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자면, 가지 마세요
솔직히 말하자면, 가지 마세요
이게 무슨 소리냐,
사실 저만 알고 싶거든요.
이곳은 북적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
에디터의 진심을 토로하며 오늘의 공간을 소개합니다.
도산공원에 위치한 <맨메이드 우영미(MANMADE WOOYOUNGMI)>.
입구의 커다랗고 묵직한 문은 영화 <킹스맨>의 테일러샵을 연상케 합니다.
눈이 즐겁습니다. 오감이 살아 숨쉬는 듯한 기분에 에디터는 잠시 숨을 고르고 시간을 천천히 흘려 보냈습니다.
책상에 붙어있으면 절대 나오지 않을 아이디어매핑을 어느새 냅킨에 끄적이고 있을 정도로 이 곳은 제게 환기를 주었습니다.
인스퍼레이션. 영감을 얻기에 아주 만족할만한 시간이었습니다.
탁 트인 내부, 시멘트의 회백색과 새 하얀 벽 그리고 유리창으로 부서지는 햇살이 사고를 가로막는 장막을 모두 걷어내 주었습니다.
이 날 저는 오랜만에 통쾌함을 느꼈습니다.
시원시원한 공간 활용, 필요한 것 외에 아무것도 두지 않았지만 몇 발자국 뒤에서 지켜본 이곳은 꽉 차있었습니다.
숨은 디테일과 섬세한 디자인. 공간이 제게 준 영감이 이토록 컸기 때문에 카페라고 부르기가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총 5층으로 이루어진 MANMADE WOOYOUNGMI의 건물은 1층이 없습니다.
커다랗고 묵직한 문을 열면 바로 계단이 이어져요. 높다란 계단의 간격과 회백색 컬러, 그 이미지가 주는 공간감에 압도 됩니다.
그렇게 2층부터 공간이 시작됩니다.
‘맨메이드 스퀘어&카페’는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 전시 공간이자 카페입니다.
오픈키친에서 준비한 커피와 차, 그리고 디저트류를 화사한 채광 아래서 맛볼 수 있어요.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뛰어난 색감의 조명은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입니다.
벽의 반절을 차지하는 커다란 창문으로 투과되는 빛 줄기는 눈의 피로를 덜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높은 천장의 하얀 구조물 그리고 통유리로 보이는 파란 하늘이 시공간을 초월케 합니다.
발 붙인 곳이 서울이라고는 누가 일러주지 않는 이상 꿈에도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지금 맨메이드 스퀘어에는 초여름 빛을 담은 예쁜 감성의 그림이 걸려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작가 ‘크리스토프 슈미트베르거’와 함께 진행한 2015 봄/여름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자연주의적인 구상회화로 주목 받고 있는 슈미트베르거는 나르시시즘, 아름다움, 젊음을 주로 다룹니다.
슈미트베르거는 이번 2015 봄/여름 캠페인을 위해 회화작품 3점을 그렸습니다.
‘The Return’(유화, 56x83cm)의 수영장에서 유영중인 남자는 우영미의 의상을 입고 떠 있습니다.
양팔을 벌린 채 아무런 표정 없이 유유히 물 위의 자신을 즐깁니다.
우영미 디자이너의 2015 봄/여름 컬렉션 테마는 ‘느긋함’입니다.
자유롭게 삶을 즐기고 햇빛이 내리쬐는 해변에서 끝이 없어 보이는 나날을 보내는 남자의 일상이라는 콘셉을 갖고 있습니다.
자연 요소뿐만 아니라 작품 속 인물이 입고 있는 의상 역시 그렇습니다.
탱크탑, 루스한 티셔츠, 오버사이즈 스웨트 셔츠 그리고 걷어올린 소매가 느긋한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계단으로 이어지는 3층과 4층은 우영미 파리컬렉션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클래식한 갤러리의 분위기를 띠고 있어 컬렉션을 작품처럼 감상하기 좋습니다. 이어서 5층은 SOLID HOMME의 매장입니다.
디자이너 우영미의 도시적 감성과 절제된 디테일이 가미된 26년 전통의 남성 브랜드 SOLID HOMME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어요.
한국의 대표 남성복 디자이너로서의 감각과 취향,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입구에서부터 철저히 모든 공간을 메우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쌓아온 그녀의 커리어와 그녀가 자신의 브랜드에 갖는 마음을 공간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이 공간만큼은 저만 알고 싶다는 욕구가 물밀 듯 밀려옵니다.
제게는 그만큼 이로운 곳이었어요. 날이 좋으면 날이 좋아서, 비가 오면 비가 와서 찾고 싶은 곳. 멘메이드 우영미 였습니다.
MANMADE WOOYOUNGMI
강남구 선릉로 153길 35
02.548.8897
Open everyday 11am-08pm
Valet parking is avail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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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HYUNIM KIM
DESIGNER SUNYOUNG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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