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월드 와인

2021.05.03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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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앙 공장장 출신 소믈리에 ‘김준철’의 와인이야기/
‘열다섯 번째’

뉴 월드 와인



우리가 와인을 공부하는데 어렵고 힘들게 하는 와인 법(등급 규정)이라는 것은 와인의 역사가 오래된 유럽에만 있다. 유럽에서도 프랑스, 이태리, 스페인, 포르투갈 등의 라틴 문화권은 AOC, DOC, DO 등으로 비슷하게 고급 와인 등급을 구분하고 있다.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의 게르만 문화권은 그 나름대로 비슷하다.

그러나 뉴 월드 즉 미국, 칠레, 아르헨티나, 호주, 남아공 또 아시아는 유럽과 같이 와인 역사가 오래 되지도 않았고 대중화도 늦었기 때문에 와인 법(등급 규정)이라는 것이 없다. 뉴 월드에서 처음 와인을 생산한 사람들은 유럽에서 이민 온 포도 재배자들로 출신 나라가 다양하다 보니 와인 문화가 대중화되지 않은 신대륙에서 굳이 어려운 유럽의 와인 법을 도입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미국과 다른 뉴 월드 와인의 규정은 비슷하기 때문에 미국 와인에 관한 규정을 알게 되면 남미, 호주, 남아공과 아시아 등의 나라에도 응용이 된다. 미국에는 등급을 규정하는 복잡한 법이 없고 간단한 규정이 있으므로 이 규정과 그 외에 몇 가지를 참고로 알면 된다. 

아주 최근에 와서 미국 등 와인 생산국에서 유럽과 비슷한 원산지나 빈티지에 관한 규정을 만들었으나 이것은 와인의 등급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원산지 등의 표기 방법이다.

첫째, 와인 등급에 대해서 알아보면 Varietal Wine(고급 와인)과 Generic Wine(대중 와인)으로 구분한다. Varietal Wine은 품종 와인이라고 말하며 단일 포도 품종을 사용해서 와인을 만들었다는 뜻이며 상표에 사용된 포도의 품종 이름을 기재한다. 주 별로 100% 그 품종만 사용해야 하는 곳도 있고 70-80% 이상을 그 품종을 사용하고 일부 다른 품종을 사용하고 있는 곳도 있다. 미국에서는 단일 품종 와인(Varietal Wine)을 고급으로 인정하고 있다.

몇 품종을 섞어 만든 와인인 Generic Wine(대중 와인)은 중저가로 판매되고 있다. 미국의 고급 와인을 알려면 당연히 포도의 품종을 알고 있어야 한다. 와인을 만드는 양조용 포도도 종류가 너무 많아서 다 알기는 어려우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을 만드는 품종은 그렇게 많지 않다. 참고로 기억해둘 만한 유명한 양조용 포도 품종을 소개하겠다.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품종은 샤르도네, 리슬링, 소비뇽 블랑, 모스카토, 피노 그리 등이고, 레드 와인을 만드는 품종은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피노 누아, 시라, 진판델, 산지오베제 등이다.

미국에서는 회사별로 이 품종 와인을 다시 몇 가지의 브랜드로 구분을 해서 가격 차이를 두는 일이 많다. 회사별로 가장 좋은 위치와 방향과 경사도를 가진 포도밭에서 생산된 포도로 만든 포도로 만든 와인과 그보다 못한 포도밭에서 생산된 포도로 만든 와인 등으로 구분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로버트 몬다비 와인 회사의 경우 나파 밸리에서 생산된 와인을 가장 좋은 나파 브랜드로, 그 다음으로 Woodbridge 브랜드, 다음 Private Selection 브랜드 등으로 구분해서 각 브랜드 별로 품종 와인들이 따로 있다. 프랑스 보르도 샤토들이 샤토 와인, 세컨드 와인과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알아두어야 할 것은 숙성 방법에 따라서 고급을 구분하고 있다.
양조장에서의 와인 숙성에는 탱크 숙성과 오크통 숙성이 있는데 오크 숙성한 와인을 고급으로 인정한다. 오크 통에서 숙성한 와인은 상표에 oak aged 혹은 reserve 라는 표현을 한다. reserve 표기가 없는 와인들보다는 고급이라고 볼 수 있다. 칠레 등의 스페인어 권에서는 reserva, gran reserva 등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셋째, 몇 가지 품종 와인을 블랜딩해서 고급으로 비싸게 판매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와인은 당연히 generic wine으로 저가의 와인이어야 한다. 그러나 블랜딩을 하되 보르도 품종을 보르도 식으로 블랜딩했다고 하면서 고가로 파는 것이 있다. 오퍼스 원(Opus One)이라는 와인은 블랜딩을 하였으나 보르도 식 블랜딩이라고 해서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 이런 보르도, 메독 식의 블랜딩을 하고 비싸게 파는 와인이 앞으로도 많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와인은 호주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는데 호주에서는 보르도 품종이 아니라 론이나 다른 지역 품종으로 블랜딩해서 고가로 판매하는 경우가 있다. 

넷째, Cult Wine이라고 하는 아주 고가의 와인들이 있다. 
프랑스 보르도에 그랑 크뤼 클라세 샤토 와인들과 같이 아주 비싼 와인들이 미국에도 있다. 당연히 미국에는 그랑 크뤼 샤토가 없다. 그렇지만 가격이 그랑 크뤼에 못지 않은 와인들이 상당수 있다. 미국에서는 이런 와인들을 Cult Wine 이라고 한다. Araujo Estates, Bryant Family Vineyards, Ch. Montelena, Colgin Cellar, Dalla Valle Vineyards, Grace Family Vineyards, Harlan Estate, Schrader Cellars, Screaming Eagle, Sine Qua Non, Shafer 등이 Cult Wine이며, 미국 최고가의 와인인 Screaming Eagle이 소매가로 $ 1,500, 기타 와인들이 $ 500 정도들이다.

국가별로 이런 최고가의 와인들을 몇 개씩은 가지고 있다. 호주에는 Grange, 칠레에는 Chadwick, Almaviva, Sena, Don Melchor, Montes Alpha M, 아르헨티나에는 Zapata Estiba Reservada, Rutini Felpe 등이 있다. 컬트 와인들은 와인의 품질보다 생산 회사의 브랜드 가치 때문에 고가로 판매된다. 이런 현상은 생산자와 소비자들의 이해가 맞아 떨어져서 생기는 현상이다. 어떤 좋은 와인이 한 병에 75불에는 잘 안 팔렸는데 가격을 125불로 올리니까 물건이 달릴 지경으로 잘 팔렸다고 한다. 소비자들 중에서는 고가의 와인을 원하는 층이 있기 때문에 이런 와인들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상과 같이 미국을 포함한 뉴 월드 와인의 법은 유럽 와인 법보다 간단하다.

참고로 필자가 미국 등 신대륙 와인을 구입하는 2 가지 원칙을 알려드리면,
1. reserve 혹은 gran reserve 와인을 고른다. 
2. 알코올 도수가 13.5 이상을 고른다. 
* 1번의 와인은 오크통에 숙성한 좋은 와인이라는 뜻이다.
* 2번의 와인은 당도가 높고 잘 익은 포도를 수확해서 만든 좋은 와인이다. 특히 이런 와인들을 세일을 한다면 당연히 사다가 두고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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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마주앙 공장장 출신/ 소믈리에 김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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