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Blends가 무슨 와인이지요?
마주앙 공장장 출신 소믈리에 ‘김준철’의 와인이야기
‘열여덟 번째”
Red Blends가 무슨 와인이지요?
근래에 와서 미국에서는 red blends 와인에 관심들이 많다. 양조용 적포도 품종으로 와인을 만든 후에 와인들을 블랜딩해서 만든 것을 red blends 와인이라고 말한다. 블랜딩한 레드 와인은 미국에서 기존에 이미 많이 생산되고 있다. 그런데 새삼스럽게 말하는 red blends 와인은 또 무엇인가? 기존의 블랜딩한 레드 와인과 red blends 와인은 어떻게 다른 것인가? 한마디로 말하면 비슷하지만 다르다.
미국의 와인 등급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즉 품종 와인(varietal wine)이라고 하는 고급 와인과 일반 와인(generic wine)이라고 하는 대중 와인의 2 가지 등급이 있다. 단일 품종으로 만든 품종 와인은 고급으로 그리고 몇 품종을 블랜딩한 것은 대중 와인으로 구분하는 것은 미국 등 신대륙 국가들에서 사용하고 있는 와인 등급의 구분이고 유럽에서는 나라별로 각각 다른 와인 법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와인 등급을 조금 자세히 설명하겠다.
** 품종 와인(Varietal Wine)
까베르네 쇼비뇽, 메를로, 삐노 누아, 진판델, 시라, 샤르도네, 쇼비뇽 블랑, 리슬링 등의 단일 포도품종으로 만든 와인을 말하며 이들 와인은 사용한 포도품종의 이름을 상표에 기재하며 이 품종 와인은 고급 와인으로 고가로 판매되고 있다.
** 대중 와인(Generic Wine)
한 가지 포도 품종으로 와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포도 품종의 와인을 블랜딩해서(섞어서) 만들고 상표에는 품종 명을 적을 수 없어서 회사별로 나름대로 만든 이름을 붙이며 대중적인 와인으로 저가로 판매되고 있다.
미국 등 신대륙 국가들에서는 이런 두 가지의 와인 등급을 잘 유지해 오고 있다. 고급 등급의 품종 와인은 변동이 없다. 그러나 아래 등급인 generic wine 등급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있다. 즉 기존의 블랜딩 와인인 generic wine은 그대로 있으나 따로 몇 가지 품종을 블랜딩하여 와인을 만들고(generic wine으로 구분되어야 하나) 좋은 적포도 품종으로 또 잘 익은 포도로 와인을 만들어서 블랜딩한 red blends 와인이라고 부르면서 generic wine 과는 다르게 별도로 등급 구분할 것을 주장하고 나섰다.
소비자들은 같이 블랜딩하는 와인이면서 비슷해 보이는데 두 종류 와인의 다른 점이 무엇이냐 하면서 혼동스러워 하고 있다. generic wine도 적포도로 만든 와인의 블랜딩이고, red blends도 적포도로 만든 와인을 블랜딩한 것인데 뭐가 다르기에 generic 와인은 저가로 팔고 red blends은 그보다는 조금 비싸게 중가로 파느냐? 불평하는 것이다. red blends 와인이 미국의 와인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커지고 있고 이런 추세는 뉴월드 와인 전체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이 되기 때문에 여러분들께서는 확실하게 그 차이점을 알아두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A. 대중 레드 와인(generic red wine)은 대체로
1. 포도품종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최고의 품종이 아닌 품종일 가능성이 있다.
2. 자연환경은 포도 재배에 아주 좋은 환경은 아니다. 즉 너무 더워서 당도는 잘 올라가나 산도가 너무 낮아지거나 혹은 너무 빨리 익어서 컬러가 옅은 포도를 수확하여 품질 좋은 와인이 될 수 없다.
3. 저가 와인 시장에서 판매해야 하므로 와인은 가능한 싸게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오크통에 숙성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고 탱크에서도 짧은 기간 숙성한 후에 병에 담는다.
4. 병도 대체로 가벼운 병에, 마개도 비싼 코르크 마개는 사용할 수 없어서 플라스틱 코르크나 혹은 코르크를 파쇄하여 접착제로 붙여서 성형한 것이 대부분이고 마개를 아예 스크류 캡으로 하는 경우도 많다.
5. 750 ml 와인 병이 아니라 2리터, 3리터 혹은 그 이상의 큰 유리 용기에 담거나 bag in box 라는 카튼 박스 속의 알루미늄 호일 백에 와인을 담는 경우도 있다.
6. 상표에 품종 이름을 기재하지 못하므로 회사별로 적당한 브랜드를 만들어서 붙이는데 포도품종 비슷한 이름을 붙여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경우도 있다.
generic wine은 결국 제대로 잘 익지 않은 포도로 와인을 만드는데 어떻게 하든 원가를 줄여서 싼 가격으로 시장에 내어놓은 와인으로 와인 숍에서 가장 저가로 판매되는 와인은 대부분이 이 generic wine 들이다.
B. red blends 와인은
싼 포도와 저렴한 양조 비용으로 만든 generic wine과는 상당히 다르다.
1. 세계적으로 유명한 포도 품종으로 와인을 만든다.
2. 자연환경이 포도 재배에 적합한 곳에서 포도를 생산하여 잘 익은 포도로 와인을 만든다.
3. 양조도 비용을 많이 들여서 와인을 양조한다. 발효와 숙성 기간 중에 마세라숑을 충분히 해서 컬러와 타닌이 많은 좋은 와인을 만든다. 오크 통 숙성을 한 경우 고급 와인에 있는 오크 숙성향을 느낄 수 있다.
4. 병에 담을 때에도 품질이 좋은 병을 사용하고 마개도 좋은 코르크를 사용한다.
5. 상표에는 red blends 라는 표기를 하고 사용된 포도품종 명들을 기재한다.
red blends 와인은 레드 포도 품종들을 블랜딩을 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그러나 red blends 와인은 상당히 잘 익은 포도들을 블랜딩하므로 와인의 품질 면에서 generic wine과는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중가로 판매된다.
C. 최고가의 블랜딩 레드 와인
블랜딩 와인에는 앞에서 말한 저가의 generic wine과 중가의 red blends 와인만 있는 것이 아니고 고가의 블랜딩 와인도 있다는 것을 알기 바란다. 회사에서 가장 좋은 위치에 있는 포도밭에서 아주 좋은 품종의 포도를 가장 잘 익은 상태에서 수확하고 마세라숑을 제대로 하고 오크 통에 오래 숙성하여 최고급 와인으로 만드는 것도 있다.
예를 들면 Opus One 같은 와인이다. 이 와인은 까베르네 쇼비뇽과 메를로를 블랜딩한 것이다. 미국 최고의 와인 산지인 나파 밸리에서 프랑스 보르도 포도 품종을 재배해서 가장 잘 익은 포도로 와인을 만들고 보르도 스타일로 블랜딩하였다고 해서 generic wine도 아니고 또 red blends도 아닌 미국에서 최고급 와인이라고 하면서 아주 비싸게 팔고 있는 레드 블랜딩 와인도 있다. 앞으로 회사별로 심혈을 기울인 최고의 블랜딩 와인들이 최고가로 많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시 정리하면 과거에는 블랜딩한 와인은 등급으로 대중 와인인 generic wine으로 구분하였다. 그러나 와인 시장의 변화에 따라서 generic wine 보다는 조금 더 잘 익은 포도로 블랜딩한 와인이 나타났는데 그것이 red blends 와인이고 가격대는 중가 정도이다.
개혁적인 와인 메이커가 회사의 포도원에서 생산한 포도 중에서 가장 좋은 포도로 보르도 와인 비슷하게 마세라숑을 충분히 하고 또 오크 통에도 오랫동안 숙성시켜서 블랜딩한 최고급의 와인을 만들었다. 이런 와인들은 와인의 등급상 고급인 품종 와인(varietal wine)들보다 더 고가인 경우가 많다. generic red wine, red blends, 보르도 타입으로 블랜딩한 최고가의 레드 와인 등의 3 가지 블랜딩 와인의 차이점을 잘 이해하기 바란다.
WRITTEN BY 마주앙 공장장 출신/소믈리에 김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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