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케이크
인스타그램 속 사진들을 보면 참 감각있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햇살과 공간과 오브제의 적절한 구도를 자기만의 스타일로 담아내는 거죠.
오늘은 유난히 자주 등장하는 인스타그램 속 공간을 찾았습니다.
MK2는 오롯이 카페만 운영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문을 여는 순간 여느 카페와는 조금 다른 인상을 느끼셨다면 날렵한 눈썰미를 가졌다 자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곳 MK2의 가구는 모두 유명 디자이너들의 작품입니다.
우리는 이 감각적인 테이블을 마음껏 만져보기도 하고 아무렇게나 걸터앉아 티타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정사각형의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그다지 좁다 느끼지 못하는 데는 이곳이 공간으로서 가지는 두 가지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높은 천장과 전면의 통 유리. 이 두 가지만으로 빈티지한 가구와 함께 공간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냅니다.
이 날은 가는 빗발이 끊임없이 내리던 주말 오후였습니다.
입구 전면의 통유리로 보이는 흰 담벼락과 그 위로 쑥 올라온 기와, 흩날리는 빗발의 삼중주가 오묘한 운치를 자아내고 있었습니다.
카페에 앉아서 차를 마시는데 기와집이 보인다니요. 이곳이 서촌임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른 오후부터 이미 많은 손님들이 가득 찬 탓에 어쩔 수 없이 조금 기다려야 했습니다.
테이블을 고를 여유가 없었기에 안내 받은 자리로 향했지만 의자에 앉자마자 이내 곧 카메라를 꺼내 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잿빛의 테이블과 설탕용기 그리고 벽뿐인데 한 장의 사진이 완성된 거죠. 과연 앵글 속 공간은 장면마다 각기 다른 사진이 되었습니다.
엠케이투의 진가는 플레이팅에서 발휘됩니다. 차와 케잌을 주문하자 빈티지한 컬러와 패턴의 접시가 준비 되었습니다.
다른 패턴, 다른 컬러이지만 이질감 없이 잿빛 테이블 위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이런 게 빈티지의 매력이 아닐까요.
공간을 채워내는 엠케이투 곳곳의 디테일은 찾아낼 때마다 감성을 건드려줍니다.
차 맛 또한 입가에 미소를 드리워 줍니다. 공간 못지 않게 한 모금 한 모금에서 맛의 디테일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프렌차이즈 카페의 커피 맛에 길들여져 있던 입맛에 비로소 봄날이 찾아 온 듯, 진한 풍미의 커피는 천천히 마시는 즐거움을 선사 했습니다.
이 날 찾은 엠케이투에서의 차 한 잔으로 하루걸러 등장하는 인스타그램속 공간의 인기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방문은 햇살 좋은 낮으로 결정했습니다. 그 날은 부드러운 비엔나 커피를 마셔볼까 해요.
부디 창가 테이블을 차지할 수 있길.
MK2
경북궁역 3번 출구
종로구 창성동 122-2
11AM to 11PM
02-730-6420
+
EDITOR HYUNIM KIM
DESIGNER SUNYOUNG KIM
등록된 코멘트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