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난영의 이탈리아 와인] 14. 이탈리아 와인과 어울리는 이탈리안 치즈를 찾아라(제4회)
이탈리아 와인과 어울리는 이탈리안 치즈를 찾아라(제4회) – 치즈의 왕 카스텔마뇨(2)
카스텔마뇨는 그린 라벨과 블루 라벨로 나뉜다. 해발 1천 미터 이상에 있는 여름 목장에서 나온 치즈는 그린라벨이 부착되며 고도가 1천 미터 이하로 떨어지면 블루라벨 치즈로 분류된다. 그린라벨은 알페조 카스텔마뇨라 불리며 매년 다섯 달 만 맛볼 수 있는 귀한 맛이다. 한 여름에도 입김이 날 정도로 서늘한 칸티나(자연 숙성실, 5~15도, 습도 70~99%)에서 묵힌다. 숙성 중 치즈벌레가 표피에 파 놓은 구멍에 곰팡이가 침투하면 블루치즈로 모습을 바꾼다. 구멍 주변에서 시작된 푸른 선이 중앙으로 뻗어 나간다. 좀 더 놔두면 선 중간이나 말단이 함몰되며 구멍을 남긴다.
카스텔마뇨 그린라벨은 현지 가격이 1kg에 최소 40 유로선 이다. 같은 중량에 24개월 된 파미자노 레자노 치즈가 평균26유로임을 감안할 때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그나마 치즈 전문점이나 미슐랭급 레스토랑에 가야 구경할 수 있다. 저렴하게 카스텔마뇨를 체험하는 쉬운 방법으로 ‘뇨끼 알 카스텔마뇨(gnocchi al castelmagno)’를 추천한다. 덥힌 크림소스에 녹은 카스텔마뇨를 끼얹은 뇨끼 요리다. 크림소스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는 뇨끼가 입에 들어가는 순간 뭉근한 소스 맛과 뇨끼의 쫄깃함이 입에 착 감긴다. 웬만한 피에몬테 레스토랑은 다 할 정도로 인기 메뉴다.
카스텔마뇨와 바롤로 궁합의 포인트는 치즈 숙성 상태다. 이제 막 애기 티를 벗은 2개월 된 카스텔마뇨에게 바롤로를 주면 질식하고 만다. 네비올로 와인은 어떤 음식과도 궁합이 들어맞는 안전장치를 여럿 구비하고 있다. 바롤로는 네비올로 와인의 정수다. 정수와 만나려면 먼저 랑게 네비올로(Langhe Nebbiolo)와 네비올로 달바(Nebbiolo d’Alba) 안전장치를 통과하는 게 자연스럽다. 여러 전각과 문을 지나야 왕을 알현할 수 있지 않는가?
들 꽃, 끓인 우유의 고소함, 짠맛과 신맛이 어우러진 어린(4개월 미만) 카스텔마뇨는 별 사탕이 부서지 듯 녹는다. 장미, 제비, 체리, 라즈베리의 화려한 향기와 적당한 보디감이 받쳐주는 네비올로 달바나 랑게 네비올로가 부담 없다.
<오를란도 아브리고의 네비올로 달바(좌), 소띠마노의 랑게 네비올로(우)>
그린라벨 카스텔마뇨는 매콤한 향과 볏 짚, 버섯, 동물 취가 자극적이며 아미노산이 내는 감칠맛과 구수한 맛이 어우러져 있다. 5~6년 숙성한 바롤로를 추천한다. 2015나 2016 빈티지가 발산하는 말린 꽃, 감초, 민트, 체리의 복합적 향기와 강직하며 긴장감 있는 타닌과 맞대응 시킨다.
<파올로 콘테르노의 바롤로 지네스트라(좌), 차봇 베르톤의 바롤로 로제리(우)>
WRITTEN BY Nanyoung Baek
Sommelier of 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Wine Writer, Blogger, Judging Panel at Wine Competitions
President of BARBAROLSCUOLA(specialized in Italian Wine & Gastronomic Tour)
Member of Cheese Tasters Panel for EUROFINS Cheese Laboratory
백난영
이탈리아 소믈리에 협회(AssociazioneItaliana Sommelier) 과정 1,2,3 레벨 이수 후 소믈리에 자격증 취득
이탈리아 와이너리 투어 전문기관 바르바롤스쿠올라(BARBAROLSCUOLA)운영
각종 온라인 매체 와인칼럼니스트,
ONAF(Organizzazione Nazionale Assaggiatori Formaggio)가 주관하는 치즈 테이스터 과정 1레벨 이수 후 EUFOFINS 치즈 평가기관 치즈 평가원 멤버
블로거 (주소: http://blog.daum.net/baeknanyoung/?t_nil_login=my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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