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와인의 등급 총정리(2) – 젝트(Sekt)
독일 와인의 등급 총정리(2) – 젝트(Sekt)
스파클링 와인에 대한 인기가 늘어나면서 독일에서 생산되는 스파클링 와인 젝트(Sekt)가 국내 시장에 점점 더 많이 진입하고 있다. 샴페인과 까바에 비하면 미미한 수량이지만 다양한 스파클링 와인을 접하고 싶은 와인애호가들이 젝트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 특히 리슬링이나 엘플링(Elbling)을 사용한 경우 독일적인 고유한 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젝트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용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발포성 와인을 독일에서는 샤움바인(Schaumwein = Sparkling Wine)이라고 부른다. 샤움(Schaum)은 거품을 뜻하고, 바인(Wein)은 와인을 의미한다. 알코올 도수가 8.5도 이상이어야 하고, 탄산가스의 압력이 영상 20도에서 적어도 3기압 이상이어야 한다. 알코올 도수가 7도 이상이어야 하고, 1~2.5기압에 해당하는 약발포성 와인 페를바인(Perlwein = Semi-Sparkling Wine)과 구분된다.
샤움바인 중에서 전통 방식(Méthode traditionelle), 트랜스퍼 방식(Transfer Method), 샤르마 방식(Charmat Method)에 의해 2차 발효를 한 경우만 크발리테츠샤움바인(Qualitätsschaumwein = Quality Sparkling Wine)이라고 부른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이에 의하면 탄산 방식(Carbonation)에 의한 경우나 최근 유행하기 시작한 펫 넛(Pét Nat)의 경우 크발리테츠샤움바인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확히 살펴보면 유럽의 와인 규정이 이러한 구분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크발리테츠샤움바인은 일코올 도수가 9도 이상이어야 하고, 탄산가스의 압력이 3.5기압 이상이어야 한다는 점에서만 보통의 샤움바인과 구별된다(EU No 1308/2013 Annex VII Part II 4조).
크발리테츠샤움바인을 간단하게 젝트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실 젝트라는 표현을 일반적으로 사용한다. 유럽연합의 와인에 대한 규정도 이것을 인정하고 있다. “For quality sparkling wines, the reference to the category of the grapevine product may be omitted for wines whose labels include the term ‘sekt’.” (EC No 607/2009 제 60조 2항). 다만 젝트는 독일에서만 사용되는 개념은 아니다. 유럽사법재판소는 1975년 2월 20일의 판결에 의해 이것을 분명히 했다.
Sekt
독일에서 생산된 젝트의 라벨에 그냥 ‘Sekt’라고만 표기되어 있을 때 베이스 와인이 독일에서 생산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많다. 또한 대부분 샤르마 방식이나 트랜스퍼 방식으로 생산된 것이다. Sekt 중에서는 가장 낮은 등급이다.
Deutscher Sekt(도이처 젝트)
German Sekt라는 뜻이다. 베이스 와인이 독일에서 생산된 경우에만 이 표기를 사용할 수 있다. 독일적인 스파클링 와인의 맛을 보려면 적어도 이 등급 이상을 시음해야 한다.
Qualitätsschaumwein b.A. / Sekt b.A.(크발리테츠샤움바인 베아 / 젝트 베아)
베이스 와인이 크발리테츠바인(Qualitätswein = quality wine)을 생산할 수 있는 독일 13개 와인산지 중의 하나에서만 생산되어야 한다. 베아(b.A.)는 독일어로 bestimmte Anbaugebiete의 약자인데 일정한 와인산지라는 뜻을 갖고 있다. 스틸 와인의 Qualitätswein b.A.(QbA)와 마찬가지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스틸 와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퀄리티 콘트롤을 거쳐서 AP Number를 받아야 한다. 라벨에 예를 들면 모젤, 라인가우 등의 와인산지가 추가로 표시된다. 즉, Deutscher Sekt(도이처 젝트) 보다 베이스 와인의 생산지 범위가 좁아서 지역적인 특성을 맛볼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Sekt b.A. 대신에 Deutscher Sekt b.A.로 라벨에 표기함으로써 베이스 와인이 독일임을 추가로 강조하는 경우가 흔하다.
Sekt b.A가 전통 방식에 의해서 생산되었을 경우 라벨에 ‘traditionelle Flaschengärung(트라디치오넬레 플라쉔개룽)’, ‘klassische Flaschengärung(클라시쉐 플라쉔개룽), ‘traditionelles Verfahren(트라디치오넬레스 페어파렌)’, ‘klassisches Verfahren(클라쉬셰스 페어파렌)’이라고 추가로 표기한다. 단순하게 ‘Flaschengärung(플라쉔개룽)’이라고 표기되어 있을 때는 보통 트랜스퍼 방식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독일어의 traditionell은 영어의 traditional의 의미이며, klassisch는 영어의 classic을, Flaschengärung은 bottle-fermentation을, Verfahren은 method를 의미한다.
<독일 최고의 젝트 생산자 중의 하나인 상크트 라우렌티우스(St. Laurentius)가 생산하는 젝트의 오리지널 백 라벨>
Crémant(크레망)
독일에서는 Sekt 대신에 Crémant이라고 표기하는 경우도 있다. Sekt b.A. 보다 더욱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반드시 전통 방식으로 생산되어야 하며 적어도 9개월 이상 이스트 컨택을 해야 한다. 또한 베이스 와인은 반드시 손으로 수확되어야 한다. Crémant을 표기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었지만 근본적으로는 Sekt임을 강조하기 위해서 라벨에 두 용어를 모두 사용하기도 한다.
<모젤의 SMW가 생산하는 엘플링 크레망, 독일 젝트라는 표현도 함께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Winzersekt(빈쩌젝트)
형식적으로는 Crémant이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지만 독일 스파클링 와인의 최고 등급은 일반적으로 Winzersekt라고 말한다. Winzer는 포도를 직접 재배하고 와인을 생산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Winzersekt가 되기 위해서는 항상 Sekt b.A.의 요건을 갖추어야 하고, 추가로 이 젝트의 생산자가 직접 재배한 포도를 사용하고 전통 방식에 의해서 만들어야 한다. Winzersekt의 경우 소비자는 이 스파클링 와인을 위해 사용된 포도의 산지와 생산자를 가장 정확하게 알 수 있기 때문에 최고의 젝트로 인정하는 것이다. 생산자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철학을 포도밭에서부터 모든 양조 과정에서 실현하기 때문이다.
WRITTEN BY 박찬준 (Chan Jun Park)
Wine Writer / Consultant
University Lecturer
Asia Director of Asia Wine Trophy
등록된 코멘트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