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경자의 내추럴 와인생산자들의 도약

2021.04.30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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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추럴 와인생산자들의 도약

 

얼마 전 연구실에서 캠벨 어얼리(Campbell Early) 국내산 포도로 와인을 만들었다야심 차게 내추럴 와인에 도전했다일체의 첨가물을 넣지 않았다당도는 낮았고 발효는 더디게 이루어졌다며칠이 지난 후발효조 주위에 흰색의 물질이 발견되었다잡균의 번식이었다일반적으로 포도를 파쇄하고 소량의 메타중아황산칼륨을 넣어 산화 방지하고 잡균의 번식을 막는다내추럴 와인은 무첨가로 이 과정을 생략했더니 일이 났다전량 폐기 처분하였다결국 일반 와인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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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트(Must)의 Brix가 15로 측정되었다일반 양조용 포도즙의 Brix 24~25와 비교하여 부족하다타깃 알코올을 위해서는 당이 부족하다. 1%의 알코올을 올리기 위해 약 18g/ℓ의 당이 필요하니꽤 많은 양의 설탕을 첨가하였다문득, ‘타깃 알코올이 왜 필요할까알코올이 낮은 와인은 Why not? 나는 이미 생각이 관습화되어 버렸다.

 

우리가 마시는 와인들은 이것보다 많은 과정을 거친다첨가물도 많다소비자가 원하는 맛어쩌면 전문가가 원하는 맛을 수없이 연구했을 것이다반면에내추럴 와인은 자연주의 와인이다보당 및 주석산 첨가 등 과즙개량이 금지니발효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요산도가 부족하다사실적당한 당, pH를 지닌 포도즙을 얻는 것은 매우 힘들다내추럴 와인 생산자들의 도전과 끈기에 존경을 보내며이는 철학과 신념이 따르지 않으면 지속가능하기 어렵다.

 

내추럴 와인 트렌드는 몇 년 전부터 프랑스에서부터 시작되어 영국과 일본을 거쳐 국내에서는 2018년부터 유명해지고 시장은 확대되고 있다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내추럴 와인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판매점들이 늘어나고 있다.

 

내추럴 와인의 아버지는 프랑스인 줄 쇼베(Jules Chauvet, 1907~1989)였다줄쇼베씨는 처음으로 아황산염을 첨가하지 않고 와인제조를 했고가능성을 보여줬다와인은 저개입 또는 무개입의 원칙에서 출발한다이는 유기농 와인, 바이오다이내믹 와인과 비슷한 개념이나친환경 비료도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보다 더욱 엄격하다. 현재 바이오다이내믹은 약 700개 양조장이 인증을 받고 있다(KEB 하나금융경영연구소, 2019). “내추럴 와인은 포도 수확 후 양조 과정에서 최소한의 개입만 하므로 야생 효모와 포도즙이 자연의 상태에서 발효되어 다양한 개성과 생명력을 갖게 된다(Natural wine, 이자벨 르쥬롱, 2014)”고 언급한다내추럴 와인은 필터링을 하지 않거나발효를 위해 효모를 첨가하지 않고 산화를 막기 위해 이산화항을 소량(SO2 30~40mg/또는 전혀 첨가하지 않는다최근까지 프랑스 정부 와인관련 기관(INAO)은 내추럴 와인에 대한 공시적인 법적 정의와 인증서가 없었다사실,정확한 지역명을 표기하지 못하고 뱅 드 프랑스(Vin de France) 같이 원산지가 표기되었다.

 

바야흐로 변화는 불고 있다. 2020년 3월 내추럴 와인은 프랑스 INAO에 의해 공식 승인을 받았다뱅 메토드 나투르(Vin Methode Nature) 공식 명칭과 로고를 사용한다프랑스 루아르 와인메이커 쟈크 카로게(Jacques Carroget)가 이끄는 내추럴 와인 보호 협회(Syndicat de defense des vins Naturel)는 명확한 조건을 제시하였다.

  1. 유기농 포도로 재배되어야 하고 손수확한다.

  2. 비료 사용은 당연히 금지이다.

  3. 커머셜 효모 구매는 안되고오직 양조장포도밭에 존재하는 효모로 발효해야 한다.

  4. 유기산설탕타닌컬러링 등 첨가물을 일체 금지한다.

  5. 오스모스 리버스원심기순간 살균필터 등의 현대 양조기술과 기계를 사용하지 않는다.

  6. 아황산염 무첨가로서 특히 발효 전과 발효 중에는 아황산염 첨가가 금지이다.

아황산염은 2가지 버전으로 사용 가능하다.

제조과정에서 자연적으로 아황산염 10mg/ℓ은 발생하여 잔류하지만아황산염을 전혀 첨가하지 않을 경우 로고에 표기 가능하다반면에병입 전 SO2 < 30mg/l H2SO4 첨가를 허용하고 이를 라벨에 고지해야 한다국내 주세법에서는 알레르기 성분으로써 아황산류(SO2) 10mg/kg 이상 잔류할 때 라벨에 반드시 표기해야 한다,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양보다 잔류 양이 많으면 고지해야 한다일반적으로 와인 제조 시 아황산염 350ppm까지 허용하고유기농 와인은 100ppm을 넘기지 않으니내추럴 와인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2019 빈티지의 약 70개 와인은 뱅 메토드 나투르(Vin Methode Nature) 로고 인증서를 받고 이미 판매되었다고 한다. 50개의 와인생산자가 협회에 가입하였고스페인이태리전세계로 확장되어 많은 내추럴 와인 생산자들의 협회 가입이 예상된다.

 

엄격한 규제만큼내추럴 와인 인증을 위해 포도밭과 양조장에 대한 이력추적과 수확에서 양조에 이르기까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물론 행정업무 서류도 추가된다.

 

그 동안 모호한 기준으로 내추럴 와인 생산자들을 보호하는 규정이 만들어져 환영할 만하다국내에서도 내추럴 와인 생산을 시도하는 양조장들은 참고해야겠다.

 

와인의 강점은 다양성이다다양한 와인을 즐기는 소비자들은 내추럴 웨이브에 매력을 느낀다내추럴 와인의 전파력은 강해질 것이다이를 계기로 내추럴 와인 생산자들의 도약이 기대된다그러나 인증서에 대한 비용이 추가되니내추럴 와인 가격의 상승이 우려된다아이러니하게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내추럴스럽지는 않다이러한 규제가 규제스럽지 않기를 바란다.

 



WRITTEN BY 엄경자(Kyongja EOM)

세종사이버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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