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준이 만난 사람들(1) – 샤토미소의 안남락 대표

2021.05.06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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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준이 만난 사람들(1) – 샤토미소의 안남락 대표

마음이 깨끗해야 와인을 잘 만든다

 

그와의 만남은 늘 즐거움이다언제나 미소를 한 가득 얼굴에 담고 있기 때문이다게다가 선한 충청도 사람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말투는 금년 3월에 환갑을 맞이한 사람답지 않게 여전히 순수하다옆에 자리를 함께 한 미모의 사모님과 함께라면 더욱더 미소가 가득하다그러나 그의 눈매는 날카롭고 예사롭지 않다와인에 대한 열정과 인고를 견디어 온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바로 영동에 있는 도란원의 안남락 대표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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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너리 이름이 원래 도란원이지만 샤토미소(Chateau Meeso)로 더욱 알려져 있다사실 샤토미소는 브랜드 네임이다도란원은 도란도란에서미소는 세상에 미소를 가득 채우기 위해서 만든 이름이다안남락 대표의 말에 의하면 미소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말이라고 한다교회에서 한 달에 한번씩 새로운 신자를 데려오면 신자의 영혼이 미소 짓는 날이라고 말하는 것에서 브랜드 네임을 착안했다고 한다원래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미소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일부러 웃으려고 노력했다고 한다그래서 이제는 브랜드와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한다.

 

나중에 도란원과 샤토미소의 이름을 통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다묻지는 않았지만 틀림없이 샤토미소로 통합될 것이라고 내가 짐작했다안남락 대표의 부부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도란원도샤토미소도 와인메이커의 부부의 이미지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누구나 하게 된다또한 안남락 대표는 빨간 바지와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빨간 바지를 입은 와인 만드는 안남락그가 다른 색 바지를 입고 모임이나 행사에 나가면 왜 빨간 바지를 안 입었느냐고 물어볼 정도로 빨간 바지는 그의 상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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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말에 도란원을 방문했다이날도 그는 빨간 바지를 입고 있었다소고기 로스구이와 함께 저녁식사로 준비한 쌈장이 너무나 맛있었다거기에는 이유가 있었다원래 군대에서 제대한 후 청주에서 커튼 인테리어 사업을 했고 이어서 쌈밥집을 운영하게 되었다고 한다쌈밥집을 운영할 때 쌈장이 맛있기로 유명했다고 한다. IMF 때 결국 부채만 가득 안고 영동으로 귀농했다디저트로 나온 찐 땅콩은 특이하게도 맛있었다이러한 새로운 시도가 와인에서도 접목되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영동 토박이인 안남락 대표는 2001년부터 포도농사를 시작했다솎은 포도로 와인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것이 그의 와인양조 역사의 시작이다. 2005년에 영동이 포도 와인 특구로 지정되었고, 2008년에 영동대학교(현재의 유원대학교)에서 와인아카데미를 다니며 와인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으며한 때는 부부가 함께 서울에 있는 김준철 와인스쿨도 다녔다마침내 2010년에 주류면허를 취득하게 되었다. 10평의 창고에서 2,000만원을 투자한 설비로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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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식의 양조 장비를 갖춘 지금의 셀라 모습>

  

안남락 대표의 성공은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2013년부터 상복이 터졌다그 해에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과실주 분야 대상을 받았다고 한다그로부터 5년 후인 2018년에 약 300종이 출품된 과실주 분야에서 다시 대상을 받았다이것이 그의 가장 큰 자랑이다. 2018년 이 상을 받게 된 소식을 대전에 납품하러 가는 도중에 들었다고 한다바로 차를 세우고 만세를 불렀다고 한다너무나 기분이 좋아서 180만원어치 와인을 납품하면서 50만원을 할인해주었다고 한다이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아주 환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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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는 매년그러니까 금년까지 6년 연속 국제와인품평회인 아시아와인트로피에서 입상했고금년에는 Best Producer Korea라는 특별상까지 수상하게 되었으니 이제 샤토미소를 대한민국 최고의 와이너리라고 서슴없이 말할 수 있을 것이다또한 금년에 영동의 여포농장과 더불어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되어 2년 동안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게 되었다현재까지 선정된 찾아가는 양조장은 전국에 38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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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와인트로피 2019 Best Producer Korea 상장을 들고 필자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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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준비해 간 와인을 마시며 우리의 대화는 끝을 모르게 이어졌다가을의 밤은 깊어만 갔다여포농장의 여인성 대표가 합류해서 분위기가 더욱 좋아졌다서로 경쟁자이면서도 사이 좋은 동료이고 형동생 하는 사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사모님이 안주로 준비해 준 오리고기와 찐 땅꽁청포도 알렉산드리아의 맛이 우리 세 명의 대화를 더욱 즐겁게 만들었다내가 물었다그의 양조철학이 무엇이냐고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마음이 깨끗해야 와인을 잘 만듭니다그리고 늘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죠.”

 

나와 대화 중에 누군가에게서 전화가 왔다안남락 대표는 술은 좋아서 해야지 돈 따지면 안돼.”라고 말하는 것이었다이 말에서도 그의 철학을 알 수 있었다.

 

샤토미소는 일년에 750ml 병을 기준으로 약 30,000병을 생산하는 와이너리로 그 규모가 성장했다그 중에서는 100% 캠벨로 만든 로제 스위트 와인이 가장 잘 판매된다고 한다한국와인의 대중화를 위해서 소비자 가격 13,000원의 레드 스위트 미소 27’를 출시한 것이 매출에 큰 효과를 본다고 한다한국와인은 비싸다는 인식을 깨고 싶어서 그렇게 가격을 책정했다고 한다영동와인터널이 생긴 후 고정적으로 판매되는 와인의 양이 늘어나 행복해 하는 모습이다작년부터는 외식분야에 종사하던 딸이 합류해서 사업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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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토미소 로제 스위트>

  

2018년에 약 2억을 투자해서 40평 건물의 음식점을 와이너리 부지 내에 만들었다사전에 단체예약을 한 사람들에게만 음식을 제공하는 이곳에는 전국의 농업기술센터에서 벤치 마킹을 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영동에서 농가의 모습을 보면서 식사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강추하고 싶은 곳이다사모님이 뜨개질로 와인 병 위를 장식한 다양한 모자가 반갑게 손님을 맞이한다돈까스함박 스테이크생 오리 두루치기훈제 오리구이를 먹으며 샤토미소의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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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내에 있는 각종 상장과 이에 해당하는 와인들>

  

여인성 대표가 자리를 뜬 후 특별한 과실주 2종을 맛보았다조만간 출시할 새로운 상품이다이 상품의 출시와 더불어 안남락 대표는 우리나라 과실주의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이라고 생각했다다음날 아침 샤토미소를 떠나는 내 마음은 맑은 가을의 하늘처럼 유쾌했다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다한국와인에 관심이 적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고 우리나라 와인농가의 미래가 장밋빛일 것이라고 생각했다다만 잊어서는 안 된다얼마나 많은 땀과 새로운 시도에 대한 불안감에 육체적으로정신적으로 고생을 했는지를이제는 미소만 가득한 와인농가이기를 바란다샤토미소!

 

+ WRITTEN BY 박찬준 (Chan Jun Park)

Wine Writer / Consultant / University Lectur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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