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선의 워터칼럼] 06. 워터 테이스팅의 이해(2)
워터 테이스팅의 이해(2)
지난 회에서는 워터 테이스팅의 목적, 와인 테이스팅과의 비교, 그리고 워터 테이스팅의 기준으로서 탄산 함유량과 미네랄 함유량에 대한 설명을 했다. 이제 그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하자.
탄산함유량과 미네랄 함유량에 이어 셋째, 수소이온 농도(pH)를 이해하고 평가한다.
물속에 녹아 있는 수소이온 농도의 수치는 0에서 14까지 있다. 중간 수치인 7을 기준으로 0으로 가까워지면 산성화의 정도가 강해지는 것이다. 14로 가까워지면 알칼리성으로 강해지는 것이다. 수치 1의 차이는 10배 정도의 알칼리성인지, 산성인지를 나타낸다.
산성일수록 신맛이 강하며 알칼리성에 가까우면 쓴맛이 나타난다. 물이 중성에 가까우면 신맛도 쓴맛도 감지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달게 느껴진다. 순수한 물은 섭씨 25도에서 pH 7의 수치를 나타내는 중성이다. 미네랄이 없는 순수한 물은 공기와 접촉하면서 급격하게 산성화가 진행되고 적정 미네랄이 함유된 물은 중성 내지 약알칼리성을 보이게 된다.
탄산수가 산성을 띄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정제된 순수한 물이 중성인데 탄산가스는 산성이다. 중성과 산성이 결합되어 산성화가 되는 것이다. 미네랄이 없는 순수한 물에 탄산가스 함량이 많아질수록 산성화는 강화된다.
좋은 물의 조건은 미네랄이 균형감 있게 들어 있는 약알칼리성이다. 단맛 징후에서 약간의 쓴맛을 느끼는 정도의 물이 좋다.
와인의 경우는 당분함량에 따라 드라이한 맛(Dry), 조금 단맛(Medium Dry), 단맛(Sweet)으로 분류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넷째, 물의 경도를 이해하고 평가한다.
물의 세기 즉 물의 느낌으로 칼슘과 마그네슘의 함량을 나타내는 것이 경도이다. 물의 경도가 약한 것을 연수, 중간 정도를 중수, 강한 것을 경수로 구분한다.
세계적으로 장수한 지역의 물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공통적으로 약 알칼리성으로 중경수를 나타내고 있었다.
좋은 물맛의 조건은 인간에게 유해한 물질이 제거된 깨끗한 물로 미네랄이 적당히 용존되어 균형감을 이루어야 한다. 칼슘과 마그네슘이 적당량 포함되어 물의 경도가 중수이어야 하고 약 알칼리성인 물이어야 한다. 분자군집구조가 적어 장내에 흡수가 잘되는 물이 좋은 조건이다. 분자군집구조가 적다는 의미는 커피나 분유를 찬물로 이용할 때 희석되는 정도가 속도가 빠르면 물의 분자 구조는 적다라고 할 수 있다.
세계워터품평회의 시음순서는 수돗물부터 병에 담긴 물(생수)로 하며 스틸 워터부터 탄산수의 순서로 진행한다. 즉, 가벼운 물부터 무거운 물 순서로 시음하게 된다. 가벼운 화이트 와인부터 레드 와인 순으로, 저장기간이 짧은 와인에서 긴 와인(영와인 에이지드 와인, 그레이트 와인)순서로 하는 와인의 경우와 유사하다.
미국수도협회는 시각적인 평가(투명도, 거품정도), 후각적인 평가(무취), 미각적인 평가(청량감, 신맛, 구조감, 풍미, 무게감, 경도, 균형감, 지속감)순으로 진행한다. 크게 3개 항목에서 총11개 세부항목으로 평가한다.
우리나라의 수돗물을 공급하는 K-Water에서는 정수과정이 끝난 후에 패널 테스트를 통해 입안느낌, 뒷맛을 평가한다. 구체적으로 보면 신맛, 단맛, 짠맛, 쓴맛, 뒷맛의 항목을 평가하고, 냄새∙악취(흙∙곰팡이, 염소, 풀∙건초∙짚∙목재, 늪지∙부패∙습지∙하수∙황, 야채∙꽃, 물고기∙비린내, 약∙페놀∙알코올, 황화물∙탄화수소)를 평가한다.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의 워터소믈리에 자격검정시험의 실기 테이스팅 항목에는 투명도, 거품정도, 무취, 청량감, 신맛, 풍미(짠맛), 구조감, 무게감, 경도, 균형감, 지속성, 탄산함유량, pH(신맛, 쓴맛, 단맛), 무기질함유량(TDS), 음식과 조화 등 17개 항목이다.
지난 4월 국제소믈리에협회의 주관으로 아르헨티나에서 실시된 세계 베스트 소믈리에 경기대회의 평가에는 와인뿐만 아니라 증류수, 커피, 홍차, 사케, 미네랄워터, 맥주 등 음료의 전반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되었다. 와인도 구세계, 신세계 지역에서 벗어나 제3세계 와인들에 대한 지식을 평가하는 강도가 늘어났다. 이는 구세계, 신세계 지역의 와인은 기본이고 음료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것으로 이런 흐름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워터 테이스팅을 하려면 우선적으로 물의 성분인 미네랄 함량, 탄산가스의 함량, 물의 경도, pH지수, 탁도 등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테이스팅 하는 사람의 건강상태 컨디션이 좋아야 하고 적정 온도, 적정 환경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워터에 대한 테이스팅 능력을 높이려면 물에 대한 열정과 음료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해박하게 갖추고, 물에 대한 지질학적 특성, 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물의 성분, 음식과의 조화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이 필요하다. 또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블라인드 테이스팅 노력이 요구된다.
WRITTEN BY 이상선 (Sang Seon Lee)
등록된 코멘트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