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인문학(1)

2021.05.13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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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인문학(1)

 

벌써 몇 년째 인문학의 열풍이 불고 있다서점에 가보면 인문학이라는 이름이 붙은 책들을 수도 없이 만날 수 있다인문학에 대한 강의도 많다그러고 보면 우리는 인문학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러나 취업의 현실에서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들은 인기가 별로 없다어찌 보면 인문학이 누구나 가질 수 있는기업의 당면한 과제와 미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에는 모호한’ 부가적 소양 정도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그래도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인문학의 열풍이 불게 된 것에는 스티브 잡스(Steve Jobs)의 영향이 절대적으로 작용했다. 2011 3월 그가 아이패드 2를 론칭할 때 애플의 DNA는 기술력만으로 충분치 않다교양과 인문학이 결합한 기술이야말로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결과를 만든다(It is in Apple’s DNA that technology alone is not enough - it’s technology married with liberal arts, married with the humanities, that yields us the results that make our heart sing.).”라고 말한 것이 많이 인용된다다른 사람도 아닌 스티브 잡스가 기술력과 인문학의 결합을 말했으니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얼마나 활용하기 좋은 명언인가그러나 이 문장을 인용하는 사람은 많지만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경우는 드물다구체적인 예를 하나 들자면스티브 잡스는 애플 제품의 디자인에 있어서 러시아 태생의 미국 화가인 마크 로스코(Mark Rothko)의 미술 철학에서 큰 영감을 받기도 했다로스코는 복잡한 사고의 단순한 표현(Simple expression of the complex thought)’이라는 철학을 갖고 그림을 그린 색면 추상이라는 추상표현주의의 선구자였다한 때 애플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조나선 아이브(Jonathan Ive)는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뒤 애플의 디자인은 디터 람스(Dieter Rahms)의 디자인을 참고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디터 람스는 독일 브라운사의 산업디자이너로 세계적인 명성을 누렸었다그가 제시한 Good Design이 가져야 하는 10개의 원칙은 너무나도 유명하며그 중 하나가 ‘Less, but better’라는 미니멀리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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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인문학 열풍에 스티브 잡스보다 선구적인 역할을 하고 지금도 그 열풍을 이끌어가고 있는 사람은 광고인 박웅현이라고 생각한다현재 TBWA Korea라는 광고회사에서 CCO(Chief Creative Officer)로서 회사를 이끌고 있는 그는 고려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제일기획에서 카피 라이터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사람을 향합니다’, ‘생각이 에너지다’, ‘진심이 짓는다’, ‘혁신을 혁신하다’,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지식’, ‘잘 자내 꿈 꿔!’, ‘생각이 에너지다’ 등 그가 만들어낸 인기 있는 카피는 수도 없이 많다박웅현은 이미 2009년에 『인문학으로 광고하다』라는 베스트 셀러 책을 출판했다이후 『책은 도끼다』(2011), 『여덟 단어』(2013), 『다시책은 도끼다』(2016)로 그가 쓴 책은 예외 없이 베스트 셀러가 되었으며이 책들은 그가 한 인문학 강독회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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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신문 인터뷰에서 “좋은 광고인이 되기 위한 조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그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인문학적 소양입니다광고라는 도구를 통해 소통하는 방법을 찾을 때 창의력이 필요한 거고 그 창의력을 위해서는 인문학적인 소양이 중요합니다그런데 재미있는 것은출판사 열린책들 홍지웅 대표도 같은 말을 했더라고요좋은 출판인이 되는 조건도 인문학적인 소양이라는 겁니다.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 2008년부터 2016 10월까지 8년 동안 문학가부터 세계적 석학까지 ‘100인의 지식인을 만났다고 한다그 중의 한 명이 바로 광고인 박웅현이다여기에서 그는 자신의 서재가 생각의 창고라고 말한다또한 인문이란 삶을 대하는 촉수이고인문적인 훈련을 그러한 촉수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평범하기 짝이 없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속에서 가슴의 울림판의 울림을 가져올 수 있는 사람이런 사람들이 인문적인 훈련이 되어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한다여기에서 말한 그의 인문에 대한 생각은 그리스의 문학가인 니코스 카잔차키스(Nikos Kazantzakios)의 영향을 받았다카잔차키스는 온몸이 촉수인 사람으로 살고 싶었으며 이러한 삶의 태도가 매 순간을 온전하게 살게 하고 바로 여기에 행복이 있다는 울림을 받았다고 박웅현은 이미 자신의 책 『다시책은 도끼다』에서 소개한 적이 있다박웅현은 인문적인 촉수가 있는 사람들로 카잔차키스가 『천상의 두 나라』에서 소개한, “부카라의 멜론과 볼가 강가의 수박과 한 일본 소녀의 차갑고 섬세한 손을 영원히 손에 쥐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 카잔차키스 이외에 다음과 같은 예를 들고 있다. “똑같은 와인을 마셔도 그 와인을 소믈리에처럼 더 예민하게 볼 수 있고똑같은 바람을 맞아도 이 바람이 축복인지를 알 수 있고똑같은 계절의 변화를 겪으면서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런 사람들이 인문적인 촉수가 있는 사람들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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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박찬준 (Chan Jun Park)

Wine Writer / Consultant / Lecturer

Asia Director of Asia Wine Tr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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