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동 '세자매의 수다와 와인' 시스트로
방배동 '세자매의 수다와 와인' 시스트로(SISTRO)
봄을 알리는 꽃내음이 가득한 4월 마지막 주 어느 날, 아직은 시원한 방배동의 한 거리를 걷다가 발견한 퍽이나 괜찮은 이름의 매장을 발견했다. 최근에 와인을 마실만한 공간을 찾지 못했던 나로서는 꽤나 반가운 일이었다. 새로운 아지트가 될 예감을 가지고 오늘도 먹고 마시는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한다.
가게의 이름은 보다시피 ‘시스트로(SISTRO)’다. 뭔가 의미가 있을 듯하다. 역시나 알고보니 시스트로의 뜻은 시스터(Sister)와 비스트로(Bistro)의 합친 말이었다. 세 명의 자매가 함께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다.
메뉴판 가장 첫 장에 등장하는 문구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방배동 조용한 골목안 작은 집. 이곳엔 세자매의 수다와 와인 그리고 따뜻한 음식 한 그릇이 늘 함께 합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모던하고 심플하다. 테이블은 대여섯 정도이지만 작지만 알차고 분위기가 있는 느낌. 어느 면을 보더라도 와인색의 비치는 거울이 놓여 있어서 몽롱하면서도 차분한 느낌을 자아냈다. 나는 이 정도면 아주 훌륭한 인테리어라고 생각했다. 천장에는 시선을 잡아주면서도 허전하지 않게 하는 사각 구조물도 아주 좋은 포인트로 보여 진다.
우선, 배가 고프니 메뉴를 주문하도록 하자. 샐러드 하나, 파스타 두 개, 고기 메인 하나, 와인도 하나.
가장 먼저 주문한 음식은 ‘시스트로 샐러드’다. 시스트로의 이름을 달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상큼하고 신선한 샐러드이다. 상큼한 레몬과 식초베이스 소스의 이 샐러드는 아삭이는 채소는 물론이고 렌틸콩과 퀴노아로 식감을 살려주는 아주 기본에 충실한 음식이다. 게다가 그라나 파다노 치즈가 듬뿍 올라가서인지 풍미와 함께 너무 좋았던 음식이다.
이건 주문한 음식은 아니고 서비스로 나온 음식이지만 이름은 ‘트러플 아스파라거스’다. 아스파라거스를 아주 잘 구워서 너무 무르지도 않고 너무 설익지도 않은 굽기, 완벽하다. 무엇보다 트러플향이 진하게 배어있는 버터가 올라가 있는데, 구워진 음식의 온도에 자연스럽게 아스파라거스를 코팅하듯이 녹아들었다. 그걸 입에 집어넣은 나도 덩달아 녹아들었다.
이쯤되면 와인이 빠질 수 없다. 샐러드도 그렇고 아스파라거스도 그렇고 앞으로 먹을 음식도 전체적으로 잘 어울리는 와인이 되려면!! 오크 숙성한 부르고뉴 샤르도네가 딱일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등장한 ‘도멘 샹송 부르고뉴 샤르도네(Domaine Chanson, Bourgogne Chardonnay)’. 자 이제 본격적으로 먹고 마실 수 있게 되었다.
부르고뉴를 대표하는 샤르도네 품종으로 만들어진 이 와인은 약간의 오크숙성을 거쳐 시스트로 샐러드의 상큼한 맛과 더불어 그라나 파다노 치즈의 풍미까지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와인이었다. 게다가 트러플 향이 베어든 아스파라거스의 버터리한 질감과 풍미 또한 와인과 더욱 시너지 올라가는 매칭이 되어, 아주 기쁜 마음으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이제 파스타가 나올 차례인가보다.
파스타는 기본 중에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알리오 올리오와 쌍벽을 이루는 바로 ‘봉골레’다. 시스트로의 봉골레 파스타는 가리비와 모시조개, 바지락이 들어간 오일파스타다. 면은 스파게티면을 사용해서 만들었다. 적절한 간과 오일리한 풍미, 어패류에서 오는 감칠맛 아주 좋은 메뉴라고 할 수 있다. 이 매장 봉골레가 이 정도면, 다른 파스타도 믿고 먹을 수 있을 듯 하다. 그래서 또 하나 주문했다.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지만, 트러플 오일로 만들어진 크림을 이용한 풍기파스타로 추정된다. 펜네 파스타면과 오일리한 크림이 만나 아주 매력적인 크림파스타로 다가왔다. 면의 삶기도 알단테(Al Dente)로 질감이 아주 좋았다. 이미 와인이 없다. 큰일이다. 메인이 남아있는데...
마지막 음식은 역시 고기로 해야 하기에, ‘포크 스페셜’이라는 음식을 주문했다. 돼지고기의 연한 살코기부분은 라구스타일로 오랫동안 향신료와 여러 양념을 가미해서 익혀서 만든 부분과 그릴에 구운 폭립 부분으로 나뉘어서 한 접시에 올라온다. 여러 가지 음식의 질감과 맛을 표현해서 굉장히 새롭고 재미있는 음식이었다.
아무튼 총 다섯가지의 음식과 한 병의 부르고뉴 샤르도네로 아주 흡족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늘은 대만족!! 아 참! ‘시스트로’ 레스토랑은 이 당시에 가오픈이라고 하니, 이제는 정식오픈해서 새로운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방배동의 새로운 아지트가 필요하다면~ 팔로~ 팔로~ 팔로미!!
<시스트로 매장 주소>
서울 서초구 방배천로24길 25, 1층
전화번호 : 02-587-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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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센트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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