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선물로 어울리는 특별한 와인과 전통주
추석 선물로 어울리는 특별한 와인과 전통주
며칠 후면 민족의 대 명절 추석입니다.
벌써부터 백화점과 마트를 둘러보면 추석 선물세트 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요,
다양한 종류가 있겠지만 역시나 술 선물을 빼 놓을 수가 없습니다.
흔히 양주라고 불리는 위스키 선물도 좋지만 역시나 요즘은 와인이나 전통주가 대세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레이블만 화려한 와인, 병만 그럴듯한 전통주가 아니라 진정 특별하고 의미 있는 선물용 와인과 전통주를 소개합니다.
먼저 와인부터 살펴볼까요? 선물용 와인이라 한다면 우선 레이블 디자인이 세련되고 와인의 이름이 기억하기가 쉬운 것, 그리고 등급에 비해서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다면 금상첨화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맛이라는 요소를 생각한다면 메독(Medoc)의 여러 그랑 크뤼 와인 생산 마을 중에서도 생 쥴리앙(Saint-Julien) 와인이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생 쥴리앙은 크기는 작지만 생산되는 와인들 중 그랑 크뤼 와인의 비율이 매우 높을 정도로 평균적인 품질이 좋습니다. 게다가 가장 남성적인 와인을 생산한다는 포이악(Pauillac)과 가장 여성적인 와인을 생산한다고 알려진 마고(Margaux)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서 맛의 균형이 뛰어납니다. 때문에 선물을 받는 사람이 어떤 취향을 가지고 있더라도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위에 언급한 디자인적인 면과 가격까지 고려한다면 샤토 베이슈빌(Chateau Beychevelle)을 선물용 와인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검은 과일과 삼나무, 연필심과 민트, 오크 숙성에 의한 바닐라와 토스트 등 다채롭고 매력적인 향이 느껴지는 이 와인의 레이블엔 멋진 군함이 그려져 있어서 기억하기도 쉽습니다.
만약 선물 받을 분이 와인 초보자라면 추천 와인은 역시 스위트 와인입니다. 선물에 어울리는 품격 있는 그랑 크뤼 스위트 와인을 추천 한다면 프랑스 소테른(Sauterens) 와인을 빼 놓을 수 없는데 그 중에서도 샤토 기로(Chateau Guiraud)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소테른의 그랑 크뤼 등급은 3단계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 1등급에 속하는 와인은 샤토 디켐(Chateau d’Yquem) 하나 뿐 입니다. 디켐의 품질이야 말 할 것도 없지만 역시나 문제는 가격이겠죠? 그렇다면 그 아래 등급인 1등급 와인 중에서 대안을 찾아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샤토 기로라고 생각합니다. 샤토 디켐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최고 수준의 스위트 와인을 경험 할 수 있습니다. 말린 살구, 무화과, 꿀 등 입안을 가득 채우는 고급스러운 향과 맛 이를 물리지 않게 받쳐주는 오렌지 껍질 등을 연상시키는 상큼한 산도가 인상적인 와인으로 이 와인과 함께라면 와인 초보자가 와인 마니아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필자의 개인적인 취향으로 제가 선물로 가장 받고 싶은 와인을 추천한다면 1855년 그랑 크뤼 5등급의 샤토 퐁테 카네(Chateau Pontet Canet)입니다. 테세롱 가문에 의해 3대째 이어오고 있는 퐁테 카네는 18세기 초반 보르도 메독 지역의 총독 장 프랑수아 퐁테(Jean Francois Pontet)가 매입한 이후 1865년 헤르만 크루즈(Herman Cruse)에 의해 전성기를 맞이하지만 부인과의 사별 등의 이유로 품질이 하락하고 심지어 스페인 와인을 섞어서 팔았다는 혐의를 받기도 하는 등의 부침을 겪게됩니다. 테세롱 가문이 인수 후 약 40년간 노력을 거쳐 현재는 1, 2등급 그랑 크뤼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2010년부터는 유기농 및 바이오다이나믹(Biodynamic) 인증을 취득하기도 했습니다. 1등급 와인으로 유명한 샤토 무통 로칠드(Chateau Mouton Rothschild)의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기도 한 퐁테 카네는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품종을 중심으로 강인하면서도 세련된 남성적 캐릭터를 보여줍니다. 잘 익은 검은 과일 향과 삼나무, 민트, 후추, 바닐라 향 등이 조화를 이루며 놀랍도록 긴 여운을 보여주는 와인이기도 합니다. 유명한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로 부터도 1994년 이후로는 1997년을 제외하고는 매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엔 전통주를 한 번 살펴 보겠습니다. 명절만 되면 전통주가 선물용으로 많이 나오지만 정작 무슨 맛이고 무얼 사야 할지는 막막하기만 한데요 제가 마셔본 술 들 중에서 인상적인 것들을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구체적인 제품을 추천하기 전에 우선 선물 받으시는 분의 취향을 아는 것이 중요한데요, 먼저 좋아하는 알코올 도수 대의 술을 선택 해야 합니다. 술이 세다면 증류주, 술이 약하다면 청주나 탁주 쪽이 좋겠습니다. 증류주 같은 경우엔 누룩 향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 고전적인 스타일의 증류주인지 아니면 감압 증류 등의 방법을 사용해서 누룩 향을 제거한 모던한 스타일인지에 따라서 고른다면 취향에 맞게 선택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습니다. 강렬한 누룩 향과 함께 스파이시한 맛과 함께 짜르르한 목 넘김을 가진 술이 있는가 하면 마치 보드카처럼 깔끔한 향에 부드러운 목 넘김을 가진 술도 존재합니다. 조옥화 명인의 안동소주가 전자에 가깝다면 화요 소주는 후자에 가까운 술입니다. 청주의 경우는 주 재료를 살펴보면 조금 이해가 빠른데요, 거의 대부분 쌀을 사용하는데 이때 맵쌀을 사용한 술은 질감이 비교적 가볍고 드라이한 편에 속합니다. 반면 찹쌀을 사용한 술은 질감이 무겁고 끈적하며 알코올도 조금 높고 좀 더 단맛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탁주의 경우 역시 주 재료가 쌀인지 밀인지에 따라서 술의 느낌이 달라집니다. 밀을 사용한 막걸리는 쌀 막걸리에 비해 색이 노란 빛을 띠며 바디가 무겁고 입안에서 거친 느낌을 줍니다. 대신 청량한 느낌은 좀 더 강해서 막걸리 마니아라면 밀 막걸리를 한 번 시도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전통주라고 해서 좋은 술을 고르는 방법이 다르진 않습니다. 무엇보다 균형감이 중요합니다. 술의 단맛과 신맛, 쓴맛, 감칠맛 등이 알코올과 어떻게 균형을 잘 이루는가, 어떤 한가지 맛에 나머지 요소들이 눌리고 있지 않은가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자! 이제 이런 요소들을 고려해서 몇 가지 전통주를 추천해 보겠습니다. 우선 알코올이 높은 고도주 중에는 조영귀 명인의 송화백일주와 송명섭 명인의 죽력고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두 가지 술 모두 소주의 알싸하고 깨끗한 풍미의 알코올과 좋은 균형을 이루도록 부재료를 적절히 사용 해서 전체적인 밸런스가 매우 훌륭한 술입니다. 특히 도수가 상당함에도 목 넘김이 매우 부드러우며 각각의 재밌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 ‘이야기가 되는 술’입니다. 막걸리 중에는 이미 많은 매스컴에 노출된 해남의 해창 막걸리, 양평의 지평 막걸리, 태인의 송명섭 막걸리 등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공통적으로 첨가물 함량이 없거나 적고 탄산과 단 맛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묵직하고 심심한 듯 하면서 안주를 뒷받침 해주는 질리지 않는 술입니다. 과실주 중에는 이종기 박사님의 문경 오미로제를 단연 추천하고 싶습니다. 프랑스 샴페인 이상의 뛰어난 퀄리티의 술을 장장 3년간의 기간을 통해 한 병 한 병 정성스럽게 빚어내고 있습니다. 이 밖에 박흥선 명인의 솔송주는 근래 마셔본 전통주 중에 가장 모던하고 세련된 맛을 뽑아낸 술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객관적으로 전통주에 익숙하지 않거나 여성들도 무난하게 시도해 볼 수 있는 술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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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오형우(Dean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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