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하우(Wachau) – 오스트리아의 새로운 DAC 지역으로 선정

 

오스트리아 와인법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군다나 와인법의 개정이 빈번하다. 여기에는 DAC 제도가 가장 큰 역할을 한다. 금년 5월 초에 바하우(Wachau)가 오스트리아에서 15번째의 DAC 지역으로 선정되었다. 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오스트리아의 와인산지와 DAC 제도의 도입 배경을 간단히 설명하도록 하자.

 

<바하우(Wachau)의 포도밭 모습. 이미지 제공: 오스트리아 와인협회(ÖWM)>

 

 

오스트리아의 행정구역은 크게 9개의 주로 구성되어 있다. 전국에서 와인이 생산되고 있어서 각 주를 ‘포괄적 와인산지(Generic Winegrowing Region)’라고 부른다. 이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4개의 주인데 니더외스터라이히(Niederösterreich), 부르겐란트(Burgenland), 슈타이어마르크(Steiermark), 비엔나(Wien)가 여기에 해당한다.

 

<오스트리아의 9개 포괄적 와인산지(Generic Winegrowing Region)>

 

 

대표적인 포괄적 와인산지인 니더외스터라이히(Niederösterreich), 부르겐란트(Burgenland), 슈타이어마르크(Steiermark), 비엔나(Wien) 중에서 비엔나를 제외한 나머지 3개의 주는 다시 ‘특정 와인산지(Specified Winegrowing Region)’로 세분되는데, 니더외스터라이히에는 8개, 부르겐란트에는 5개, 슈타이어마르크에는 3개의 특정 와인산지가 있다. 비엔나는 포괄적 와인산지이며 동시에 특정 와인산지로 규정되어 있다.

 

특정 와인산지 총 17개 중에서 15개가 순차적으로 DAC 지역으로 선정되었다. 가장 최근에 DAC지역으로 선정된 곳이 니더외스터라이히에 속하는 바하우(Wachau)다. 니더외스터라이히에 속하는 8개의 특정 와인산지 중에서 바그람(Wagram)과 테르멘레기온(Thermenregion)만 아직 DAC 지역으로 선정되지 못했다.

 

 

<오스트리아의 17개 특정 와인산지>

 

 

DAC는 라틴어 Districtus Austriae Controllatus의 약자인데 ‘엄격한 오스트리아 콘트롤’이라는 뜻이다. 원래 오스트리아는 독일과 마찬가지로 게르만식 와인법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와인산지보다는 포도품종이 더 강조되고, 와인등급에서 포도즙의 당도와 포도의 수확방식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으로 대표되는 로마식 와인법 국가와 대조적이다. 와인산지의 특성이 더 강조되는 로마식 와인법의 장점은 지역적인 특성을 잘 나타내는 와인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독일의 경우 로마식 와인법의 장점을 독일 국가 차원에서가 아니라 사적인 단체인 독일우수와인생산자협회(VDP) 중심으로 모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우수와인생산자협회는 독자적인 와인등급을 가지게 되었다. 반면에 오스트리아는 정부 차원에서 로마식 와인법 제도를 모방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DAC 제도인 것이다. 하나의 DAC 지역 내에서 산지의 범위에 따라 등급을 나누고 있다. 게비츠바인(Gebietswein = Regional Wine), 오르츠바인(Ortswein = Village Wine), 리덴바인(Riedenwein = Single-vineyard Wine)으로 그 등급이 구분되며, 각 등급에 따라 허용된 포도품종에 차이가 있기도 하다. 또한 하나의 DAC 내에서 더 엄격한 조건하에 Reserve 등급을 추가하는 경우도 있다.

 

바하우 DAC의 경우 최고 등급인 리덴바인이 되기 위해서는 그뤼터 벨트리너(Grüner Veltliner)이거나 리슬링(Riesling)이어야 한다. 낮은 등급일수록 허용되는 품종의 숫자가 많다. 리덴바인의 경우 알코올 도수를 높이기 위한 보당(Anreicherrung)은 금지되어 있다. 바하우 DAC가 되기 위해 알코올 도수나 잔당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다. 다만 오르츠바인이나 리덴바인이 되기 위해서는 오크의 영향을 전혀 느끼지 못하거나 거의 느끼지 못하는 와인이어야 한다. 모든 등급에서 포도의 수확은 손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오르츠바인을 생산할 수 있는 마을은 총 22개이고, 리덴바인을 생산할 수 있는 포도밭의 숫자는 157개이다.

 

<바하우 DAC 내의 등급과 허용되는 포도품종>

 

WRITTEN BY 박찬준 (Chan Jun Park)

Wine Writer / Consultant

University Lecturer

Asia Director of Asia Wine Tro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