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여기에서

2021.05.01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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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여기에서

우리는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특정 장소를 찾는다.
그게 자기만의 방이든, 즐겨 찾는 카페이든, 낯선 여행지에서이든.
그러나 정리하려던 그 생각이라는 것이 급하게 내리던 버스 정류장에서 혹은 
방금 계산을 마치는 순간과 같이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불현듯 찾아오지만 말이다.
오늘 에디터가 소개할 공간은 ‘이곳이라면 충분하지 않을까’ 기대를 품게 하는 그런 곳이다.






하필 비가 내린다. 장마철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날이 오늘은 아니기를 바랐건만 밖으로 나서자마자 실내 수영장을 방불케 하는 습한 공기가 훅 끼친다. 
그렇게 물기 가득 머금은 공기를 헤치고 무작정 경복궁역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비 오는 날의 경복궁 운치를 본 기억이 있으신지. 원래의 목적지로 향하기 전 잠시 들러본 궁의 자태는 의외로 충격적이었다. 
기개 높은 광화문의 선과 건물의 빛깔을 올려다 보자니 얼굴로 쏟아지는 빗발 따위 중요한 게 아니었던 것이다. 그 아래 둥근 아치형 입구 너머로 멀리 보이는 경복궁의 위엄이란. 
오늘 소개할 공간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꼭 궁을 함께 찾아보시길 권한다.

그래서 오늘 찾은 이곳은, 그러니까 앞서 운을 떼었듯 ‘이곳이라면 아마도’라는 기대를 품게 하는 사색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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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의 정체성이 너무 다양하면 인테리어 역시 중구난방이 되기 쉽지만 이곳은 어떤 메뉴든 공간과 금새 어울리는 흡수력을 갖고 있다.
싱가포르식 토스트인 ‘카야 토스트’를 향긋한 커피와 곁들여도, 군침을 돌게 하는 큼지막한 팬케익도, 시원한 맥주와 분위기 있는 와인도 어느 하나 융화되지 않는 것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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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똑똑한 공간분할이 마음에 든다. 널찍한 가운데 홀은 커다란 나무 바로 만들어 단체석을 마련했고, 그 양 사이드에 충분한 여유를 두고 테이블을 놓았다. 
여기에 충분히 높은 천장이 분위기를 한층 깊이 있게 만들어 준다.
붉은 벽돌과 목조로 이루어진 기다란 이 건물은 지극히 한국적인 경복궁 곁에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오히려 원래 한국의 건축물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융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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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을 지나면 좀 더 깊숙한 안쪽에 잠이 들지도 모를 만큼 안락한 소파자리가 있다. 옛 목조 주택의 그것과 같은 익숙한 옛 창문을 끼고 오른편에는 붉은 벽돌로 공간을 분할하는 파티션이 있다. 
일찌감치 이곳을 찾는 손님이라면 한층 더 프라이빗하고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똑똑한 공간 분할은 야외테라스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중앙 홀의 통유리 너머 소담하게 놓여있는 2인용 테이블을 보자마자 늦여름에서 초가을 무렵의 밤, 이곳에서 마시는 와인이라면 한 모금에도 충분히 취해버리고 말 것 이라는 기시감이 느껴진다.
이곳은 그러니까 어쩌면 생각을 정리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마련된 공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쩐지 연인보다는 오랜 벗과의 묵은 이야기를 나누기에 더할 나위 없는 코피티암의 정취에 잠시 감각을 맡겨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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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코피티암 

종로구 자하문로4길 7
10AM-23:30PM
070.7670.8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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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HYUNIM KIM

DESIGNER SUNYOUNG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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