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바인의 성공 분석 및 전망

2021.05.12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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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바인의 성공 분석 및 전망> 




‘와인을 위하여’라는 뜻을 가진 국제와인박람회 프로바인(ProWein)! 뒤쎌도르프 박람회(Messe Düsseldorf)와 쾰른 박람회(Koelnmesse)의 한국사무소인 라인메세(Rheinmesse)가 2011년 가을에 처음으로 프로바인을 소개하는 행사를 서울에서 개최하고 이듬해 3월에 국내 와인업계의 전문인 약 10여 명을 이 와인박람회에 초대했을 때만해도 프로바인은 마치 신조어 같은 낯선 인상을 주었다. 프랑스의 보르도에서 격년 주기로 개최되는 비넥스포(Vinexpo)나 이탈리아의 베로나에서 매년 열리는 빈이탤리(Vinitaly)와 더불어 세계 3대 와인박람회에 프로바인이 속한다는 것을 이제 국내 와인업계에서는 많이 알고 있다. 하인리히 하이네의 고향이며 흑맥주로 유명한 독일 라인강변의 도시 뒤쎌도르프에서 매년 3월에 개최되는 국제와인박람회 프로바인은 주최측인 뒤쎌도르프 박람회(Messe Düsseldorf)가 스스로 놀랄 정도로 예상 밖의 성장을 거듭한 끝에 세계 최대의 와인박람회로 굳건히 자리매김하였다. 금년 3월 15일부터 3일간 개최된 프로바인에는 총 5,790개의 업체가 참여하여 세계의 와인업계를 다시 한 번 놀라게 했다.
  
<2013년부터 세계 최대규모의 와인 박람회로 성장>
빈이탤리가 1967년에, 비넥스포가 1981년에 시작된 것과는 달리 프로바인의 역사는 이보다 훨씬 짧다. 1994년에 ‘프로 빈스(PRO VINS)’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고 1997년부터 프로바인이라는 이름으로 변경되었다. 상대적으로 늦게 스타트했음에도 불구하고 프로바인은 빈이탤리와 비넥스포를 제치고 전시참여업체 숫자 기준으로 세계 최대의 와인박람회로 성장하였다. 2013년 빈이탤리에 4,101, 비넥스포에 2,400개의 업체가 참여한 반면 프로바인에는 4,792개의 업체가 참여했다. 2012년에만 해도 3,981개 업체가 참여하여 빈이탤리에 미치지 못했는데 전시참여 희망업체의 숫자가 많아서 2013년에 전시 홀을 2개 추가한 것이 이러한 결과로 나타났다. 비넥스포의 경우 2001년부터 전시참여업체의 숫자가 늘지 않고 1999년의 수준에 계속 머물러 있다. 빈이탤리의 경우 2014년에 4,111개의 업체가 참여하여 2013년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2011년에 4,213개의 업체가 참여한 것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규모가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프로바인의 경우에 2014년에 4,830개의 업체가 전시에 참여하여 2013년에 비해 약간의 증가세를 보이는데 그쳤는데 그 이유는 프로바인을 위해 사용하는 전시장의 규모를 다시 늘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실제로는 수백 개의 업체가 대기상태로 전시참여를 기다리고 있었다. 금년 3월 15일부터 3일간 개최된 프로바인은 종전과는 달리 뒤쎌도르프 박람회장의 1 ~ 7a 홀을 사용하지 않고 9 ~ 17홀을 사용하였다. 이와 같이 전시면적을 늘림으로써 기존의 전시참여자에게 좀 더 넓은 부스를 제공할 수 있었고 대기상태에 있던 업체의 추가참여도 가능했다. 2013년에 이어 2년 만에 전시면적을 다시 확대함으로써 무려 5,970개의 업체가 금년의 프로바인에 참여하여 전 세계 와인업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프로바인의 슬로건 “To Another Great Year”가 어울린다.


 
<프로바인의 성공 요인>
박람회 산업이 가장 발달된 나라가 독일이기는 하지만 프랑스나 이탈리아처럼 와인생산의 최강국이 아닌 독일에서 이와 같이 세계 최대규모의 와인박람회가 개최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독일은 미국, 영국과 더불어 세계 3대 와인수입국이며 와인소비가 가장 많은 대륙인 유럽에서 지리적으로 중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와인기구 OIV(Organisation Internationale de la Vigne et du Vin)가 2014년 11월에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2013년 기준 전 세계 와인소비량의 61%가 유럽에서 소비되고, 독일이 Value 기준으로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계 3위의 와인수입국이며 Volume 기준으로는 미국과 영국에 앞서는 세계 최대의 와인수입국이다. 또한 유럽의 심장부에 위치한 독일의 주변국가들, 특히 프랑스,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베네룩스 3국과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국가들이 와인을 많이 수입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럽의 국가들 중에서 영국이 와인수입에 있어서 독일 못지 않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지리적인 이유 때문에 런던에서 개최되는 와인박람회 London International Wine and Spirits Fair가 금년에 35회째 개최되는 데에도 불구하고 참여업체의 숫자는 750개 정도에 불과하다. 프랑스의 경우 Volume 기준으로 세계 4위의 와인수입국이기는 하지만 Value 기준으로는 일본과 중국의 와인수입에도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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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와인기구 OIV의 통계에 의한 세계 최대 와인수입국 (Value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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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와인기구 OIV의 통계에 의한 세계 최대 와인수입국 (Volume 기준)/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전 세계의 와인생산자들은 프로바인에서 바이어들을 찾으려고 적극적으로 애쓰고 있다. 독일에서 열리는 와인박람회이지만 독일의 참가업체는 전체 전시업체 5,790개 중에서 960개로 16.6%에 불과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자국의 와인생산자가 무려 98%를 차지하는 빈이탤리나 55%를 점유하고 있는 비넥스포와 아주 대조적이다. 
둘째, 세계 10대 와인수출국 중에서 50%가 유럽국가인데 이 중에서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가 3대 와인수출국이며 이 국가들의 와인생산자가 수출 프로모션하기 가장 좋은 곳이 앞에서 언급한 이유 때문에 프로바인이기 때문이다. 프로바인 주최측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프로바인 방문객이 가장 큰 관심을 갖는 것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고 오스트리아의 와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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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와인기구 OIV의 통계에 의한 대표적인 와인수출국/




오스트리아의 경우 전세계 와인생산량의 1%밖에 생산하지 않는 작은 와인생산국이지만 독일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워낙 높아서 프로바인에 참가하는 와인생산국 중에서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에 이어서 다섯 번째로 넓은 전시장을 사용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와인협회가 발표한 2014년 기준 통계에 의하면 오스트리아 와인 전체 수출의 54.71%가 독일로 수출되고 있으며 스위스와 리히텐슈타인이 합쳐서 10.26%, 스칸디나비아 반도 국가들이 합쳐서 6.51%로 그 뒤를 잇고 있다(Value 기준). 
셋째,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세계 최대의 와인생산국이지만(3위는 스페인) 자국 내에서의 와인소비가 꾸준히 줄고 있는 반면 독일의 경우 정체된 상태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와인생산자들은 수출에 더욱 전념할 수밖에 없다. 프로바인이 비넥스포나 빈이탤리보다 유리한 조건이다. 독일에서의 와인소비는 2000년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계속 정체되어 있지만 금년에 독일의 와인생산자의 경우 전년에 비해 120개 업체가 더 프로바인에 참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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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와인기구 OIV의 통계에 의한 대표적인 와인소비국/




넷째, 프로바인은 와인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만 입장이 가능한 전문인박람회다. 일반 소비자도 입장이 가능한 빈이탤리와는 아주 대조적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빈이탤리의 방문객 숫자는 프로바인에 비해 훨씬 많지만(Vinitaly 2014에는 155,109명이 방문한 반면, 금년의 프로바인에는 52,000여 명이 방문했다. 작년에 49,048명이 방문한 것에 비해 약 7% 증가하였다), 전시업체가 반가워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빈이탤리 주최측이 입장권 판매에 신경을 많이 쓴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비넥스포의 경우 2013년에 48,858명이 방문하였는데 여기에서도 비전문인이 상당수 차지하는 것으로 짐작된다. 
다섯째, 프로바인에 참가하는 업체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주최측이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금년의 박람회 방문객 중에서 약 40%가 박람회 기간 중에 와인구매 오더를 냈고, 44%는 박람회 이후 오더를 낼 계획이라고 한다.
여섯째, 프로바인이 세계 3대 박람회 중에서 연중 가장 먼저 개최된다. 이로써 선점의 효과가 있다. 전년도 빈티지의 와인을 배럴 테이스팅 시켜야 하는 문제도 있고 쌀쌀한 계절에 개최된다는 단점도 있지만 선점의 효과를 능가할 정도로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는 것 같다. 



<프로바인의 전망>
프로바인의 성장은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프로바인이 얼마나 더 성장하느냐는 와인시장의 상황에 가장 크게 달려 있고 경쟁 박람회들이 앞으로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할 것이 짐작되지만 가장 큰 경쟁상대인 비넥스포나 빈이탤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들이 더욱 많이 알려질 것이기 때문이다. 금년에 전시장의 면적을 대폭 늘리고 6,000개에 가까운 업체가 참여했다는 사실 또한 프로바인의 성장에 크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프로바인에 가면 전 세계의 와인을 접할 수 있고 수입사의 입장에서 보면 동시에 많은 거래처를 만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것이 프로바인을 방문할 가장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작년에 비해서 방문객 숫자가 약 7% 늘어난 데에는 미국, 캐나다 및 중남미에서 온 방문객의 숫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주최측은 설명한다. 금년에 아시아, 특히 중국 바이어들이 작년에 비해 현저하게 많이 눈에 띄었지만 프로바인을 방문하는 아시아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하다. 국제와인기구 OIV의 통계에 의하면 2013년을 기준으로 전세계 와인소비의 23%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이루어지며 이는 2000년에 비해서 3%가 증가한 것이다. 반면에 아시아의 경우 6%에서 10%로 늘어났다. 미국, 아르헨티나, 칠레에서 와인이 많이 생산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국가들의 와인수입이 가장 현저하게 증가한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따라서 프로바인의 성장은 아시아 바이어들의 방문이 얼마나 많이 늘어나느냐 에도 크게 달려있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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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바인이 시작되기 전날 뒤쎌도르프 시내에서 열린 Gambero Rosso 시음회 (Photo by Messe Düsseldorf)/


프로바인이 개최되는 뒤쎌도르프가 와인산지가 아니어서 비넥스포나 빈이탤리를 방문하면 쉽게 유명한 와이너리 투어를 겸할 수 있는 것에 비해서 아주 불리하게 작용한다. 프로바인이 열리는 3일 동안만이 아니라 전후의 기간을 포함하여 바이어들을 위한 매력적인 부대 프로그램을 더욱 많이 개발하여 비넥스포나 빈이탤리에 비해 위와 같이 불리한 점을 커버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프로바인이 아시아 진출을 확대하고 있지만 뒤쎌도르프에서 열리는 프로바인에 앞으로 얼마나 많은 아시아 바이어들을 유치하느냐가 어쩌면 프로바인이 당면한 가장 큰 숙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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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박찬준 (Chan Jun Park)
Wine Writer / Consultant / Lectur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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