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크 마개 뽑기가 왜 이렇게 힘들어?
코르크 마개 뽑기가 왜 이렇게 힘들어?
가정에서나 여러 모임에서 와인 병의 코르크 마개를 직접 따 본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힘든 작업을 경험해 본 일이 있었을 것이다. 와인 병의 캡슐을 제거하고 코르크 스크류의 끝을 코르크에 꽂고 조심스럽게 뽑아보지만 코르크의 중간이 뚝 부러져서 절반쯤은 올라오고 나머지는 병 속에 그냥 남아있다. 코르크 스크류를 더 천천히 조심스럽게 어떻게 해보지만 코르크 부러진 놈은 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다. 신경질이 나서 젓가락으로 부러진 놈을 쑤셔 넣고 코르크가 와인 위에 둥둥 뜬 상태에서 와인을 따러 마시는데 정말이지 기분이 좋지 않다.
“왜 코르크 마개가 잘 안 빠지는 거야? 공장에서 작업하는 놈들 이따위로 밖에 못 만들어?” 하고 불만을 토로했을 것이다. 코르크 마개가 잘 나오지 않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첫째, 코르크 마개의 자체 결함으로 부러지는 놈이 있을 수 있다. 코르크는 코르크 나무의 껍질로 만든 것으로 코르크 마개를 자세히 보면 코르크 마개가 깨끗하지 않고 흠집이 많다. 이 흠집은 나무껍질에 살던 작은 벌레 등이 살던 곳으로 또는 어떤 이유로의 크랙 등으로 생긴 것이다. 천연 나무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결함은 있다. 코르크 마개 중에서 깨끗하고 양호한 상태의 것을 선별하여 활용하고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와인 병을 보관할 때에 세워서 보관하는 경우인데, 코르크가 말라서 코르크 스크류를 넣을 때에 코르크가 깨어지는 수가 있다. 세 번째 이유는 코르크 따는 사람의 요령 문제이다. 코르크 스크류의 뾰쪽한 부분을 코르크에 중심에 오도록 조심스럽게 꽂아서 돌리는데, 돌리다 보면 그만 삐뚤게 내려가서 코르크 스크류를 올리면 코르크의 윗부분은 나오고 아랫부분은 병 속에 남아있게 된다. 코르크 스크류의 뾰쪽한 끝 부분이 코르크의 중앙에 조준할 것이 아니라 코르크 스크류의 둥근 원이 코르크 중앙에 오도록 꽂아야만 제대로 중앙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뽑을 때에도 코르크 스크류가 수직으로 잘 올라 오도록 해야 한다. 코르크 스크류를 삐딱하게 올리면 코르크는 부러진다. 이렇게 조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적당한 코르크 스크류를 준비하는 것이다. ‘T’ 자 모양의 코르크 스크류는 힘이 너무 많이 들고 또 다리 사이에 와인 병을 고정시키고 코르크를 뽑아야 하므로 보기에 좋지 않다. 가정에서는 ‘윙 코르크 스크류를 사용하면 힘이 덜 들것이다. 그러나 레스토랑이나 바의 종업원들이 이런 ‘윙’ 코르크 스크류를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레스토랑이나 바에서는 꼭 소믈리에 용 코르크 스크류를 사용하기 바란다. 소믈리에 용 코르크 스크류는 지렛대의 힘을 이용하므로 쉽게 코르크가 올라오고 또 수직으로 올라오니 코르크가 부러지는 일도 적다. 가능하면 모든 와인 애호가들이 소믈리에 용 코르크 스크류를 사용하기를 바란다. 옛날에는 소믈리에 용 코르크 스크류의 가격이 2-3 만원으로 고가이기도 하고 또 구하기가 어려웠으나 요즘에는 중국제가 많이 수입되고 있어서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하고, 와인 샵에서 말만 잘 하면 공짜로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재질은 조금 차이가 있어서 사용 중에 코르크가 아니라 코르크 스크류가 부러지는 것도 가끔은 있으나 잘만 사용하면 상당 기간 쓸 수 있다. 코르크 뽑을 때 생기는 어려움은 소믈리에 용 코르크 스크류를 잘 사용하면 거의 해결될 수 있다.
+
마주앙 공장장 출신 / 소믈리에 김준철
등록된 코멘트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