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마치
자그마치 ZAGMACHI
남들과는 다르게 남들보다 빠르게 움직여야 살아남는 카페.
다르고 다른 카페들을 제치고 에디터의 엄지를 가져간 공간을 소개합니다.
성수역 3번출구를 아시는지. 이름도 생소한 성수역, 굳이 갈 일 없는 이곳에 일요일 오후를 소비해도 아깝잖은 장소가 있습니다.
낯선 거리, 낯선 건물, 거주지도 회사촌도 아닌 애매한 길을 따라 걷다 보니 꽤 널찍한 주차공간이 들어선 건물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입구의 커다란 ‘Z’를 발견하고 나니 가슴이 설레더군요.
여깁니다. 주차장에 가득 들어찬 차가 보이시나요, 일요일 오후에 이게 웬일인가 싶었습니다.
창가 자리의 통유리를 가리는 차가 야속하더군요. 비록 보이는 것이라곤 검은색 아스팔트 일지라도 말입니다.
본격적으로 유명세를 탄다면 그나마 남아있던 주차장도 가득 차버리겠죠. 순간이나마 공간을 만끽하는 수 밖에요.
검은색의 묵직한 문을 밀어내면 드디어 ‘자그마치’의 내부가 펼쳐집니다.
자그마치의 첫인상 하나, 넓다. 둘, 꽃이 많다. 셋, 좋다.
해외 여행지에서 만날법한 카페랄까요, 발을 딛자 마자 다가오는 공간의 기운이 남달랐습니다.
아무렇게나 무심하게 걸쳐 놓은 조명, 가구, 그 사이를 가득 채운 생화가 늘 한결 같았던 일요일 오후를 풍족하게 메워줍니다.
유난히 감각적인 조명이 눈에 띈다 생각하셨다면, 잘 보셨습니다.
자그마치는 조명 디자이너 정강화 교수가 꾸린 공간입니다.
쇼룸의 역할을 하면서 카페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죠.
원래 이 곳은 인쇄공장이 돌아가던 곳이었습니다. 탁 트인 공간과 바닥, 천정에 높게 드러난 외벽들이 러프한 공장의 이미지를 연상케 합니다.
자그마치의 또 다른 이름은 ‘디지털 라이팅 랩’ 조명 연구소 입니다.
실제로 카페 중앙의 바 안쪽에 위치한 공간은 조명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자그마치는 평소에는 카페로 때로는 런칭행사장으로 또는 강연장소로 탈바꿈하는 등 다양한 공간활용에 능합니다.
에디터는 오늘만큼은 커피를 생략했습니다. 대신 선택한 ‘그린라이트’.
일하다 말고 이게 웬 썸이냐 하시겠지만 안타깝게도 음료 이름이라는 것을 말씀 드리면서
자, 이제 그린라이트를 마셔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곤 알쏭 달쏭한 맛에 곧장 직원에게 달려가 물었습니다. ‘그린라이트 안에 뭐가 들어 갔나요?’
봄보다는 짙은 여름보다 옅은 찬란한 초록 빛깔의 음료는 설탕의 달콤함과는 비교되지 않는 상큼함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사과와 케일이에요’ 아, 이 독소가 빠져나가는 기분이란. 오랜만에 카페인에 절어 있는 오장육부가 씻겨 내려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사이드 메뉴로는 이태원의 ‘글래머러스 펭귄’에서 공수해온 케익이 준비 되어있으니, 성수동 핫플레이스에서 이태원 핫플레이스의 맛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핫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핫해질 그곳, 자그마치였습니다.
자그마치 Zagmachi
성동구 성수이로 88
월-금 11-22
토-일 12-23
+
EDITOR HYUNIM KIM
DESIGNER SUNYOUNG KIM
등록된 코멘트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