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인 인스럿의 특급 포도밭 그림

 

아주 유명한 와이너리의 포도밭을 방문하는 것은 와인 전문가나 애호가들의 꿈이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이 생산되는 프랑스 부르고뉴의 로마네 콩티 포도밭은 그들에게 있어서는 성지순례나 다름이 없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진으로 이 특별한 경험을 간직한다.

 

로마네 콩티 포도밭을 에워싸고 있는 벽

 

로마네 콩티 포도밭을 상징하는 십자가

미국 미네소타주에 있는 Minneapolis College of Art and Design에서 캐리어가 시작된 인스럿이 와인과 인연을 맺은 것은 오스트리아의 표현주의 화가인 오스카 코코슈카(Oskar Kokoschka)를 만나 그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인스럿은 1974년 포도수확기에 보르도의 그라브에 있는 와이너리 샤토 부스코(Château Bouscaut)에서 초대를 받아 일주일 동안 그림을 그린 것이 계기가 되었다. 샤토 부스코를 방문한 후에 뉴욕 프랑스어 연구소 얼라이언스 프랑세즈(French Institute Aliance Francaise)에서 초대받아 전시회를 가졌는데 여기에서 전시된 약 45점의 작품 모두가 판매되었다. 이어 뉴욕에 있는 와인 샵 셜리 레만(Sherry Lehmann)에서 초대받아 전시를 하게 되었다.

 

이와 같이 와인업계에서 인스럿의 작품이 알려지기 시작하고 또한 그가 와인에 대한 지식도 많고 열정도 대단하다는 것에 대한 소문이 퍼지자 그는 점차로 로마네 콩티, 샤토 마고 등을 비롯한 프랑스의 최고 와이너리들과 보졸레, 샤토네프 뒤 파프, 이탈리아의 사시카이아 생산자들로부터 초대되어 그림을 그렸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포도밭에서 포도를 수확하는 모습을 담은 <샤토 라피트 로칠드에서의 수확>, <샤토 오 브리옹에서의 수확>, <사토 라투르에서의 수확>, 와이너리의 성, 포도밭과 와인 병을 함께 그린 <샤토 라투르>, (샤토 무통 로칠드>, <샤토 라피트 로칠드>, 와이너리의 성과 포도밭을 그린 <샤토 마고>, <샤토 뒤크뤼 보카이유>, <로버트 몬다비>, <사시카이아>, 와이너리 건물을 그린 <도멘 드 라 로마네 콩티> 등이 있다. 흥겨운 분위기의 독특한 작품으로는 <샤토 오존에서의 바카날, Bacchanale at Château Ausone>과 <샤토 오존에서의 파티, Soiree at Chateau Château >가 있고, <포마르, Pommard>, <본-로마네, Vosne-Romanee>, <퓔리니-몽라셰, Puligny-Montrachet>등의 작품에서는 특정환 와이너리와 무관하게 포도밭을 그리기도 했다.

 

또한 웨인 인스럿은 ‘보즐레의 왕’이라고 불리는 조르쥬 뒤뵈프(Georges Duboeuf)의 의뢰를 받아 미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보졸레 누보의 포스터를 1987년과 2009년에 그렸고, 아티스트들이 그리는 프랑스 파리에 있는 Willi’s Wine Bar의 포스터를 1989년과 2000년에 그렸다. 2000년 11월에는 와인전문잡지 Wine Spectator가 그의 작품에 대한 기사를 실었고, 2001년에는 나파 밸리 와인경매(Napa Valley Wine Auction) 20주년 기념행사에서 그가 로버트 몬다비의 의뢰를 받아 로버트 몬다비 카베르네 소비뇽 리저브 4.5 리터의 병 20개에 그림을 그려 경매에 넘겼는데 이 병들은 전체 260,000 달러에 낙찰되었다. 로칠드(Rothschild) 디자인 어워드 등 많은 상을 수상한 인스럿은 1997년에는 보르도 지역의 와인연합회로부터 코망드리 와인 기사(Commanderie du Bontemps de Medoc et des Graves) 작위를 받았고, 2003년에는 보졸레 기사(Compagnons du Beaujolais) 작위를 받았다.

 

<Georges Duboeuf 1987 Beaujolais Nouveau Poster>

 

화려한 칼라를 사용하며 삶의 즐거움과 와인의 미학을 캔버스에 표현한 인스럿은 미술사에 있어서 하나의 획을 그었다. 왜냐하면 그만큼 와인과 관련된 작품으로 화려한 경력을 가진 화가가 없기 때문이다. 그가 그린 와인 관련 그림은 한 때 포스터로도 많이 판매되었다. 인스럿은 현재 와인 관련 그림보다는 여성의 누드화에 집중하고 있다.

 

WRITTEN BY 박찬준 (Chan Jun 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