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의 와인산지 프리모르스카(Primorska)
슬로베니아의 와인산지 프리모르스카(Primorska)
최근 국내에서 슬로베니아 와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내추럴 와인, 오렌지 와인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컨벤셔널한 와인도 주목을 받고 있다. 슬로베니아는 크게 3개의 와인산지(Wine Region)와 9개의 지역(district)로 구분된다. 14개의 지역이라고 설명하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와인법의 개정 이전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9개의 지역이 정확하다. 국내에 수입된 와인들의 대부분은 프리모르스카(Primorska)에서 생산된 와인들이다. 프리모르스카는 구어로 프리모르예(Primorje)라고도 부른다.
<슬로베니아의 와인산지, 이미지 출처: Think Slovenia>
슬로베니아의 중서부와 남서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서쪽으로는 이탈리아, 남쪽으로는 크로아티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와인산지인 프리모르스카는 슬로베니아에서 유일하게 바다를 접하고 있는 와인산지이다. 프리모르스카는 해안지역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또한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산지이기도 하다. 와인생산뿐만 아니라 언어, 음식, 문화, 건축 등에 있어서도 이탈리아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와인은 주로 파워 있고 드라이하다. 프리모르스카는 4개의 지역으로 구분되는데 지역에 따라 다른 와인이 생산된다.
가장 북쪽에 있는 지역은 고리슈카 브르다(Goriška Brda)인데 구릉이 많아서 ‘슬로베니아의 토스카나’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브르다(Brda)는 구릉을 의미한다. 고리슈카는 이 지역의 대표적인 도시인 고리차(Gorica)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와이너리는 규모가 작고 가족운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포도밭은 계단식으로 형성된 경우가 많다. 지중해와 접하고 있지 않지만 지중해의 간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프리울리와 기후조건이 비슷하다. 비교적 강우량이 많고 여름에 아주 덥지는 않다. 북쪽에 있는 알프스의 영향 때문이다. 지중해와 알프스의 상호적인 영향 때문에 화이트 와인의 생산에 유리하다. 특히 레불라(Rebula)로 만든 화이트 와인이 유명하며,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피노 블랑, 피노 그리도 많이 생산된다. 레드의 경우 메를로와 까베르네 소비뇽이 주로 생산된다.
영어로 비파바 밸리(Vipava Valley)라고 불리는 비파브스카 돌리나(Vipavska dolina) 지역은 젤렌(Zelen), 피넬라(Pinela), 클라르니차(Klarnica), 피콜릿(Pikolit) 같은 토착품종으로 유명하다. 비파바 밸리는 프리모르스카의 4개 지역 중에서 포도밭의 재배면적이 가장 넓다. 토착품종 이외에 화이트의 경우 레불라가 많이 생산되며, 그 외 말바지아, 소비뇽 블랑, 벨쉬리슬링, 샤르도네가 생산된다. 나노스(Nanos) 산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 보라(bora)가 포도재배에 가끔 문제를 일으키지만 비파바 밸리의 와인생산자들은 이것을 극복하는 경험을 갖고 있다. 이 바람으로 인해 신선한 맛의 와인이 생산된다. 레드의 경우 메를로가 유명하다. 까베르네 소비뇽, 바르베라, 레포슈크(Refošk, 이탈리아에서는 레포스코(Refosco) 라고 부른다), 피노 누아도 우수한 품질을 자랑한다.
<멀리 나노스 산이 보이는 비파바 밸리의 모습>
영어로 카르스트(Karst)라고 불리는 크라스(Kras) 지역은 프리모르스카의 4개 지역 중에서 포도밭 규모가 가장 작다. 통틀어서 1,000ha에 미치지 못한다. 이 지역은 특히 레포슈크 품종으로 만든 레드 와인 테란(Teran, 이탈리아에서는 테라노(Terrano)라고 부른다)으로 유명하다. 이 와인은 크라스의 전형적인 철분이 많은 붉은 토양(terra rosa)에서 재배된다. 풍미, 특히 신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풍미가 좋고 스파이시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레포슈크 포도나무가 이 지역에 있다. 까베르네 프랑, 까베르네 소비뇽, 메를로가 레포슈크에 이어 레드 와인 생산에 많이 사용되며, 대표적인 화이트 품종은 말바지아이다.
<필자가 크라스 지역을 방문해서 시음한 테란 와인들>
프리모르스카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 슬로벤스카 이스트라(Slovenska Istra)는 영어로 Slovenian Istria라고 말한다. 이스트리아 반도에 있는 이 지역은 크로아티아의 이스트리아 지역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레포슈크로 만든 레드 와인과 말바지아로 만든 화이트 와인이 가장 유명하다. 화이트 보다는 레드 와인이 더 많이 생산된다. 프리모르스카 지역 중에서 가장 습하고 일조량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샤르도네, 레불라, 뮈스까도 재배되며, 레드의 경우 메를로, 까베르네 소비뇽, 까베르네 프랑이 레포슈크의 뒤를 잇는다.
WRITTEN BY 박찬준 (Chan Jun Park)
Wine Writer / Consultant / University Lecturer
Asia Director of Asia Wine Tr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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