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만수의 독일와인] 02. 슈페트레제(Spätlese)는 달다?

2021.04.19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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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페트레제(Spätlese)는 달다?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가끔 슈페트레제를 달라는 경우가 있다. 일반적으로 스위트한 와인을 달라는 말로 이해를 하고 해당되는 와인을 따르면 되지만, 매 순간 멈칫거릴 수 밖에 없는 것은 슈페트레제라는 말은 실제로 와인의 맛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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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페트레제(Spätlese)의 원 뜻은 늦수확으로 처음에는 수확시기와 관련된 말이었다. 예전에는 수확을 시작하는 날짜를 생산자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별 위원회에 의해서 정했는데, 그렇게 정해진 수확시작을 기준으로 해서 어느 정도 날짜가 지난 후에 수확을 해야만 슈페트레제로 인정을 받았다. 수확이 시작된 후 얼마나 후에 수확을 해야만 슈페트레제가 되는 것인가에 대해서도 매년 그 규정이 달라서 좋은 해에는 며칠 후가 될 수도 있었고 때로는 몇 주 후가 될 수도 있었다.

수확이 공식적으로 정해지고 시작되는 것은 90년대 중후 반까지도 있었지만, 1971년에 대폭 개정된 와인법 이후 슈페트레제의 기준은 더 이상 수확시기가 아니고, 수확했을 때 포도의 당도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독일에서는 왹슬레(Oechsle) 단위로 계산을 하는데 지역과 품종 별로 차이가 있지만 기준점은 최소 85 왹슬레서부터 시작한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수확 시 포도, 내지는 포도즙에 있는 당분은 발효를 통해서 알코올로 변하고, 이때 발효를 끝까지 시키게 되면 드라이한 와인이 되고 발효가 자연적으로 또는 인위적으로 멈추게 되면 잔당이 남게 되어서 미디엄 드라이 또는 스위트한 와인이 되는 것이다. 즉 슈페트레제 등급의 포도로 드라이한 와인부터 스위트한 와인까지 어떤 와인을 만드느냐는 생산자의 결정에 달려 있다. 

1971년 와인법 규정은 슈페트레제의 생산량이 예전에 비해 많이 늘어가는 결과를 가져왔다. 발효를 중단시킨다든지 하여 잔당을 남길 수 있는 기술이 있었고, 포도의 당도가 잘 올라가는 개량품종의 득세 역시 큰 역할을 했다. 독일을 대표하는 만생종인 리슬링이 조생종인 개량품종에 제 1품종의 자리를 내 주었던 것도 이 시기 이후에 일어난 일이다. 더불어 이전에도 스위트한 와인이 독일와인을 대변하고 있었는데 슈페트레제는 홍수로 인해 지금까지도 독일와인은 대부분 달다라고 생각하는 편견들이 형성되게 되었고, 그 편견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머리 속에 남아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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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슈페트레제는 양질의 포도로 만들어진 와인을 뜻하고 그런 와인은 대부분 높은 품질을 보여주지만, 맛에 있어서는 결코 단 와인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이것은 다른 모든 등급의 와인에도 적용되는 말인데, 다만 아이스와인이나 트로큰베렌아우스레제, 베렌아우스레제 등은 너무 당도가 높아서 이스트가 발효를 끝까지 할 수 없는 경우들이 많아서 거의 대부분 스위트한 와인으로 남아 있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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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황만수 (ManSoo Hwang)
(독일 국가공인 와인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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