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nexpo, 2019년에 상하이 진출 – 중국 본토에서 프로바인에 도전장을 내민 Vinexpo
Vinexpo, 2019년에 상하이 진출 – 중국 본토에서 프로바인에 도전장을 내민 Vinexpo
지난 11월 13일부터 15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는 국제와인박람회 ProWine China가 열렸다. 세계 최대의 국제와인박람회인 뒤쎌도르프(Düsseldorf)의 프로바인(ProWein)이 중국 본토로 진출한 이 행사는 올해로 6회를 맞이했고 750개의 업체가 참여했다. 이 행사가 열리기 바로 전에 비넥스포(Vinexpo) 주최측은 내년 10월 23일부터 25일까지 처음으로 Vinexpo Shanghai를 개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국 본토에서, 그것도 같은 도시인 상하이에서 ProWine China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매년 개최되는 ProWine China와는 달리 Vinexpo Shanghai는 Vinexpo Hong Kong처럼 격년에 한번씩 개최할 예정이다. 짝수 해에는 홍콩에서, 홀수 해에는 상하이에서 열리게 된다. 프로바인과 비넥스포의 경쟁이 유럽에서 홍콩으로, 다시 중국 본토로 번지고 있다. 비넥스포는 이미 2014년에 Vinexpo in Beijing을 개최하려고 했지만 중국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지 못해 중국 본토의 진출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비넥스포의 중국 본토진출은 프로바인이 2017년에 홍콩으로 진출한 것에 감정이 많이 상했던 비넥스포의 대응인 것으로도 보인다. 보르도에서 격년(홀수 해)에 한번씩 열리는 비넥스포는 독일에서 열리는 프로바인의 독보적인 질주에 밀린 것이 이미 오래 전이다. 금년의 프로바인에는 6,873개의 업체가 참여한 반면 작년의 비넥스포에 참가한 전시업체는 2,300개에 지나지 않았다. 2019년에 참가할 업체의 수는 약 2,000개로 주최측은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짝수 해에 홍콩에서 개최되는 Vinexpo Hong Kong은 여전히 아시아 최대규모의 와인박람회로 자리잡고 있다. 금년 5월에 홍콩에서 열린 제20회 Vinexpo Hong Kong에는 1,465개의 업체가 참여해서 아시아 최고의 와인박람회로서의 지위를 견고히 했다(지난 11월 10일에 끝난 홍콩국제주류박람회(Hong Kong International Wine & Spirits Fair)에 참가한 업체의 수는 1,075개에 지나지 않았다. 다만 홍콩국제주류박람회는 Vinexpo Hong Kong과는 달리 매년 개최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아시아에서의 지위까지 프로바인에 내줄 수는 없는 것이 비넥스포의 입장이다.
프로바인은 유럽에서의 독보적인 성공을 바탕으로 2013년에 처음으로 아시아에 진출했는데 상하이를 거점으로 선택했다. 이어서 2016년에는 싱가포르에 ProWine Asia를 론칭했고, 2017년에 ProWine Asia Hong Kong Edition을 추가했다. 이로써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격년에 한번씩 ProWine Asia가 열리게 되었다.
Vinexpo Shanghai는 중국이 2021년까지 세계 제2위의 와인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알리바바(Alibaba)와 제휴해서 개최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 행사가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홍콩과 번갈아 열리기는 해도 Vinexpo Hong Kong의 전시업체 참가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미 2014년부터 격년에 한번씩 열렸던 Vinexpo Tokyo는 금년의 3회 행사가 10월 16일과 17일 양일간 동경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취소되었으며 비넥스포의 홈페이지에서도 완전히 사라졌다. 따라서 앞으로 Vinexpo Tokyo가 다시 열릴 가능성은 당분간 없어 보인다. 참고로 2014년에 Vinexpo Tokyo가 론칭됨으로 인해 그 동안 홍콩에서 개최된 행사의 이름이 Vinexpo Asia-Pacific에서 Vinexpo Hong Kong으로 바뀌었다.
Vinexpo Shanghai의 성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은 ProWine China의 통계를 보면 이해가 된다. 프로바인 측이 공식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이 행사가 처음 열린 2013년에는 570개의 업체가 참여했고, 2014년에는 650개 업체로 증가했지만, 2015년에는 약 600개 업체로 오히려 전년에 비해 줄어들었다. 2016년에는 다시 650개 업체로 회복되었고, 2017년에는 700개 이상의 업체가 참여했지만 금년에는 750개의 업체가 참여했다는 공식보도가 발표되었다. 참가업체의 수를 기준으로 해서 2014년 이후에 큰 변화가 없다. 더구나 전시업체 중에서는 중국의 수입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현재 비넥스포 측이 예상하는 Vinexpo Shanghai에 참여할 업체의 수는 약 400개 정도이다.
ProWine China의 참여업체 수가 별로 늘지 않더라도 프로바인에게는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보통의 와인박람회와는 달리 Food&Hotel China 행사와 전략적으로 연계해서 개최하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ProWine Asia도 Food&Hotel Asia와, 홍콩에서 열리는 ProWine Asia는 HOFEX와 조인되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반면에 Vinexpo Shanghai는 Shanghai World Expo Exhibition & Convention Center를 행사장으로 선택했다는 발표만 한 것을 보면 기존의 어떤 박람회와 제휴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비넥스포 측에 리스크가 될 수 있다.
행사기간이 11월이 아닌 10월로 정한 것은 Vinexpo Shanghai가 11월에 열리는 홍콩국제주류박람회나 ProWine China와 중복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겠지만 선점의 효과보다는 포도수확기와 일부 겹쳐서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넥스포와 프로바인이 아시아 시장에서 벌이는 각축전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가 기대된다. ProWine Asia Hong Kong Edition이 처음 열린 2017년에 310개 업체가 참여했는데 앞으로 10년 내에 Vinexpo Hong Kong에 얼마나 근접할 것인지, 반면에 상하이에서 ProWine China가 Vinexpo Shanghai의 도전을 막아낼 수 있을 지가 궁금하다. Vinexpo Tokyo를 포기한 것으로 보이는 비넥스포의 부담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Vinexpo Hong Kong 2018에 1,465개 업체가 참여해서 아시아에서 열리는 와인박람회 중에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지만, ProWine China 2018에 750개 업체, ProWine Asia Hong Kong Edition 2017에 310개 업체, ProWine Asia Singapore 2018에 273개 업체가 참가한 것을 고려하면 비넥스포보다 훨씬 늦게 아시아에 진출한 프로바인이 이미 아시아에서 개최하는 와인박람회에서 비넥스포와 거의 대등한 위치와 와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비넥스포의 중국 본토 진출을 이해할 수 있다.
비넥스포와 프로바인이 아시아 다른 국가에서 벌이는 치열한 경쟁 때문에 한국의 와인시장에 대한 와인생산자들의 관심이 줄지 않을까 하는 것도 지켜봐야 할 중요한 사항이다.
보르도의 비넥스포가 유럽에서 프로바인의 질주를 막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프랑스 내에서 비니쉬드(ViniSud)/비노비전(VinoVision)과 앞으로 벌이게 될 경쟁에서 성공하여 유럽에서 구겨진 자존심을 어느 정도 만회할지는 다른 칼럼에서 다루기로 한다.
WRITTEN BY 박찬준 (Chan Jun Park)
Wine Writer / Consultant
University Lecturer (Kyung Hee University, Catholic University of Pusan)
Asia Director of Asia Wine Tr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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