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인 알아보기, 프랑스 보르도-2편
세계 와인 알아보기, 프랑스 보르도-2편
이번 시간엔 보르도의 세부적인 와인 생산 지역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보르도는 지롱드강을 중심으로 좌안(Left Bank)과 우안(Right Bank)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화이트 와인의 경우는 큰 차이가 없지만 레드 와인의 경우 좌안 지역은 까베르네 소비뇽이 중심이 되고 우안은 메를로가 중심이 됩니다. 좌안 지역은 비교적 자갈이 많은 토양이기 때문에 토양의 성질이 따뜻합니다. 까베르네 소비뇽의 경우 제대로 익기 위해 많은 열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좌안과 같은 따뜻한 성질의 토양에 적합합니다. 반면에 우안 지역은 진흙이 많기 때문에 성질이 찬데, 메를로의 경우 금방 익는 품종이라 우안 지역에 적합합니다.
먼저 좌안의 주요 와인 생산지를 살펴볼까요?
-메독(Medoc) : 보르도에서 가장 유명한 생산지 입니다. 그 이름도 찬란한 1855년 보르도 그랑크뤼 클라세(Grand Cru Classe en 1855)의 탄생지이기도 합니다. 그랑크뤼에 대한 설명을 잠시 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보르도의 그랑크뤼 등급은 1855년 나폴레옹 3세가 파리 만국 박람회를 맞이하여 지정한 제도입니다.박람회를 찾는 외국인들에게 보르도의 와인을 알리고 싶었던 나폴레옹 3세는 수많은 와인들 중에서 더 좋은 와인을 찾기 위해 와인 중개상들을 소집합니다. 그리고 이들에게 당시 시장가격 등을 기준으로 해서 최고의 와인들의 선정해보라는 지시를 내립니다. 이렇게 해서 메독과 소테른 지역의 총 61개 와인이 5개 등급에 걸쳐 그랑크뤼 클라세로 지정됩니다. 다시 내용으로 돌아가서, 지롱드 강의 상류 지역은 오-메독(Haut-Medoc)이라고 하는데 ‘Haut’는 지대가 높다는 뜻입니다. 하류지역은 메독이라고 하는데 원래는 바-메독(Bas-Medoc)이라고 불리던 것을(‘Bas’는 지대가 낮다는 뜻) 품질이 낮다는 오해를 부를까봐 메독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오-메독 안에는 6개의 마을이 있는데 각각 생산하는 와인의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생-테스테프(Saint-Estephe) : 6개 마을 중에 가장 북쪽에 위치합니다. 진흙 토양이 많아서 투박하고 거친 남성적인 와인을 생산합니다.
-포이약(Pauillac) : 6개 마을 중에서 가장 높은 품질의 와인을 생산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남성적이지만 생-테스테프에 비해 세련되고 매끈한 느낌을 줍니다. 그랑크뤼 1등급 와인 5개 중 3개가 생산되는 마을입니다.
-생-쥴리앙(Saint-Julien) : 포이악의 힘과 마고의 우아함이 모두 갖춘 밸런스 좋은 와인을 생산합니다. 크기는 작지만 평균 품질이 높기 때문에 어느 마을 와인을 선택할지 고민일 때 생-쥴리앙 와인을 선택하시면 실패 확률이 적습니다.
-리스트락(Listrac) : 그랑크뤼 와인은 없고 단조롭고 편한 와인들이 많이 생산되는 편입니다. 크뤼 부르주아(Cru Bourgeois) 등급 와인들을 많이 생산합니다.
그런데 크뤼 부르주아는 또 뭘까요? 크뤼 부르주아 등급은 그랑크뤼에는 속하지 못하지만 그에 준하는 높은 품질을 가진 와인들에 해당하는 등급으로 1932년 탄생하였습니다. 2007년 공정성 문제로 잠시 폐지 되었다가 2008년 빈티지부터 다시 부활했습니다. 원래는 크뤼 부르주아 엑셉시오넬(Cru Bourgeois Exceptionel), 크뤼 부르주아 슈페리에르(Cru Bourgeois Superieur), 크뤼 부르주아 3단계로 나누어졌었지만 현재는 세부등급이 없습니다.
-물리(Moulis) : 리스트락과 마찬가지로 그랑크뤼 와인은 없고 크뤼 부르주아 와인들이 많이 생산됩니다.
-마고(Margaux) : 6개 마을 중에서 가장 우아하고 섬세한 와인을 생산합니다. 자갈 토양의 비중에 특히 높습니다. 미네랄이 강하며 특히 향이 가장 화려하고 매혹적입니다.
보르도 좌안의 와인 생산지역 지도
-그라브(Grave)-
메독의 지구의 남쪽에는 그라브가 위치합니다. 이 곳 역시 뛰어난 와인들을 많이 생산하는데 메독의 와인들 보다 좀 더 부드럽고 섬세한 느낌을 줍니다. 특히나 시가박스 향이 특징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라브 지역은 메독의 그랑크뤼와 별도로 자체적인 그랑크뤼 등급제를 운영합니다. 1959년에 탄생해 현재 16개 와인이 속해있는 그라브 그랑크뤼는 두 가지의 특징이 있는데, 메독처럼 1등급, 2등급 같은 세부 등급제도가 없다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두 번째는 보르도에서 유일하게 화이트 와인에도 그랑크뤼 등급이 부여됐다는 점입니다. 그래서인지 그라브의 화이트 와인들은 높은 품질로 유명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을 말씀 드리면 그라브의 모든 그랑크뤼 와인들은 그라브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페삭-레오냥(Pessac-Leognan) 마을에서 생산된다는 것입니다.
페삭-레오냥은 원래 독립된 AOC가 아니었지만 본인들의 와인들을 차별화하길 원한 마을 사람들의 요청으로 1986년 독립 AOC가 됩니다.
-소테른(Sauterns)-
그라브에서 좀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귀부와인으로 유명한 소테른 지역이 등장합니다. 귀부와인이란 귀부곰팡이를 이용해서 포도의 당도를 농축시킨 포도를 이용해 만드는 스위트 와인입니다. 세계 최고의 스위트 와인 중 하나로 꼽히는 샤토 디켐(Chateau d’Yquem)이 바로 이 곳 소테른의 와인입니다. 제대로 곰팡이의 영향을 받은 포도만을 손으로 선별하는 등의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와인이라 그 만큼 가격도 높은 편입니다.귀부곰팡이는 아침에는 습기가 있지만 낮이 되면 해가 비추는 환경이 반복되어야만 제대로 발생합니다. 계속 습기만 높으면 포도는 회색 곰팡이 균에 감염되어 와인이 될 수 없습니다. 소테른 지역 와인들도 그랑크뤼 제도가 운영되는데 메독과 마찬가지로 1855년에 26개의 와인이 3등급으로 나뉘어 그랑크뤼로 지정되었습니다.
샤토 디켐
+
WRITTEN BY 오형우(Dean Oh)
등록된 코멘트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