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와인, 나만의 음식궁합 찾아 의미 느끼며 마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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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이 와인에 관해 가장 알고 싶은 정보는 역시 음식과의 궁합 즉 ‘마리아주’(궁합) 아닐까. 타닌이 많은 와인은 질감이 풍부한 음식이나 육류와, 산도가 높은 와인은 기름진 음식과 어울린다. 달달한 와인은 달거나 매운 음식과 잘 맞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와인은 가벼운 음식에 좋지만, 매운 음식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탄산이 있는 와인은 다양한 음식과 무난하게 마실 수 있다. 화이트 와인은 채소와 생선요리, 레드 와인은 육류와 함께하면 좋긴 하다. 그러나 참치처럼 살집이 두툼한 생선에는 또 가볍고 활기찬 레드와인이 잘 어울리고, 닭고기는 육류라도 담백해서 화이트 와인과 더 궁합이 좋으니 이런 원칙이 다 들어맞지도 않는다. 저자는 역시 이것저것 먹고 마셔보면서 자신의 스타일을 찾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와인에는 ‘숙취’가 따라붙는다. ‘혼술에 소주는 스스로 너무 짠해서’ 와인을 마셨다가 다음 날 머리가 쪼개지는 듯한 느낌과 함께 기상한 경험이 있는가. 포도 껍질에는 타닌과 화학물질인 히스타민이 들어있는데 이 두 성분이 어우러져 두통을 유발한다. 혈액 내 당도를 낮추기 위해 필요한 수분을 공급하지 않아 두통이 오기도 한다. 와인 안주로 과일을 먹으면 필요한 수분과 간 해독에 필요한 당분이 함께 공급돼 좋다고 한다. 물론 더 중요한 건 과음하지 않는 것이다.
저자는 고단한 하루 끝 와인 한모금이 가져다 줄 행복과 여유를 놓치지 말라며 ‘와인 행복론’을 전한다. 품종 기후 토양 생산자 등 제대로 알고 마시려면 한도 끝도 없지만 와인의 매력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특별한 맛’이 아니라 ‘특별한 느낌’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혀 끝을 스치는 느낌도 좋지만, 감성을 스치는 와인이 더 좋다’.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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