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와인 알아보기, 스페인 1편
1. 개요
스페인의 포도재배 면적은 전 세계에서 1위이며 그 뒤를 프랑스, 이탈리아가 뒤 따르고 있다. 하지만 면적에 비해 와인 생산량은 3위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가장 큰 이유는 포도 식재가 프랑스나 이탈리아에 비해서 듬성듬성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포도를 빽빽하게 심어야 좋은 포도를 얻을 수 있다’ 등의 현대적인 재배 기술이 도입 된지가 얼마 안된 스페인은 아직도 재배 밀도가 낮은 포도밭들이 많다. 스페인 와인은 과거 와인 생산기술과 산업이 크게 발전하지는 못했던 나라였다. 그러나 필록세라가 프랑스 전역을 강타하여 프랑스의 양조기술자들은 더 이상 할 일이 없어졌고, 아직 필록세라의 피해를 입지 않은 스페인으로 이주하게 된다. 이주한 프랑스 양조기술자들이 스페인에 선진 포도재배기술과 양조기술을 전수하면서 스페인 와인산업도 크게 발전하게 된다.
2. 포도재배의 특징
1)캐노피 매니지먼트
지역마다의 차이는 있겠지만 스페인은 프랑스를 비롯한 다른 지역과는 달리 캐노피 매니지먼트(포도나무관리), 즉 그린 하비스트를 하지 않는다. 그린 하비스트란 포도나무가 조금이라도 햇빛을 더 받도록 하기 위해서 포도송이를 가리고 있는 잎을 제거 하거나 좀 더 품질 좋은 포도를 생산하기 위해 일부러 멀쩡한 포도송이를 제거하여 소수의 포도송이만 남기는 것을 뜻한다. 스페인의 경우 햇빛이 과하기 때문에 오히려 포도송이를 잎이 가려줄 수 있도록, 다시 말해 그늘을 만들어 줄 수 있도록 잎을 제거하지 않는다.
2)관개허용
인공적으로 물을 끌어와서 농사를 짓는 것을 관개농업이라고 한다. 사실 가뭄이 들면 물을 끌어와서 농사를 짓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겠지만, 유럽에서 와인을 생산하는데 있어 관개농업은 대게 법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관개를 할 경우 등급이 강등되기도 한다. 그러나 스페인의 경우는 너무나 덥고 건조하기 때문에 유럽에서 공식적으로 관개농업을 허용한 지역이다. 물론 신대륙으로 갈 경우 관개농업이 빈번하게 행해지고 있지만 유럽에서 공식적으로 관개가 허용되는 지역은 특별한 경우라 할 수 있다.
3. 스페인의 기후
스페인은 대서양과 인접해 있는 서북쪽 다시 말해 포르투갈의 남쪽은 해양성 기후, 지중해와 맞닿아 있는 동쪽과 남쪽은 지중해성 기후를 보인다. 그 외 중앙 지역은 극단적인 대륙성 기후로서 거의 사막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덥고 건조하다. 또한 낮과 밤의 일교차가 매우 심한 지역이다.
해양성 기후는 지중해성 기후에 비해서 비교적 서늘하고 비가 많이 내린다. 대표적인 해양성 기후 지역이 보르도라고 할 수 있다. 비가 많기 때문에 습도가 높음으로 곰팡이가 생기기 쉽다. 때문에 해양성 기후지역은 유기농 농업이 힘들다. 반면 지중해성 기후는 해양성 기후보다 좀 더 기온이 높고 비도 잘 오지 않으며 일조량이 풍부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바다를 인접하고 있는 포도 생산지의 장점으로 쿨링 다운(Cooling Down)효과와 워밍 업(Warming Up) 효과를 들 수 있는데 육지가 너무나 더울 경우 바닷물의 시원함이 육지의 열을 시켜주고, 반면 밤이 되어 육지의 온도가 내려갔을 때는 상대적으로 열을 간직하고 있는 바닷물의 온기가 육지를 따뜻하게 해주는 효과가 그것이다.
4. 스페인 와인의 일반적인 특징
전통적인 스페인 와인은 딸기, 체리 등의 레드베리 향이 지배적이고 향이 강하지 않다. 또한 타닌도 부드러운 편이다. 숙성의 개념이 강하다. 요즘은 트랜드에 발 맞추어 강하고 과일 향이 풍부한 와인도 생산된다. 프랑스의 영향을 받은 만큼 스페인도 작은 오크통을 사용하여 와인을 숙성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오크통을 바리카(Barrica)라고 부른다.
5. 스페인의 와인 등급
1)Vino de Mesa(VdM)-가장 낮은 등급, 빈티지나 지역명을 표시 할 수 없다.
2)Vinedos de Espana(VE), 2006년 탄생-자국내 와인에 대한 새로운 등급이다.
3)Vino de la Tierra(VdlT)-지역 명칭 와인이지만 좀 더 높은 등급이다. 지정된 28개 지역내 포도를 60% 이상 사용해야 한다. 비네도스 데 에스파냐와 비노 데 라 띠에라는 EU의 IGP에 해당한다.
4)Vino de Calidad Con Indication Geografica(VCIG)-2003년 탄생했으며 과거 프랑스의 VDQS와 같은 등급이다.
5)Denominacion de Origen(DO)-1970년 탄생, 프랑스의 AOC등급과 같은 수준이다.
6)Denominacion de Origen Calificada(DOCa)-1988년 탄생한 가장 높은 등급이다.
7)Vino de Pago(VP)-싱글 이스테이트 와인, DOC나 DO 지역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8)Vinos de Pago Calificada(VPC)-2009년 제정된 등급으로 DOC에 해당하는 산지에서 나온 싱글 이스테이트 와인에 해당되는 등급이다.
6. 숙성기간에 따른 명칭
1)비뇨 호벤-전혀 숙성되지 않은 와인, 보졸레 누보와 같은 햇와인에 표시되는 명칭이다.
2)크리안자-레드 와인일 경우 총 2년 이상, 이 중 오크 숙성을 6개월 해야 하며, 로제나 화이트 와인일 경우 총 1년 이상, 이 중 오크 숙성을 6개월 해야 하는 표시할 수 있는 명칭이다.
3)리제르바-레드 와인일 경우 총 3년 이상, 이 중 오크 숙성을 1년 해야 하며 로제나 화이트 와인일 경우 총 2년 이상 이 중 오크 숙성을 6개월 해야 표시할 수 있는 명칭이다.
4)그란 리제르바-레드 와인일 경우 총 5년 이상 이 중 오크 숙성 2년을 해야 하며 로제나 화이트 와인일 경우 총 4년 이상 이 중 오크 숙성은 6개월을 해야 표시할 수 있는 명칭이다.
그러나 사용하는 오크통이 331리터 이상이고 600리터 이하일 경우 36개월 이상 오크 숙성하면 비에호(Viejo), 24개월 이상 숙성하면 아네호(Anejo), 18개월 이상 숙성하면 노블레(Noble)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
7. 스페인의 포도품종
1)레드와인 품종
①템프라니요-스페인을 대표하고 상징하는 고급 품종이다. 조생종이며 딸기, 체리, 라즈베리 등의 붉은 과일향이 주로 난다. 템프라니요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데 틴토 피노(Tinto Fino), 틴토 델 파이스(Tinto del Pais), 센시벨(Cencibel), 울 드 리브레(Ull de Liebre, 카탈루냐 지방), 오조 드 리브레(Ojo de Liebre, 카탈루냐 지방) 등의 명칭이 있다.
②가르나차-프랑스에서는 그르나슈로 불리는 품종이다. 더위에 적응력이 강하며 그르나슈와 마찬가지로 붉은 과일향과 높은 알콜, 향신료 향을 가지고 있는 품종이다. 스페인 레드 와인을 만드는데 널리 사용되는 품종으로 생산량이 많다.
③모나스트렐-스페인 남부지역에서 주로 재배되는 품종으로 진한색상과 스파이시한 풍미, 파워풀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품종이다.
2)화이트와인 품종
①비우라-스페인을 대표하는 화이트 품종이다. 단 생산량이 지나치게 많은 특징이 있어서 생산량 조절이 필요하다. 수확량 조절을 잘 할 경우 높은 산도와 상쾌한 과일향을 보여준다.
②말바지아-주로 블랜딩에 많이 사용되는 품종으로 향기나 산도는 보잘것없지만. 와인에 바디감과 힘을 부여한다.
③알바리뇨-스페인의 북서부 지역인 리아스 바시아스에서 주로 사용되는 품종으로 스페인의 떠오르는 화이트 품종이다. 높은 산도와 상쾌함이 특징인 품종이다.
④아이렌-와인도 와인이지만 스페인의 브랜디(포도를 증류하여 만든 증류주)를 만드는데 주로 사용되는 품종이다. 스페인 라 만차 지역에서는 세계에서 단일 품종 재배 밭으로는 가장 큰 밭이 있는데, 바로 아이렌을 재배하는 포도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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