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과 예술의 매개체 퐁 데 자르(Pont des arts) 시음회
와인과 예술의 매개체 퐁 데 자르(Pont des arts) 시음회
지난 10월 16일 한남동에 위치한 ‘한남리커’에서 퐁 데 자르(Pont des Arts)의 마케팅 디렉터 Ms. Polly Bolus의 소개로 퐁 데 자르 와인 시음회가 열렸다. 4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보르도 1등급 샤토인 샤토 마고(Chateau Margaux)의 와인 양조로 유명한 폴 퐁탈리에의 아들인 티보 퐁탈리에(Thibault Pontallier)와 예술가인 아르튀르 드 빌팽(Arthur de Villepin)에 의해 탄생한 퐁 데 자르(Pont des arts) 와인은 와인과 예술, 동양과 서양이라는 두 분야를 연결하는 다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와인의 맛과 스타일에 어울리는 레이블 선정에 있어서도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퐁 데 자르는 실제 프랑스 파리에 있는 다리이기도 한데 한국의 남산처럼 사랑을 약속하는 자물쇠들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사랑의 다리로도 불린다.
아름다우면서도 뛰어난 품질을 향한 창조자 두 명의 열정은 와인과 예술이라는 상반된 세계의 완벽한 조화를 만들어냈다. 보르도와 부르고뉴를 아우르는 브랜드를 컨셉으로하는 퐁 데 자르는 소량만 한정 생산하는 와인으로 보르도 지역에서 3종, 부르고뉴 지역에서 3종의 와인을 출시한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두 지역을 함께 선보이는 이 특별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성하기 위해 퐁 데 자르는 최상의 포도를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떼루아를 찾아 약 2년의 시간을 투자했다. 그 결과 6종류의 와인을 위해 보르도와 부르고뉴에 총 700여개의 소구획이 선정 되었는데 이 작업에는 1983년부터 샤토 마고의 와인 메이커로 일하고 있는 폴 퐁탈리에를 비롯한 보르도와 부르고뉴를 대표하는 권위자들이 참여하여 진행되었다.
이러한 노력 끝에 얻어낸 최고의 와인에 부합하는 최고의 협업 아티스티들도 퐁 데 자르와 함께 했다. 퐁 데 자르의 최초 협업 아티스트는 중국계 프랑스인 자오키(Zao Wou-Ki)로서 동양과 서양을 연결한다는 퐁 데 자르의 컨셉에 적합한 인물이었으며 2010년부터 2개의 빈티지를 담당했다. 중국에서 태어난 자오키는 보 자르 아카데미(Academie des Beaux Arts)의 멤버이자 생전에 중국 출신의 예술가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던 세계적인 예술가다. 자오키는 프랑스 대통령이 수여하는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 받기도 했으며 프랑스 문화예술 장관이었던 앙드레 말로(Andre Malraux)의 요청으로 프랑스 시민권을 획득했다. 2012년 빈티지 부터는 팝 아트적 작품으로 중국 현대 예술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웨민준(Yue Minjun)이 퐁 데 자르와 함께 하고 있는데 그는 자오키 컬렉션 이후 중국의 신세대를 표현한 예술가로 퐁 데 자르와 함께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16년 빈티지 부터는 달리와 피카소의 후계자로 평가 받는 스페인의 예술가 미구엘 바르셀로(Miquel Barcelo)와의 협업이 예정되어 있다. 그의 작품 중 특히 UN인권 회의실의 천장 돔을 장식한 작품이 유명하며 2003년에는 스페인 왕실로부터 예술 훈장을 받기도 했다. 퐁 데 자르는 와인뿐 아니라 코냑과 아르마냑도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영국의 전 총리인 토니 블레어가 좋아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날은 다양한 퐁 데 자르의 와인들을 시음할 수 있었는데 간략한 시음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1. 퐁 데 자르, 뫼르소(Pont des Arts, Meursault) 2012
시음 시작 한 시간 전에 오픈해서 더블 디캔팅을 했을 만큼 화이트 와인임에도 힘이 좋고 매우 생생한 와인이다. 짙은 레몬 컬러를 보여주며 마을단위지만 대부분 프리미에 크뤼 밭에서 수확한 포도를 이용해 양조한다. 퐁 데 자르에서 디캔터 어워드에 처음으로 출품한 와인이기도 하다. 레몬 카스타드 크림, 파인애플, 망고 등의 잘 익은 과일향과 함께 스톤 미네랄과 부드러운 오크 터치가 인상적이다. 미디엄 바디의 높은 산도를 가지고 있으며 100% 뉴 프랜치 오크에서 6개월 숙성했다. 효모와 함께 와인을 숙성하고 젖산발효 과정을 거쳐서 질감이 매우 부드럽고 풍미가 좋다.
2. 퐁 데 자르, 꼬뜨 드 뉘 빌라쥬(Pont des Arts, Cote de Nuit Villages) 2012
이 와인의 레이블은 에두아르 마네의 ‘풀 밭위의 점심식사를 재표현 한 그림이다’ 그만큼 와인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접근성 좋은 와인으로 딸기, 머스크 향이 느껴지며 먼지 류의 미네랄을 가진 마시기 편한 와인으로 M+바디와 높은 산도를 가지고 있다.
3. 퐁 데 자르, 뉘 생 조르쥬(Pont des Arts, Nuit Saint Georges) 2012
마을 단위지만 대부분 프리미에 크뤼 밭들의 포도로 양조됐다. 와인 레이블은 모택동을 상징하는 붉은 태양과 와인의 품질에 환호하는 사람들을 표현했다고 한다. 마치 쥬브레 샹베르텡의 와인을 연상하는 남성적이면서도 세련된 캐릭터가 인상적이다. 체리, 딸기, 이끼 향 등이 느껴지며 긴 피니쉬를 가지고 있다.
4. 퐁 데 자르, 라랑드 포므롤(Pont des Arts), Lalande Pomerol) 2012
와인 레이블의 풍경은 집중도와 잠재력이 뛰어나고 구조감이 좋은 라랑드 포므롤 와인과 매칭된다. 88%의 메를로와 7%의 카베르네 프랑, 5%의 카베르네 소비뇽이 블랜딩 된 이 와인은 다크 초콜렛, 트러플, 검은 자두 향을 느낄 수 있으며 질감이 실크처럼 부드럽다. 한 마디로 매우 섹시한 와인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5. 퐁 데 자르, 리브 두르와뜨(Pont des Arts, Rive Droite) 2012
레이블에 그려진 쿵푸는 최상급 와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마치 쿵푸 마스터가 되기 위한 끊임 없는 노력과 같음을 표현한 것이다. 기본적인 포도의 상태가 매우 뛰어남이 느껴진다. 감초와, 검은 자두, 다크 초콜렛 향등이 느껴지며 총 18개월의 오크 숙성 중 6개월은 뉴 오크 12개월은 헌 오크를 사용했다. 리브 두르와뜨는 ‘강 오른쪽’이라는 뜻이다. 라랑드 포므롤 와인이 팜므 파탈같은 느낌이라면 이 와인은 귀부인 같은 와인이다.
6. 퐁 데 자르, 리브 고쉬(Pont des Arts. Rive Gauche) 2011
보르도 좌안의 와인답게 65%의 카베르네 소비뇽을 베이스로 양조됐다. 특이하게 12%라는 다소 많은 양의 쁘띠 베르도가 블랜딩 됐는데, 완전히 익기 어려운 품종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포도 상태의 자신감이 표현됐다고 생각한다. 짙은 루비 컬러와 검은 과일의 향기 정성스러운 오크 숙성에 의한 바닐라 향이 인상적이다. 지금 마시기 보다는 긴 세월을 통해 숙성하면 더욱 좋은 와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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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오형우(Dean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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