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비싼 포도품종
와인 양조에 사용되는 포도나무나 그 묘목의 가격에 대해서 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어떠한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 가장 비쌀까 하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고 싶은 것이다. 지난 9월 18일 독일의 도시 트리어(Trier)에서는 VDP(독일우수와인생산자협회)에 속한 모젤의 와이너리들의 와인경매가 진행되었다. 이 경매에서 독일 최고의 와이너리로 자타가 공인하고 있는 에곤 뮐러-샤르츠호프(Egon Müller-Scharzhof)가 생산한 2003년 빈티지의 0.75 리터 리슬링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TBA: Trockenbeerenauslese)가 12,000 유로에 낙찰되었다. 경매 fee와 부가세를 포함하면 14,565 유로라고 한다. 같은 와이너리의 1999년 TBA가 5,300 유로에 판매되었던 기록을 갱신한 것은 물론 독일와인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이라는 신기록이 세워졌다고 독일의 다양한 미디어는 물론 영국의 와인미디어 The Drinks Business도 보도했다. 한편 같은 빈티지의 0.375 리터 리슬링 TBA는 5,500 유로(경매 fee와 세금을 포함하면 6,676 유로)에 낙찰되었다고 한다. 오너인 에곤 뮐러는 0.75 리터의 와인 22병, 0.375 리터의 와인 36병을 이 경매에서 팔았으니 그의 손에 들어간 돈이 약 500,000 유로에 달한다. 그야말로 꿈 같은 와인 비즈니스임에 틀림이 없다.
/에곤 뮐러-샤르츠호프(Egon Müller-Scharzhof)의 오너인 에곤 뮐러 (사진제공: VDP)/
그렇다면 리슬링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포도품종일까? 지난 8월 초 영국의 웹사이트인 Wine Searcher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50개의 와인 리스트를 발표하자 이를 바탕으로 여러 언론에서 이에 대한 보도를 하였다. 이 리스트가 수시로 업데이트 되는데도 당시에 관심을 끌은 것은 예상과는 달리 DRC의 Romanée-Conti Grand Cru를 제치고 Henri Jayer Richebourg Grand Cru 1985년 빈티지가 평균 15,195 USD로 가장 비싸게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언론의 보도의 예는 다음과 같다:
Wine Searcher는 수시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50개의 와인 리스트를 소개하고 있는데 최근의 리스트는 10월 1일 기준이다. 이 리스트에 포함되려면 적어도 19개의 판매상이 적어도 4개의 빈티지를(이 중에서 2개의 빈티지는 최근 10년 내의 것) 판매하고 있는 와인이어야 한다. 10월 1일 기준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이 리스트에 의하면 가장 비싼 와인은 DRC의 Romanée-Conti Grand Cru이고 다음이 Egon Müller-Scharzhof의 Riesling Trockenbeerenauslese이다. 전체 50개중 레드 와인이 32개를 차지하고 있는데 Screaming Eagle Carbernet Sauvignon과 Pomerol의 Petrus와 Le Pin을 제외하면 모두 부르고뉴의 와인이다. 화이트 와인의 경우 전체 14개를 차지하고 있는데 독일의 리슬링이 6개이고 나머지는 모두 부르고뉴의 화이트 와인이다. 그 외 샴페인이 3개, 주정강화와인이 1개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통계를 바탕으로 피노 누아가 가장 비싼 포도품종이고 다음으로 샤르도네와 리슬링이 나란히 2위권을 형성한다고 말할 수 있다.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는 모두 프랑스의 부르고뉴에서 생산된 경우이며, 리슬링은 대부분 독일의 모젤에서 생산된 경우이다(Egon Müller-Scharzhof와 Joh. Jos Prüm은 모젤의 와이너리). 다만 리슬링의 경우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Trockenbeerenauslese), 아이스바인(Eiswein), 베렌아우스레제(Beerenauslese)의 등급이어서 예외 없이 스위트한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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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박찬준 (Chan Jun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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