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도바> 와인의 르네상스를 맞이한 몰도바(2) – 몰도바의 와인산업
와인의 르네상스를 맞이한 몰도바(2) – 몰도바의 와인산업
몰도바는 3,00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와인생산국이다.
몰도바 사람들에게 와인 마시는 것이 거의 생활화 되어있다. 거의 모든 가정에서 와인이 소비된다고 한다. 판매를 위한 것이 아니고 자체 가정에서의 소비를 위해 와인 양조가 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약 1,000 리터의 와인을 만들어 집에서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몰도바의 전체 인구는 약 350만 명, 그 중 40만 명 정도가 와인과 연관된 분야에 종사한다고 한다. 128,000ha의 포도밭과 약 200개의 와이너리가 있다. 인구 한 명당 포도나무의 숫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다고 한다. 그러니 와인산업이 몰도바에서 얼마나 중요한 경제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몰도바에서의 와인 산업에서 소비에트 연방과 러시아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긍정적인 면도 있었지만 부정적인 면도 많았다.
2006년 이전에는 러시아에서 소비된 와인의 1/3이 몰도바 산이었고 몰도바에서 생산된 와인의 80%가 러시아로 수출되었다고 한다. 2006년 러시아가 유럽 연합 가입에 관심을 갖는 몰도바의 와인 수입을 전면 금지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몰도바의 와인 산업이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되는데 이를 계기로 와인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시장을 다변화하려는 노력을 하기 시작했다. 아직도 몰도바는 러시아에 와인을 수출할 수 없지만 러시아인들이 몰도바에서 와인 생산에 관여된 경우는 예외라고 한다.
소비에트 연방 시절에는 국제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 선호되었다. 이로 인해 수천 년 동안 재배해오던 몰도바 고유의 토착 품종들이 무시를 당하게 되었다. 국제 품종으로 만든 품질이 낮은 와인이 대량 생산되었고 이것이 소비에트 연방 시절의 러시아에 대량으로 유입되었다.
예를 들어 1893년에 설립된 와이너리 카스텔 미미(Castel Mimi)는 소비에트 연방 시절에 매달 200만 리터의 와인을 러시아에 수출했다고 한다. 국제 품종이 선호되고 토착 품종이 무시되니 몰도바 와인의 독창성이 사라지게 되었다. 소비에트 연방 시절과 소비에트 연방으로부터의 1989년 독립 이후 2006년까지 몰도바의 와인 산업은 러시아에 의해서 유지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2006년 러시아가 수입을 금지함으로써 독자적인 시장 개척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게 되었다. 몰도바의 전통 때문에 또한 러시아에 많이 수출한 사실 때문에 아직도 동구권에서 몰도바 와인의 선호도는 상당히 높다. 현재 체코, 폴란드, 루마니아가 몰도바 와인의 최대 수입국인 것이 우연이 아니다.
<몰도바의 샤토식 와이너리 2개 중의 하나인 Castel Mimi>
다행히 1989년 소비에트 연방으로부터 독립하면서 토착 품종이 점차 보급되고 몰도바의 와인은 독창성을 가지게 되었다. Moldovan Small Wine Producers Association을 설립해서 7년 동안 이끌어온 이온 루카(Ion Luca)는 몰도바 와인산업의 발전과 성장에 앞으로 토착품종이 더욱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몰도바에서도 국제 품종으로 만든 수준 높은 와인이 어느새 많이 생산되고 있지만, 토착 품종으로만 생산한 와인, 토착 품종과 국제 품종을 블렌딩해서 만든 와인이 더욱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체코, 폴란드, 루마니아에 이어 독일과 영국이 몰도바의 와인을 많이 수입하고 있는 것이 이러한 몰도바 와인의 르네상스를 입증해 준다고 한다.
심지어 중국에도 몰도바 와인이 많이 전파되고 있다. 아스코니(Asconi) 와이너리의 경우 작년에 중국으로 약 650,000병을 수출했다고 한다. 몰도바에 2개밖에 없는 샤토식 와이너리 중의 하나인 카스텔 미미(Castel Mimi)의 경우 금년에만 중국에 약 10 컨테이너 분량의 와인을 수출할 것을 예상하고 있다.
<Asconi 와이너리의 모습>
몰도바 와인이 점차 아시아를 포함한 해외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 무척이나 놀라운 사실이다. 예를 들어 루마니아의 경우 유럽 연합에 가입함으로 인해 와인 생산자들이 많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아직 유럽 연합의 회원이 아닌 몰도바의 와인 생산자들은 현대식 양조 시설, 새로운 포도밭의 조성 등을 위한 모든 투자를 유럽 연합의 보조금 없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가뜩이나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몰도바가 이와 같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도 와인 산업의 발전을 이루어내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배경에는 3,000년 와인 생산의 전통과 몰도바 사람들의 와인에 대한 열정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Feteasca Regala, Feteasca Alba로 대표되는 화이트의 토착품종, Feteasca Neagra와 Rara Neagra로 대표되는 레드의 토착 품종의 우수성은 머지 않아 오스트리아 토착 품종으로 생산하는 와인을 능가할 것이라고 필자는 최근 몰도바를 방문하여 짐작하게 되었다.
몰도바의 와인 산업에서 관광은 중요한 요소이다. 몰도바의 수도인 키시너우를 비롯해서 러시아의 일부 건축물을 위해 석재를 캔 곳에 터널이 생기고 이곳이 와인 셀러로 사용되면서 관광 자원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키시너우에서 약 10km 떨어진 곳에 있는 크리코바(Cricova) 와이너리의 경우 총 400km 길이의 셀러를 가지고 있다. 이 중에서 120km가 사용된다고 한다. 매년 1월 말에는 이 지하 셀러에서 Cricova Wine Run이라는 10km 단축 마라톤 대회가 열리고, 지난 2월 중순에는 처음으로 지하 셀라에서 뮤직 페스티벌이 개최되었다. 크리코바의 와인 셀라에는 약 100만 병의 특별한 와인이 보관되어 있는데 그 중에는 나치 시대의 괴링이 약탈했던 와인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메르켈 독일 수상도 이곳에서 와인을 보관하고 있다.
<Cricova 와이너리의 지하 셀라 중 특별한 와인을 보관하고 있는 곳>
와인의 퀄리티가 급속히 증가하고 수출이 더욱 늘고, 와인 관련 관광 시설에 많은 외국인들이 찾아온다면 몰도바의 와인 산업은 빠른 성장을 할 것이다. 동구권의 소국 몰도바가 와인 강국으로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 WRITTEN BY 박찬준(Chan Jun Park)
Wine Writer / Consultant / Lectur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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