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로데오거리에 위치한 스페니쉬 펍 ‘클램(Clam) 범계점’
안양 로데오거리에 위치한 스페니쉬 펍 ‘클램(Clam) 범계점’
오랜만에 지인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이 먹고 싶은 날이 있다. 특히나 이쁘고 분위기까지 좋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 그래서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후배들과 함께 안양 로데오거리로 나섰다. 안양 로데오거리는 범계역 2번출구를 시작으로 쭉 이어져 있는 안양의 명물거리이다. 특히 이곳에 오면 확연하게 느끼는 ‘젊음’이 나를 반겨준다. 어딜가나 20~30대에 이르는 젊고 이쁘고 잘생긴 처녀, 총각들이 보인다.
잠시나마 그곳을 걷게 되면 나도 마찬가지로 젊어진 기분이 들어서 좋다. 한적과는 반대되게 이곳은 초저녁부터 새벽내내 시끌벅적하다. 한때 안양1번가가 이랬는데, 지금은 오히려 범계 로데오거리가 더 부산한 것 같다.
오늘은 안양 로데오거리에 새로 생긴 클램 범계점을 찾아 나섰다. 저번 강원도 원주점을 다녀온 후로 새로 생긴 따끈따끈한 곳이다. 역시 젊음이 그대로 느껴지는 곳인지, 벌써부터 자리가 빼곡하게 차서 앉을 자리가 마땅히 보이지 않았다.
클램을 다시 한 번 소개하자면, 클램의 모토는 ‘끊임없이 선택할 것이고, 끊임없이 집중할 것입니다.’이다. 음식과 음료를 팔고 수익을 올리는 것보다 새로운 문화에 대한 도전을 바탕으로 다양한 브랜드를 창출하고. 더불어 새로운 문화를 창출함을 목표로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더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곳인가보다.
오늘은 저녁7시에 후배들을 만났다. 사실, 조금 늦었다. 비도 오고 차도 막혀서 30분이나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화 한번 내지 않는 우리 후배님들께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
후배도 만났겠다. 본격적으로 식사를 해봐야지? 맛있는 식사로 늦은 죄를 조금은 만회해보고자 한다. 우선 요즘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나로서는 술이 약간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주문하게 된 ‘상그리아’ 이다.
‘상그리아’는 와인에 여러 가지 과일과 소다수를 넣고 차게 해서 마시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여름 칵테일이다. 스페인의 뜨거운 낮의 열기를 식히고, 파티의 열기를 더해줄 상그리아가 우리를 미혹한다.(네이버 푸드레시피에 나온다)
또한, 상그리아는 ‘상그리아 데 비노 로호’와 ‘상그리아 블랑코’로 대표적으로 나뉘는데, 상그리아 데 비노 로호는 레드와인으로 만들어 숙성시킨 칵테일이다. 스페인어로 ‘피를 나누어준다’는 뜻의 상그리아는 전쟁 중 생산된 질 낮은 와인을 마시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상그리아 비앙코는 레드와인이 아닌 화이트와인으로 만드는데, 전통적으로는 모스카토 품종의 와인을 사용해서 바로 마시는 프레시한 칵테일이다.
우리가 마신 상그리아는 ‘상그리아 데 비노 로호’. 피를 함께 나누어 마셨다.
그리고 몇 가지 음식을 주문했다. 일단 세명이다 보니, 각 1메뉴씩에 샐러드까지 곁들이면 좋을 것 같았기에 먼저 주문한 음식은 ‘수비드 닭 가슴살 샐러드’. 이건 꼭 먹어야 한다. 기본적인 닭 가슴살 샐러드는 많이들 즐겨보셨을거다. 하지만, 수비드한 닭 가슴살을 즐기게 된다면, 다른 닭 가슴살은 마치 고무타이어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수비드’란 조리법 중의 하나인데,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낮은 온도에서 오랫동안 익히는 방법이다. 밀폐된 비닐 봉지에 담긴 음식물을 미지근한 물 속에서 오랫동안 데우는 조리법인 것이다. 정확한 온도를 유지한채 많게는 72시간까지 데운다고도 하는데, 보통 육류는 60°C 전후로 익히며, 채소들은 좀 더 높은 온도로 데우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비드 조리법의 단점은 조리시간이 굉장히 길다는 것인데, 반면에 그것을 무색하게 만드는 장점은 바로 부드러움이다. 육류가 열을 받게 되면 수축하면서 단단해지는데, 수비드 조리법은 육류가 경화되어 단단해지는 것을 방지하여 부드럽고 육류 본연의 육즙까지 보존하게 되어 더욱 풍성하고 부드러운 질감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말이 길었지만, 정말 맛있는 샐러드였다. 각종 신선한 채소들과 상큼한 드레싱, 거기에 어울리는 부드러운 닭 가슴살까지… 클램에 방문하게 된다면, 꼭 즐겨봤으면 하는 메뉴이다.
다음으로 등장한 메뉴는 ‘연어 카르파치오’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생선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연어라고 대답할 것이다. 특유의 기름질과 풍미, 연어를 사랑해 마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연어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연어는 고지방 생선 중의 하나이다. 100g에 무려 161kcal이다. 200g만 먹어도 밥 한 공기와 같다. 그렇다고 이 맛있는 것을 안 먹을 수는 없지.
카르파치오는 익히지 않은 생 고기를 얇게 썰어 그 위에 마요네즈, 우스터 소스, 레몬주스로 신선하게 만들어 먹는 이탈리아 요리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다양한 카르파치오가 존재한다. 광어 카르파치오, 소고기 카르파치오, 참치 카르파치오, 요즘엔 하몽 카르파치오도 있다고 한다. 굉장히 신선한 전채요리로서 많이 활용되지만, 그 간편함과 어떤 술과도 어울리는 안주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특히나 연어 카르파치오에는 레몬제스트(레몬껍질)의 상큼한 시트러의 향과 함께 화이트 발사믹 비네거, 연어와 정말 잘 어울린다는 마요네즈 베이스의 소스, 케이퍼까지…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세번째 메뉴는 ‘볼로네즈 라구 라자냐’ 역시 이탈리아 음식 중의 하나이다. 볼로네즈란 지방의 명칭을 따온 말로 육류를 이용한 토마토소스를 만드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특히 라구라는 말은 오랫동안 고기를 끓여 스튜형태로 만들어 잘게 부순 고기를 이용한 소스를 나타내는데, 육류의 진한 맛이 우러나오는 파스타라고 할 수 있다. 라자냐 역시 파스타면의 일종으로 스파게티와는 달리 넓은 한 판의 형태를 가진 파스타이다.
진하고 질감도 느껴지는 음식, 거기에 위에는 정말정말이지 내가 사랑하는 모짜렐라치즈까지.. 다이어트만 아니라면 혼자서 한 접시는 그대로 비울 수 있었을 텐데 너무나도 아쉬운 음식이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음식은 ‘모듬 타파스’, 타파스는 간단하게 핑거푸드용으로 만드는 음식을 말하는데, 굳이 그런 걸 생각하지 않고 한 판에 즐기는 다양한 음식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통새우튀김 한마리와 속이 부드럽게 익혀진 오믈렛, 칵테일 새우와 가리비구이, 미니 카프레제 샐러드. 하몽을 얹은 바게뜨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본인은 다이어트 때문에 오믈렛과 가리비구이만 맛을 봤는데, 가리비 역시 너무 부드럽게 잘 익었고, 오믈렛도 입 안에서 부드럽게 속이 뭉글뭉글거리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이렇게 놓고보니 상이 오히려 작게 느껴진다. 물론 예전에 나였다면, 이 네 종류의 음식을 모두 혼자서 즐길 양이긴 하지만…. 이제 식습관의 변화를 줄 때가 온 것 같다. 넉넉한 양과 맛있는 술이 함께 하고, 무엇보다 편하고 즐거운 사람들과 있을 수 있다면, 그곳이 최고의 자리가 됨은 분명해 보인다.
아! 참고로 워낙에 사람들이 많다보니, 따로 예약은 받지 않는다고 하니! 이른시간에 방문해보도록 하자. 분위기있고, 맛있는 음식과 술을 찾고 있다면 꼭 방문해보기를 바란다.
오늘은 여기까지 아디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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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센트 편집부
Written by 곰 소믈리에
<클램 범계점>
주소 :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평촌대로 223번길 1층
전화 : 031-385-5887
영업 : 매일 16:00 ~ 03:00 연중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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