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이제는 가까운 술, 사케(Sake)-3편
가깝고도 이제는 가까운 술, 사케(Sake)-3편
이번 시간은 사케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의 마지막으로 특정 명칭주의 종류와 조건 그리고 스타일에 따라 구분하는 사케의 4가지 타입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특정 명칭주의 종류와 조건
“사케는 역시 준마이 긴조”, “준마이 다이긴조가 제일 높은 등급” 등의 말들을 사케를 접하면서 한 번쯤은 들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이런 명칭들은 사케의 등급이 아닙니다. 품질과도 무관합니다. 때문에 여러분들이 가장 궁금해 하실 수도 있었던 이 명칭들에 대해서 이렇게 마지막에서야 설명 드리는 것이기도 합니다. 사케는 이런 명칭 보다는 앞서 설명 드린 쌀, 물, 양조 방법 등이 모두 모여서 하나의 품질을 구성하는 것이지 단순히 이런 명칭들을 앞세워서 사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였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명칭들은 어떤 기준을 두고 정해지는 것일까요? 사케는 크게 특정 명칭주와 보통주로 구분합니다. 특정 명칭주라 함은 쌀과 쌀 누룩, 물 만을 사용해야 하고 원할 경우 10% 이하의 양조 알코올을 사용할 수 있는 사케를 의미 합니다. 이런 특정 명칭주는 다시 준마이 계열과, 혼조조 계열로 나눌 수 있는데 나눔의 기준은 양조 알코올의 사용 유무 입니다. 다시 말해 쌀, 쌀 누룩, 물 만을 사용한 경우 준마이 계열에 속하며 여기에 허용치 이내인 10% 이내의 양조 알코올을 사용했을 경우엔 혼조조 계열에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먼저 준마이 계열을 살펴보면 준마이, 토쿠베츠 준마이, 준마이 긴조, 준마이 다이긴조가 여기 속합니다. 이러한 명칭은 쌀을 얼마만큼 깎아냈느냐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인데 준마이는 기준이 없고, 준마이 긴조는 40% 이상, 준마이 다이긴조는 50% 이상의 쌀을 깎아내야만 사용할 수 있는 명칭입니다. 토쿠베츠 준마이는 양조에 사용된 쌀의 50% 이상이 주조 호적미거나 보통의 준마이 보다 좀 더 많이 쌀을 깎아내서 만든 사케에 사용할 수 있는 명칭입니다. 혼조조 계열은 다시 혼조조, 토쿠베츠 혼조조, 긴조, 다이긴조로 나뉩니다. 혼조조는 30% 이상의 쌀을 깍아내야 하며, 긴조는 40%, 다이긴조는 50% 이상의 쌀을 깎아내야 합니다. 토쿠베츠 혼조조는 토쿠베츠 준마이와 같은 기준입니다. 여기서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어느 양조자가 쌀과, 쌀 누룩, 물 만을 사용해서 사케를 만들었는데 이때 쌀을 50% 깎아 냈습니다. 그렇다면 이 사케가 사용할 수 있는 특정 명칭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준마이, 토쿠베츠 준마이, 준마이 긴조, 준마이 다이긴조 모두 입니다. 모든 명칭의 사용 기준에 부합하기 때문이죠.그래서 이것이 등급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제 사케를 주문하실 때 누군가가 특정명칭을 가지고 등급을 말할 때 제대로 설명해 주실 수 있겠죠?
사케의 4가지 타입
특정 명칭과는 별개로 사케를 향과 맛에 따라서 다시 4가지 타입으로 나누어 논 것이 있습니다. 향기가 높고 화사한 타입인 쿤슈(훈주), 경쾌하고 깨끗한 타입인 소슈(상주), 깊이가 있는 타입인 준슈(순주), 숙성 타입인 주쿠슈(숙주)가 그것인데요. 아직까지 일본 내부에서도 많이 알려져 있지 않고 일부 보수적인 사람들은 인정하려 들지 않는 구분이기도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의 용이성이나 서비스 하는 입장에서의 서비스 방법 고안 등을 생각한다면 매우 합리적인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전통주도 이런 유형의 구분으로 나누어 논다면 친 소비자적으로 좋은 접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쿤슈 타입 사케는 열대 과일, 꽃, 과일 요구르트 등의 화려한 향을 가지고 있어서 향기의 강도가 강한 편이지만 복합적이진 않습니다. 맛에서도 마찬가지로 첫 어택은 강하지만 복잡성은 단순한 편이며 플레이버는 강하지만 여운은 짧은 편에 속하는 사케 입니다. 어찌 보면 화이트 와인과 유사함으로 시음 온도도 화이트 와인 시음온도에 맞추어서 와인 글라스에 제공하는 것이 어울리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케를 잘 모르는 분들이나 여성 분들에게 호응이 좋은 타입의 사케 입니다. 소슈 타입은 우리가 생각하는 사케의 맛과 향에 가장 근접한 사케로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타입의 사케이기도 합니다. 갈은 무, 허브, 이끼, 대나무, 플레인 요구르트 등의 향이 주로 느껴지며 향기나 맛의 강도 및 복잡성, 여운이 모두 매우 단순합니다. 5도 전후의 아주 차가운 온도에서 작은 잔에 마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준슈의 경우 전통적이고 고전적인 스타일의 사케로서 버섯, 다시마, 가쓰오부시, 된장, 간장, 밥 짓는 냄새 등이 느껴집니다. 향기의 강도도 강한편이고 복잡성도 상당합니다. 맛에서도 마찬가지로 여운이 긴 편에 속합니다. 도자기 잔이나 금박이 칠해 진 잔 등 고급 스럽고 고풍스러운 잔에 드신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이런 타입의 사케는 30도~40도의 온도로 데워 마셔도 감칠 맛과 부드러운 맛을 더욱 살릴 수 있어서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주쿠슈는 1년 이상 숙성된 사케로서 색깔부터 호박색을 띄어 다른 사케와는 차별화 됩니다. 숙성에 의한 조청, 깨 볶은 향, 치즈, 흙 설탕 등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향기가 특징인데 향의 강도와 복잡성 입안에서의 여운 등이 모두 가장 긴 타입입니다. 다만 국내에서는 물론 일본에서도 구하기가 쉽지 않은 타입의 사케입니다. 브랜디 글라스에 따라서 체온으로 천천히 데워가며 드신다면 최고의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3회에 걸쳐서 사케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물론 이것 말고도 사케는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도 포함하고 있는 술입니다. 제가 설명 드린 내용들은 여러분이 사케를 즐기실 때 꼭 필요한 부분, 꼭 아셨으면 하는 부분을 요약해서 전달해 드린 것입니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그러나 이제는 가깝고도 또 가까워진 술 사케! 이젠 사케를 주문하실 때 사케 리스트를 보시면 전과는 다르게 보이지 않으신가요?
+
WRITTEN BY 오형우(Dean Oh)
사진출처 : cantstopwontstopfstop.tumblr.com
등록된 코멘트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