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e is sexy!(3) – 와인과 여자의 가슴
Wine is sexy!(3) – 와인과 여자의 가슴
독일의 저널리스트인 미하엘 클로노프스키(Michael Klonovsky)와 울리 마틴(Uli Martin)은 독일에서 와인서적의 시장 점유율을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출판사 할박(Hallwag)을 통해 2001년에 <어떤 여자에게 어떤 와인을?(Welcher Wein zu welcher Frau?)>이라는 제목의 책을 발표했다. 이 책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마시는 즐거움과 에로틱, 욕망과 허기를 채우는 것은 지구의 첫날부터, 아기가 엄마의 젖을 먹는 순간부터 짝을 이룬다. 엄마의 젖을 더 이상 먹지 못하게 되면 평생 경미하게 지속되는 좌절감을 맛보게 된다. 이 좌절감은 행복한 상황을 다시 갖고 싶은 갈망과 연결되어 있다. 신은 어린 아기시절의 쾌적함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여자(엄마는 제외)와 포도나무를 창조했다. 경험에 근거한 연구에 따르면 이 두 가지 요소의 조화만이 우리를 때때로 천국으로 보내준다는 추측을 할 수 있다. 당연히 우리는 아직도 와인을 가슴에서 직접 마시려 할 것이다.”
이 글을 접한 순간 그냥 독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저속한 내용이라고 치부했다. 어떤 경험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하지 않은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이런 글을 뒷받침할 수 있는 예술작품이 있다는 사실이다. 샤토 무통 로칠드와 더불어 예술가가 그린 라벨로 가장 유명한 것은 토스카나에 있는 파토리아 니타르디(Fattoria Nittardi)라는 와이너리다. 이 와이너리에서 생산되는 카사누오바 디 니타르디(Casanuova di Nattardi) 시리즈의 와인은 1981년부터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티스트의 작품을 라벨에 담고 있는데, 샤토 무통 로칠드와 다른 점은 라벨뿐만 아니라 와인 병을 포장하는 종이에도 예술작품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1990년 빈티지의 라벨과 포장지는 독일의 그래픽 예술가인 호르스트 얀센(Horst Janssen)이 그렸다. 이 포장지는 여자의 가슴에서 흘러 나오는 레드 와인을 잔에 받아 마시며 행복해하는 한 남성, 어쩌면 예술가 자신의 모습을 담고 있다. 위에서 소개한 책의 내용과 다를 바가 없다.
<이미지 출처: https://www.stefania-canali.de/art-nittardi-deu/etichette-deu/#image-19>
<이미지 출처: https://www.stefania-canali.de/art-nittardi-deu/etichette-deu/#image-20>
나는 얀센의 작품을 접하고 난 후 정말 이런 상상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보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최근에 이러한 상상이 이태리에서 유래할지도 모른다는 짐작을 한 계기가 있었다. 지난 5월 말, 6월 초에 프라스카티(Frascati)라는 로마 근교의 작은 도시에서 열린 와인행사에 참가했었는데 이 도시는 푸풋자 프라스카타나(Pupazza Frascatana)라는 과자로 유명하다. 이 과자는 가슴이 세 개 달린 여자의 모습을 갖고 있다. 양쪽의 가슴에서는 모유가 나오고, 가운데의 가슴에서는 와인이 나온다는 것이다. 전설에 따르면 한 유모가 포도수확 때문에 바쁜 여자들의 아기들을 가장 잘 보살폈는데 그 비결은 프라스카티에서 생산된 와인을 가운데 가슴을 통해서 아기들에게 마시게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모든 길은 로마로 향한다더니 여자의 가슴을 통해서 와인을 마시는 에로틱한 판타지도 로마 근교의 프라스카티에서 유래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프라스카티에서 가지고 온 과자를 먹는 기분이 표해진다.
WRITTEN BY 박찬준 (Chan Jun Park)
Wine Writer / Consultant
University Lecturer (Kyung Hee University, Catholic University of Pusan, Sejong Cyber University)
Asia Director of Asia Wine Trophy
등록된 코멘트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