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간단히 이해하기 3(발효)
와인을 간단히 이해하기 3(발효)
와인을 다 안다는 것과 수 많은 종류의 와인을 다 안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와인을 어느 정도라도 이해하기 위해서는 와인의 개론, 즉 와인의 줄거리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각국의 여러 가지 와인들은 각론에 해당하는 것으로 개론을 이해하면 다 응용되기 때문이다.
와인의 개론에서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와인의 양조이며 그 중에서도 포도와 발효와 숙성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발효에 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와인에서 발효는 가장 중요한 공정으로 발효하기 전의 포도나 포도 주스는 과일과 음료이지만 발효하고 나면 전혀 다른 것인 술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또 발효하는 방법에 따라서 여러 종류의 와인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와인의 발효공정을 잘 알아두는 것이 꼭 필요하다. 포도 밭에서 잘 익은 포도를 수확하여 공장으로 운반해 오면서 양조 공정이 시작되는 데 그 첫째 공정이 지난 회에서 소개한 포도를 파쇄하고 압착하는 공정이다. 이 파쇄와 압착 공정 이후에는 가능한 신속하게 발효 공정을 거쳐야 한다. 와인의 발효는 포도 주스 속에 있는 당분(포도당, 과당)을 효모가 알코올로 변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 때에 알코올뿐만 아니라 탄산가스와 열이 많이 발생한다. 보다 쉽게 와인 발효를 설명하겠다. 와인을 만드는 것은 효모다. 효모는 포도원의 공기 중, 포도 잎, 포도 알의 외부에 있다. 효모는 자신이 살아가고 또 증식을 하는 데에 필요한 에너지를 포도 주스 속의 당분에서 얻는다. 효모는 세포 속으로 당분을 흡수해서 분해하여 알코올을 만들며 이때에 에너지가 발생하는 데 이 에너지를 효모가 이용한다.
그런데 많이 알려져 있듯이 알코올은 살균 작용을 한다. 효모의 체내에 알코올이 축적되면 효모 스스로가 죽게 된다. 그래서 효모는 당분을 분해하여서 발생하는 에너지는 이용하고 알코올은 빨리 몸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이렇게 하여 주스 속의 당도는 낮아지고 알코올의 농도는 점점 높아지게 된다. 이게 발효과정이다. 효모는 세포벽, 세포막, 세포핵, 액포, 지방입과 효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성분 중에서 특히 효소가 발효에 관여를 한다. 이 여러 종류의 효소가 포도당과 과당을 13 단계의 중간 물질을 거쳐서 알코올로 만든다. 효모와 효소는 참 신통한 것들이다. 포도당을 먹고서 알코올을 내어 놓으니 말이다. 효모는 살아가기 위해서 다만 당분(포도당과 과당)만을 분해하지만 포도 주스 속에 있는 다른 많은 성분들은 거의 다 그대로 둔다.
와인 1병을 만드는 데는 포도가 약 1 kg이 필요하다. 포도를 1 kg을 먹는 것이나 와인 한 병을 마시는 것은 거의 같다. 다만 와인에는 당분이 거의 없고 대신 알코올이 있는 것이다. 포도는 몸에 좋은 성분이 아주 많은 과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포도를 먹는 것은 건강에 좋다. 포도를 씨 채 먹는 것은 더 좋다. 그렇지만 혈당이 높으신 분은 포도를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다. 당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와인은 마셔도 괜찮다. 왜냐하면 와인에는 당분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기왕 발효 이야기가 나왔으니 세계적으로 많이 마시고 있는 맥주, 소주, 위스키와 막걸리 등 다른 주류들의 발효를 비교해보도록 하자. 이런 주류들의 발효와 와인의 발효는 전혀 다르다. 다른 점이 많지만 근본적인 것 몇 가지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들 주류들은 곡주로 곡류를 원료로 한다. 곡류는 수분이 거의 없다. 곡류들은 물이 없으므로 그냥 둔다고 술이 되지 않는다. 곡류로 술을 만들려면 일단 물을 갖다 부어야 한다. 그러나 와인은 물을 한 방울도 넣지 않고 포도에 있는 주스만으로 만든다. 둘째, 이들 곡류는 주성분이 전분이다. 이 전분에 효모를 갖다 넣어도 효모가 먹고 발효할 수 없다. 다당류인 전분이 가수분해되어서 단당류인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되어야 효모가 먹고 알코올을 만들 수 있다. 막걸리의 경우에는 누룩이라는 수많은 미생물들을 넣어주고 이 미생물들이 가진 효소들로 전분을 2당류인 맥아당 등으로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래야 효모가 먹고 알코올을 만들 수 있다. 맥주는 원료인 보리를 효모가 먹을 수 없다. 일단 보리를 싹을 틔어서 맥아를 만들고 이 맥아를 갈아서 물에 담그고 미지근하게 효소가 잘 활동할 수 있도록 해주면 전분이 맥아당으로 변하게 된다. 맥아당이 되어야 효모가 알코올을 만들 수 있다. 포도는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맥아당을 만들 필요가 없다. 포도는 과일이기 때문에 포도 알 속의 당분이 포도당, 과당이 다. 이 포도당과 과당은 효모가 바로 먹고 와인을 만들 수 있는 당이다. 셋째, 맥주, 소주, 막걸리 등은 맥아당을 만들어서 두면 술이 되는 것이 아니다. 효모를 넣어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들 곡류에는 발효를 해주는 효모가 없기 때문이다. 와인은 효모를 넣어줄 필요가 없다. 포도 껍질에는 효모가 많이 붙어 있기 때문에 포도 알이 터지기만 해도 효모가 발효를 한다. 와인의 경우 포도 알이 터지기만 하면 스스로 술이 된다. 맥주, 소주, 막걸리 등은 일단 맥아당으로 만들어 주어야 하고 물을 많이 부어야 하고 또 효모를 주입해야 발효해서 술이 된다. 이외에도 맥주는 맥아를 끓여서 만든다. 막걸리도 생 막걸리를 제외하고 다른 막걸리는 보관 기간을 늘리려고 온도를 높여서 살균을 한다. 소주도 발효 후에 술을 끓여서 증류를 한다. 술을 가열하면 여러 가지 성분들이 파괴되고 또 변하게 된다. 그러나 와인은 가열하지 않기 때문에 포도의 자연 성분이 그대로 살아있는 식품이다. 이것이 필자가 와인을 예찬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
WRITTEN BY 마주앙 공장장 출신 / 소믈리에 김준철
등록된 코멘트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