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도바 아이스와인 한국시장에 진출
동유럽의 작은 나라 몰도바 와인이 2018년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한국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국제품종뿐만 아니라 몰도바의 토착품종으로 만든 와인도 국내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현재 수입되어 있는 몰도바 와인은 60종이 훨씬 넘는다. 라다치니(Radacini), 밀레스티 미치(Milestii Mici), 보스타반(Bostavan), 카르페 디엠(Carpe Diem), 카스텔 미미(Castel Mimi), 크리코바(Cricova), 푸카리(Purcari) 와이너리가 한국에 수출하고 있다. 최근 아스코니(Asconi) 와이너리도 합류했다. 금양인터내셔날이 이 와이너리에서 생산하는 아이스와인을 국내에 론칭하여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 이는 두 가지 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첫째, 메이저 급 와인수입사가 최초로 몰도바 와인을 수입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서 몰도바 와인에 대한 국내에서의 인지도가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이전에는 주로 독일과 캐나다에서 생산된 아이스와인이 국내에서 판매되었는데 이제 몰도바가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금양인터내셔날에서 판매하고 있는 몰도바 아이스와인은 전부 5종이다. 리슬링, 무스캇, 카베르네 소비뇽 로제, 이렇게 3종은 아스코니에서 원래 사용한 금속 라벨을 그대로 들여온 것이다. 고급스런 금속 라벨이 돋보이고 보통의 아이스와인과는 달리 용량이 375ml가 아니고 500ml이다. 게다가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만든 로제 아이스와인은 아주 희귀 아이템이다.
<왼쪽부터 무스캇 아이스와인, 카베르네 소비뇽 로제 아이스와인, 리슬링 아이스와인>
리슬링과 무스캇은 각각 블루 라벨과 레드 라벨로도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다. 금속 라벨은 아닌데 상큼한 칼라와 디자인 때문에 시각적으로 더 매력적이다. 따라서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아스코니 아이스와인은 리슬링 아이스와인, 리슬링 아이스와인 블루 라벨, 무스캇 아이스와인, 무스캇 아이스와인 레드 라벨, 카베르네 소비뇽 로제 아이스와인 이렇게 5종이다.
아스코니 와이너리는 1994년에 설립된 가족운영의 와이너리다. 시르부(Sirbu) 패밀리는 몰도바가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에서 독립한 후 국영 와이너리를 인수했는데 당시에는 와이너리가 소유한 포도밭이 전혀 없었다. 2005년부터 6년간 350ha의 포도밭을 구입해서 대량생산의 기초를 다졌으며 현재는 약 550ha의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다. 몰도바의 세 개의 와인산지 중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코드루(Codru)에 속하는 마을 푸호이(Puhoi)에 와이너리가 있다. 키시너우에서 남동쪽 방향으로 약 30km 떨어져 있고 포도밭은 이곳에서 동쪽으로 약 10km의 거리에 있는 마을 게아마나(Geamana)에 있다. 아스코니 와이너리는 포도밭을 자신들의 ‘심장(heart)’이라고 부른다. 훌륭한 와인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정수(essence)이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포도밭이 양조시설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것을 아주 중요시한다.
초창기에는 주로 러시아에 벌크 와인을 수출했지만 2006년에 러시아가 몰도바 와인 금수조치를 한 이후에는 러시아 시장을 포기하고 우수한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국제품종을 위주로 초기에 와인을 생산했지만 점차 토착품종인 페테아스카 알바(Feteasca Alba), 페테아스카 네아그라(Feteasca Neagra), 라라 네아그라(Rara Neagra)의 생산을 늘렸다. 그러나 아스코니가 생산하는 와인 중에서 국제품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압도적으로 높다. 화이트 품종으로는 샤르도네, 글레라, 무스캇, 피노 그리, 리슬링, 소비뇽 블랑, 페테아스카 알바를 생산하고, 레드 품종으로는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말벡, 피노 누아, 사페라비, 페테아스카 네아그라, 라라 네아그라를 생산한다. 아스코니가 생산하는 와인은 크게 4개의 레인지로 나뉘는데 우네오리(Uneori) – 솔 네그루(Sol Negru) – 아이스와인 – Noble Wine 순이다. 우네오리는 루마니아어로 ‘때때로’, ‘이따금’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솔 네그루는 검은 토양(Black Soil)이라는 뜻으로 몰도바의 대표적인 토양을 상징한다. 아스코니 와인의 주력상품은 솔 네그루 레인지다. 아이스와인의 품질과 가성비는 정말 최고다.
<솔 네그루(Sol Negru) 레인지의 와인 중 일부>
아스코니는 1년에 300만 병 이상의 와인을 생산하는데 총 생산량의 90% 이상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에 수출하는 양이 전체 수출량의 1/3을 차지하고, 유럽연합에 속한 국가들이 또한 1/3을 수입해간다고 한다. 아스코니는 중국에 현지법인도 설립했다. 2년 전에 아스코니를 방문했을 때 중국에서만 연간 약 60만병을 판매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란 적이 있다. 심지어는 아프리카에도 수출한다. 스위트한 와인이 그곳에서 잘 판매된다고 한다.
아스코니는 몰도바 와이너리 중에서 최초로 포도를 야간에 수확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카베르네 소비뇽 같은 품종의 경우에 그런데 야간 수확을 통해서 포도의 신선도를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마케팅 매니저인 오너의 아들 안드레이 시르부(Andrei Sirbu)는 “떼루아를 잘 반영하고 양조가의 솜씨를 맛볼 수 있는 정직하고 올바른 와인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철학을 실현하기 위해서 한편으로는 최신 양조시설을 갖추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몰도바 사람들의 양조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레드 와인과 샤르도네는 미국, 헝가리, 프랑스에서 생산된 오크통에서 숙성되는데 이 오크통들이 있는 곳에 약 6만병의 와인을 유산으로 저장하고 있다. 그 중 4만병은 1990년대에 생산된 와인이고 나머지는 잠재력이 좋은 최근 빈티지의 와인이다.
<야외에 있는 최신식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
<오크통과 6만병의 와인이 저장되어 있는 공간>
몰도바의 매력적인 와인관광 요소 중의 하나가 아스코니 와이너리 방문이다. 크리코바와 밀레스티 미치 와이너리가 아주 긴 와인셀라로, 카스텔 미미가 아름다운 와이너리로 유명한 반면, 아스코니 와이너리에서는 다른 어느 와이너리에서보다 몰도바의 전통적인 인상을 받을 수 있다. 몰도바의 전통적인 시골분위기를 조성해서 점점 늘어나고 있는 와인관광에 대한 관심에 대응해야겠다는 전략으로 여러 해 동안 700만 유로를 투자했고, 2014년부터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와이너리의 건축물들은 모두 몰도바 전통 스타일이고, ‘Asconi’와 ‘Sol Negru’라는 이름을 가진 두 개의 레스토랑의 인테리어와 음식도 모두 전통적인 것이다. 초가지붕의 작은 집이 12채 있어서 이곳에서 숙박하면서 아스코니 와이너리 방문의 피날레를 장식할 수 있다.
<아스코니 레스토랑의 실내 모습>
<솔 네그루 레스토랑의 모습>
<초가지붕의 숙박시설>
정말 한 번 가볼 만한 와이너리인 아스코니에서 생산된 아이스와인이 국내에 론칭되어 많이 기쁘다. 앞으로 아스코니의 다른 와인들과 몰도바의 다른 아이스와인이 국내에 추가로 진출하기를 기대해본다. 참고로 아스코니 이외에도 현재 몰도바에서 아이스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와이너리는 라다치니(Radacini), 미니스 테리오스(Minis Terrios), 보스타반(Bostavan), 비나리아 딘 발레(Vinaria Din Vale), 샤토 바르텔리(Chateau Vartely), 카스텔 미미(Castel Mimi), 크리코바(Cricova), 크빈트(Kvint), 파우토르(Fautor), 푸카리(Purcari) 등이다.
WRITTEN BY 박찬준 (Chan Jun Park)
Wine Writer / Consultant / University Lecturer
Asia Director of Asia Wine Tr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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