이곳의 이름을 듣고 ‘야 이거 참 묘한 이름이다’ 한지 한 달 정도 지났으려나,
이름도 이름이지만 이름 못지않게 신비로운 정취를 풍기고 있는 모습에
언젠가 한 번은 꼭 들러보리라 다짐했던 공간이 있다.
알고 보니 ‘홀로 한 잔의 술을 마시네’라는 멋진 의미를 품고 있었던 이곳, 독일주택에 다녀왔다.






혼자 마시는 술의 맛을 알아야 진짜 어른이 된 거라고, 어느 여름밤 집 근처 작은 꼬치집에 앉아 생맥주를 마시면서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러니까 혼자만의 시간이 어색하지 않은, 오히려 그 고독을 즐겁게 지낼 수 있는 때야말로 어른의 시간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 에디터가 소개할 공간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에 부족함이 없는, 오히려 이따금씩 일부러 홀로 찾을 만큼 즐거운 고독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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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의 혈기가 부담스러울 것만 같은 대학로의 메인 로드, 이런 곳에 고즈넉한 공간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품은 채 좁은 골목길을 향해 구불구불 들어갔다.
시끌벅적한 메인 로드 바로 뒤 골목이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이곳에, 아니 이렇게 좁은 골목길을 사이로 가게가 쉴 틈 없이 들어차 있다는 것에 한번 더 놀라면서 드디어 자그마한 간판을 발견했다. 독일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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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로 발을 디디는 순간 전혀 새로운 시공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을 경험할 수 있다. 
익숙한 나무의 색, 마당 있는 집의 제멋대로 자란 잎사귀들, 그러나 어디 한 군데 사람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는 반질반질한 가정집의 그것. 
낯설지만 그리 생경할 것도 없는 옛 주택의 모양새이지만 의외로 내부는 모던한 응접실의 모습을 취하고 있었다. ‘모-단modern’이라는 텍스트가 머릿속을 스친다. 
바닥에 깔린 타일의 무늬를 훑던 시선이 홀로 놓인 테이블에 부딪혀 멈췄을 때 테이블 기둥의 섬세한 디테일에 또 한번 감탄하고 말았다. 
조금 더 안쪽에 놓인 바도 그 나름의 분위기가 또 달라 이곳은 혼자 오든 둘이 오든 여럿이 오든 앉는 다른 공간을 누리는 재미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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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가운데 위치한 ‘응접실’에는 3-4인석의 테이블이 6개, 구분된 공간의 5-6인석 테이블 2개가 놓여있으며 마당을 가로질러 ‘사랑방’쯤 될 법한 공간은 미닫이 문이 따로 있어 조용히 대화를 나누기에 아주 좋다.
작은 듯 옹기종기 모여있는 공간들이지만 응접실을 제외하면 총 세 곳의 독립된 공간이 충실히 제 몫을 하고 있다. 
응접실의 테이블에 홀로 앉아 마당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의 맛은 후텁지근한 여름의 열기 따위 깨끗이 잊게 했다. 
에어컨 바람이 더위를 느낄 새 없이 시원하게 돌아가고 있기도 했지만 문턱에 걸린 마당의 정경과 나란히 보이는 서까래의 운치가 그만이다. 
이곳의 한 수는 그러니까 이 정경이다. 어느 곳에서도 따라 한다고 해서 흉내 내어질 것이 아닌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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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핸드 드립으로 에티오피아와 브라질 원두 두 가지만을 취급한다.  

이곳은 커피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료를 고르는 재미가 있다는 점이 또 다른 특색. 레드/화이트/스파클링 와인의 종류가 꽤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으며 보틀맥주, 칵테일, 위스키 등 특히 주종이 다양하다. 
늘 마시던 것들 말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데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메뉴 구성이랄까, 이들과 간단하게 어울려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류와 와인플레이트가 안주거리로는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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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를 마시는지 술을 마시는지, 사랑하는 이의 웃음에 취하는지 모를 오묘한 이곳이 갈수록 살갑게 느껴진다. 에디터는 특히 낮에 마시는 시원한 맥주를 추천한다.
어스름한 여름밤 달콤한 포트와인을 즐기러 다시 한번 찾고 싶은 그곳. 혼자 어떤 음료를 마셔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오히려 이상하리만치 생각이 또렷해질 것만 같은 여기, 독일주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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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주택 

02.742.1933
종로구 대명1길 16-4
12pm-2am
대중교통을 이용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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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HYUNIM KIM

DESIGNER SUNYOUNG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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