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소믈리에와 함께한 스페셜 테이스팅
지난 5월 18일 마스터 소믈리에(Master Sommelier) 콜린 젠트(Colin Gent)와 함께하는 스페셜 테이스팅이 한남동에 위치한 한남 리커(Han-nam Liquor)에서 열렸다.
한남 리커는 6월 오픈을 준비 중인 와인 샵과 바를 겸한 공간으로 기존의 와인 샵과는 달리 소비자들의 선택의 편의성을 위해 각 컨셉별로 와인을 진열 할 예정이며 와인 바 역시 평소 접하기 힘든 다양한 빈티지의 와인들을 접할 수 있는, 와인 애호가들의 특별한 장소가 될 전망이다.
이 날 행사는 오픈을 앞두고 와인계의 오피니언 리더들을 초청한 한남 리커의 첫 번째 행사로서 뛰어난 와인들과 함께 마스터 소믈리에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콜린 젠트, 마스터 소믈리에(Colin Gent, Master Sommelier)
콜린 젠트는 전세계 318명뿐인 영국출신 마스터 소믈리에다.
2003년 마스터 타이틀을 취득한 후 현재는 프랑스의 네고시앙(Negociant) 그룹 ‘Europvin’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프랑스의 비즈니스 스쿨 ‘INSEEC’s’에서 와인 마케팅과 MBA 과정을 강연하고 있다.
원래는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했지만 와인업계에 진출하여 보르도(Bordeaux), 나파 밸리(Napa Valley) 등에서 커리어를 쌓은 후 일본에서 와인교육을 하기도 한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이날은 부르고뉴(Bourgogne)와 론(Rhone)의 프리미엄 와인들을 시음했는데 각 와인들의 정보와 간략한 테이스팅 노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마스터 소믈리에 콜린 젠트(Colin Gent)
<도멘 위베르 리니에(Domaine Hubert Lignier)>
위베르 리니에의(Hubert Lignier)의 역사는 1880년 모레-생-드니(Morey-St-Denis)에 포도밭을 매입하면서 시작됐다.
다섯 세대에 걸쳐서 와인을 만들어오고 있으며 모레-생-드니를 비롯해 쥬브레-샹베르텡(Gevrey-Chambertin), 샹볼-뮤지니(Chambolle-Musigny) 등에 총 8헥타르의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다.
2008년 로버트 파커(Robet Parker)로부터 클로 드 라 로쉐(Clos de La Roche) 그랑 크뤼(Grand Cru)가 98~100점을 받으면서 모레-생-드니 최고의 도멘(Domaine)으로 손꼽히게 되었다.
장기 숙성형의 파워 풀 하면서도 과일 집중도가 높은 와인을 생산하며 여타 부르고뉴 와인에 비해 뉴 프랜치 오크통에서 장기간 숙성한다.
포도재배는 유기농으로 이루어지며 수확은 모두 손으로 한다. 양조는 저온 침용을 거쳐 자연효모만으로 시멘트 발효통에서 실시된다.
1. 위베르 리니에, 부르고뉴 루즈(Hubert Lignier, Bourgogne Rouge) 2012
평균 수령 37년의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로 양조한다. 루즈 급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과실 집중도를 보여준다.
힘있는 탄닌과 산도가 특징이며 붉은 꽃, 베지털(Vegetal) 계열의 향이 느껴지며 아직 어린 와인이라
오픈 초기에는 탄닌이 조금 거칠지만 금세 풀어지며 시간이 지날수록 오크 풍미가 강해진다.
2. 위베르 리니에, 모레-생-드니 라 리오뜨(Hubert Lignier La Riotte) 2011
라 리오뜨는 모레-생-드니의 20개 프리미에 크뤼 밭 중 하나이다. 체리, 자스민 향 등이 느껴진다.
매우 단단한 느낌으로 열리는데 시간이 걸린다. 뉴 오크 풍미가 강하게 느껴지며 질감이 매우 농밀하며 탄닌의 질감이 촘촘하며 부드럽다.
Earthy한 느낌과 약간의 민트 향이 뒤따르며 다크 초콜렛을 연상시키는 달콤한 향이 강하다.
3. 위베르 리니에, 샤름 샹베르텡 그랑 크뤼(Hubert Lignier Charmes Chambertin Grand Cru) 2011
0.1 헥타르에 불과한 매우 작은 구역에서 평균 35년 수령의 나무에서 수확한다. 머리가 어지러울정도의 화려한 향기를 느낄 수 있다.
레드 베리와 허브 향이 향수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며 그야말로 우아하다. 혀 위를 감싸는 듯한 산도와 미네랄이 압도적인 여운을 보여준다.
워낙 생산량이 적은 와인으로 국내에도 12병만이 수입되었다.
<도멘 로베르 그로피에(Domaine Robert Groffier)>
로베르 그로피에는 모레-생-드니에 남쪽에 위치하지만 주로 샹볼-뮤지니(Chambolle-Musigny)에서 와인을 생산한다.
특히 레 자무레즈(Les Amoureuses)는 그로피에의 아이콘 같은 와인으로 가장 큰 면적을 그로피에가 소유하고 있다.
현재 4대째 와인을 생산하고 있으며 로베르 그로피에와 그의 아들 세르쥬 그로피에가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세르쥬 그로피에는 로버트 파커로부터 부르고뉴의 슈퍼스타로 평가될 만큼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전체 7.5 헥타르의 밭에서 포도를 재배하며 소량생산 고품질을 원칙으로 연간 생산량은 약 40,000에 불과하다.
평균 수령 50년 이상의 포도나무를 유기농으로 재배하여 손 수확한 포도를 포도송이채로 저온 침용을 거쳐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발효한다.
발효에 사용되는 효모는 포도 자연효모만을 사용하며 숙성에 뉴 오크를 사용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1. 로베르 그로피에, 쥬브레-샹베르텡 레 쏘브르(Robert Groffier, Gevrey-Chambertin Les Seuvrees) 2013
0.82 헥타르의 작은 구역으로 샤름 샹베르텡 밭과 10미터 거리에 위치한다.
매우 힘차고 스파이시한 와인으로 캐릭터에 걸 맞는 짙은 색상과 블랙 베리와 세이버리(Savory)한 풍미가 인상적이다.
디캔팅 보다는 와인 잔에서 시간을 두고 즐기길 추천하고 싶다.
2. 로베르 그로피에, 샹볼-뮤지니 레 자무레즈(Robert Groffier Chambolle Musigny Les Amoureuses) 2013
레 자무레즈는 샹볼-뮤지니에서도 가장 여성적이고 우아한 캐릭터를 보여주는 밭이다. 블랙 체리와 이끼, 미네랄 향이 특징적이다.
특히 아름다운 산도가 인상적이고 매우 긴 여운이 이어진다. 그로피에가 가장 넓은 면적을 소유하고 있지만 연간 생산량은 300케이스 정도다.
<르 까이유(Le Cailloux)>
르 까이유는 17세기에 샤토네프 뒤 파프(Chateauneuf du Pape)에서 시작되어 현재 5대째 이어오는 가족경영 와이너리다.
1971년 앙드레 부르넬(Andre Brunel)이 도멘 형태로 와인을 생산하면서 와인의 품질과 특징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현재 3개 지역에 약 91헥타르의 포도밭을 소유 중이며 이 중 샤토네프 뒤 파프는 21헥타르다.
재배하는 포도 중 레드는 그르나슈(Grenache)가 70%로 가장 많고 화이트는 루산(Roussanne)이 85%로 가장 많다.
샤토네프 뒤 파프 특유의 큰 자갈 토양 외에도 석회질과 붉은 모래 토양이 특징이다.
1989년에는 100년 이상 수령의 고목의 포도로 만든 뀌베 뒤 썽뜨네르(Cuvee du Centenaire)를 출시하여 로버트 파커로부터 최고의 샤토네프 뒤 파프란 찬사를 받았으며 1998년 빈티지는 100점을 획득하기도 했다.
1. 르 까이유 샤토네프 뒤 파프 블랑(Les Cailloux, Chateauneuf du Pape Blanc) 2014
신선함을 살리기 위해 오크와 젖산발효를 실시하지 않고 효모와 함께 콘크리트 통에서 6개월간 숙성했다.
흰 꽃, 살구, 복숭아 등의 향이 느껴지고 미네랄 풍미가 섬세하게 살아있다. 약간의 효모 향도 느껴지며 허브와 잔디 깎은 향이 뒤 따른다.
이 지역의 화이트 와인답지 않게 산도가 잘 살아있으면서도 매우 섬세하다. 루산 80%, 그르나슈 블랑(Grenache Blanc) 20%로 양조한다.
2. 르 까이유 샤토네프 뒤 파프 루즈(Les Cailloux, Chateauneuf du Pape Rouge) 2012
샤토네프 뒤 파프가 지닌 자갈, 석회, 붉은 모래 토에서 자란 평균 수령 60년의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로 양조한다.
그르나슈 70%에 무르베드르(Mourvedre), 쉬라(Syrah) 등을 사용하며 쉬라 품종은 별도로 숙성해서 블랜딩 한다.
3. 르 까이유 퀴베 뒤 썽뜨네르(Les Cailloux, Cuvee du Centenaire) 2010
125년 수령의 고목에서 생산한 그르나슈 85%를 바탕으로 무르베드르 15%가 되었다.
뛰어난 빈티지에만 생산하는 와인으로 최근에는 2007년과 2010년에 출시 되었으며 생산량은 약 300케이스로 적다.
잘익은 레드 베리, 건포도 등의 말린 과일 느낌이 난다.
이 밭에 존재하는 푸른 진흙(Blue Clay) 토양에서 오는 미네랄 풍미가 인상적이다.
본 모습을 보여주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임으로 디캔팅을 권하고 싶다.
평소 만나보기 힘든 마스터 소믈리에와 함께 각 와인 생산지의 떼루아와 양조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며 “왜 이런 향과 맛이 나는지”에 대해 듣고 이해하며 시음하니 개인적으로 굉장히 즐거운 자리였다.
앞으로도 한남 리커에서는 다양한 주제로 스페셜 테이스팅이 이루어질 예정이며 조용한 분위기에서 와인을 즐기고자 하는 와인 애호가를 위한 다양한 와인들이 리스트 업 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구매한 와인은 음식값이 포함된 코르크 차지를 지불하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고 하니 와인계의 새로운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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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오형우(Dean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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