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와인의 원산지 표시
오스트리아 와인의 원산지 표시
게르만식 와인법 제도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와인이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한다.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독일어로 표시된 라벨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 이것은 편견에 불과하다. 어렵다고 하기 보다는 독일 와인을 자주 접하지 못한 탓이라고 말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Bordeaux를 보르도라고 발음하는 것을 누구나 아는 것은 우리가 프랑스 와인을 훨씬 자주 접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와인이 독일 와인과 달리 쉬워서가 아니다. 와인 몇 번 마신 사람들이 Margaux의 발음을 어려워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실 알고 보면 게르만식 와인법 국가의 와인 라벨은 프랑스, 이태리, 스페인과 같은 로마식 와인법 국가들의 경우보다 이해하기가 더 쉽다. 원산지 표시가 덜 상세해서 라벨이 비교적 간단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독일어 발음하는 법을 배우기는 다른 외국어보다 쉽다. 발음법이 비교적 간단하고 예외가 적기 때문이다.
최근 독일과 오스트리아 와인의 라벨에서 마을이나 포도밭 표기가 늘고 있다. 원산지를 상세하게 표시하는 로마식 와인법 제도를 점점 많이 모방하고 있다. 그렇다고 포도품종을 강조하는 게르만식의 제도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기존의 게르만식을 유지하면서 로마식을 추가하는 형태라고 이해해야 한다.
오스트리아의 경우 원산지 표시는 어떻게 할까? 오스트리아 와인법 제21조에서 이를 규정하고 있다. 넓은 범위부터 소개하면 Österreich, Weinbauregion, Weinbaugebiet, Großlage, Gemeinde, Ried 순이다. 가장 넓은 범위인 외스터라이히(Österreich)는 오스트리아를 의미하고 이 표시만 되어 있는 와인은 최하등급의 와인이다. 이전에 타펠바인(Tafelwein)이라고 했고, 2008년 4월에 도입된 유럽의 새로운 와인등급에 따르면 ‘지리적 표시가 없는 와인(Wine without geographical indication)’에 해당한다.
두 번째로 넓은 범위인 바인바우레기온(Weinbauregion = Winegrowing Area)은 란트바인(Landwein, EU 와인법상 PGI 와인)이 생산되는 와인생산지방을 의미한다. 3개의 와인생산지방이 있는데 바인란트(Weinladn), 슈타이러란트(Stiererland), 베르크란트(Bergland)가 이에 해당한다.
세 번째로 넓은 범위인 바인바우게빗(Weinbaugebiet = Winegrowing Regions)은 크발리테츠바인(Qualitätswein = Quality Wine) 등급의 와인(EU 와인법상 PDO 와인)이 생산되는 와인생산지역을 의미한다.
지난 4월 3일 오스트리아 와인법 개정으로 로잘리아(Rosalia) DAC가 도입되기 전까지는 와인생산지역은 25개로 나뉘어져 있었다.
일반적 와인생산지역(Generische Weinbaugebiete, Generic Wine-Growing Regions)에 속하는 9개의 연방주 + 4개의 연방주 내에서 세분화된 16개의 특별 와인생산지역(Spezifische Weinbaugebiete, Specified Wine-Growing Regions)이 이에 해당한다. 로잘리아(Rosalia) DAC의 도입으로 인해 특별 와인생산지역(Spezifische Weinbaugebiete, Specified Wine-Growing Regions)이 17개로 늘어나게 되었다. DAC란 특별와인생산지역 중에서 일부에 프랑스의 AOP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네 번째로 넓은 범위인 그로쓰라게(Großlage)는 포도밭 집단을 말하는데 여러 개의 마을에 걸쳐 형성되는 경우를 말한다.
다섯 번째로 넓은 범위는 게마인데(Gemeinde)인데 도시/마을을 의미한다.
가장 좁은 범위는 리드(Ried)인데 단일 포도밭(Single Vineyard)을 의미한다. 독일에서는 아인첼라게(Einzellage)라고 한다. Ried는 독일에서 사용하지 않는 개념이다.
위의 피라미드형 이미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오스트리아 와인협회는 와인생산자가 라벨에 표시하는 원산지 표시에 따라 DAC 등급의 와인을 세분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세분을 와인의 등급 구분이라고 볼 수는 없다. DAC 자체를 제외하고는 오스트리아 와인법이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등급 기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냥 와인이 표현하는 지역적인 특성의 범위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다. 포도밭과 마을의 이름을 라벨에 사용하는 것은 와인생산자에게 허용된 자유다. 오스트리아는 DAC 제도를 제외하면 독일과 마찬가지로 와인의 등급을 포도즙의 당도와 수확방식에 따라 구분하고 있다.
<Ried가 표시된 와인들>
WRITTEN BY 박찬준 (Chan Jun Park)
Wine Writer / Consultant / Lecturer
Asia Director of Asia Wine Tr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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