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 와인을 만드는 방법
스위트 와인을 만드는 방법
와인을 마시다 보면 종종 스위트 와인들을 접하게 됩니다. 디저트 와인이나 와인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의 안전한 선택으로 또는 파티용 와인 등, 스위트 와인은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데요.
가격도 아주 저렴한 것부터 매우 고가의 와인까지 천차만별입니다. 이렇게 가격차이가 많이 나는 이유는 결국 만드는 방법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스위트 와인을 만드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귀부 곰팡이(Noble Rot)를 이용하는 방법
고급 스위트 와인의 대명사이자 높은 가격의 스위트 와인입니다. 말 그대로 ‘귀하게 부패한 곰팡이’를 이용해서 와인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귀부 곰팡이는 노블 롯(Noble Rot), 보트리티스 시네리아(Botrytis Cinerea)라고도 불립니다. 회색 곰팡이(Grey Rot)가 특정한 조건을 갖추게 되면 포도 열매의 수분을 먹어 치워서 당분이 농축된 건포도 같은 열매만 남게 되는데, 이런 포도를 이용해서 만드는 것이 귀부 와인입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 보르도(Bordeaux)의 소테른(Sauterns) 와인을 들 수 있습니다. 특정한 조건이란 오전에는 안개가 형성되어 높은 습도를 발생시키면서도 낮이 되면 햇빛이 비춰서 곰팡이 활동을 중지시키는 일들이 반복되는 조건을 말합니다. 계속해서 곰팡이가 활동할 수 있는 습도가 유지되면 결국 포도는 와인이 될 수 없는 포도로 부패되게 됩니다. 때문에 조건이 맞지 않아 작황이 좋지 않은 해에는 귀부 와인 생산을 중단하는 샤토(Chateau)들도 있습니다. 또한 귀부 곰팡이의 영향을 포도송이의 포도 전부가 잘 받을 수는 없음으로 손으로 한 알씩 선별 수확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쌉니다. 대표적인 귀부 와인은 위에 언급한 소테른 외에도 헝가리의 토카이(Tokay), 독일의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Trockenbeerenauslese) 등이 있습니다.
/귀부 포도/
2. 아이스 와인(Ice Wine)
귀부 와인만큼이나 비싼 와인입니다. 독일이나 캐나다같이 추운 나라에서 생산되는데 만드는 방법을 보면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우선 아이스 와인을 만들기 위해 포도가 수확기에 이르러도 수확하지 않고 내버려 둡니다. 그 과정에서 포도자체의 당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겨울까지 내버려 둔 포도를 하루 중 가장 추운 시간인 새벽에 한 알씩 선별 수확하게 됩니다. 얼어있는 이 포도가 녹기 전에 착즙하면 포도의 얼어있는 수분은 제외하고 농축된 당분만을 얻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얻은 포도즙을 발효해서 만드는 것이 아이스 와인입니다.
/아이스 와인을 만들기 위해 얼려진 포도/
3. 늦 수확(Late Harvest)
위의 두 와인 보다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와인입니다. 말 그대로 포도를 보통의 수확기 보다 늦춰서 수확해서 만드는 와인입니다. 쉬운 예로 홍시 감을 연상하면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단감보다는 감나무에 오래 매달아두면 얻을 수 있는 홍시가 당도가 더 높은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수확하는 포도는 보통의 포도보다 쪼글쪼글해져서 보기엔 못생겼지만 달콤한 와인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늦수확을 와인을 위해 재배된 포도/
4. 발효중지
와인의 알코올은 결국 포도의 당분이 발효되어 얻어 지는 것입니다. 포도의 당분이 효모(Yeast)를 만나 점차 알코올로 변하는 것인데, 발효를 끝까지 시키면 단 맛이 없는 와인이 만들어지고 반대로 발효를 중간에 중지시키면 알코올로 변하지 않은 당분으로 인해 달콤한 와인을 얻을 수 있는 것이죠. 발효를 중지시키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이산화황을 이용해서 효모균을 살균하는 것입니다. 이산화황은 이 외에도 잡균제거, 산화방지 등 다양한 용도로 와인양조에 사용됩니다. 와인에 사용되는 이산화황의 양은 인체에 무해할 만큼의 적은 양이지만 발효중지 방법을 사용해 만드는 스위트 와인의 경우 상대적으로 조금 더 많은 이산화황이 사용되기 때문에 예민한 분이라면 드실 때 살짝 목이 아픈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른 방법은 효모균을 거를 수 있을 정도의 미세한 필터로 발효중인 와인을 거르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발효가 중지됨으로 달콤한 와인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발효 중에 증류주 또는 높은 알코올을 투입하여 발효를 멈추는 방법입니다. 효모는 알코올을 만들어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일정 레벨 이상으로 높은 알코올을 만나면 죽게 됩니다. 대표적인 와인이 포트 와인(Port Wine)이나 뱅 두 나튀렐(Vin Doux Naturels) 타입의 와인이며 이런 양조법을 뮤타쥬(Mutage)라고 합니다.
/포트 와인/
5. 건조한 포도 사용하기(Appassimento)
말 그대로 포도를 널어 말려, 반 건조 형태로 수분을 증발시킨 포도를 이용해 와인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이 과정에서 노블 롯의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이탈리아 베네토(Veneto) 주의 레치오토(Recioto), 프랑스 쥐라(Jura) 지방의 뱅 드 파이으(Vin de Paille), 오스트리아의 슈트로 바인(Stroh Wein)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말리는 과정을 거치는 탓에 실제로 와인에서 말린 자두, 건포도 등의 풍미와 더불어 다크 초콜릿 풍미 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양조 방법에 손이 많이 감으로 가격도 비싼 편입니다.
/건조중인 포도/
이 밖에도 스위트 와인을 만드는 방법은 몇 가지 더 있습니다만 대표적으로 접할 수 있는 형태의 스위트 와인 양조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와인의 단 맛이 어떻게 생겨나고 가격은 왜 이렇게 제 각각인지 이제 궁금증이 조금은 풀리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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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오형우(Dean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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