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도바 방문기(1)

2021.05.13 최고관리자
동유럽 0 37


몰도바 방문기(1)


작년에 처음으로 동유럽의 작은 국가 몰도바에 갔을 때는 모든 것이 낯설었다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Kiev)를 경유해서 몰도바의 수도 키시너우(Chisinau)에 가기 위해 베를린의 테겔(Tegel) 공항에서 우크라이나 국제항공(Ukraine International Airlines)의 항공기에 탑승했을 때부터 그 낯섦이 시작되었다처음으로 가보는 미지의 나라처음으로 타보는 동유럽의 항공기솔직히 말해서 낯섦에는 적지 않은 불안함이 동반하고 있었다동반자가 없어서 더욱 그랬을 것이다항공기처럼 청색과 노란색을 적절히 매칭한 유니폼을 입은 우크라이나의 미녀 스튜어디스의 웃음과 친절한 인사도 굳어진 내 표정을 바꾸지는 못했다저가 항공처럼 무료로 제공되지 않는 음료와 간식거리를 사먹으며 허기를 채우자 다소 기분이 편해지는 듯했다키예프 공항에서 국제와인기구 OIV의 장 마리 오랑(Jean-Marie Aurand) 사무총장을 우연히 만났었다그도 나처럼 키시너우에서 열리는 와인행사 Black Sea Region Wines & Spirits Contest에 참가하기 위해 프랑스에서 몰도바로 가는 길이었다그와 대화를 나누면서 불안함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몰도바의 친구이자 와인생산자인 이온 루카(Ion Luca)가 나를 픽업하기 위해 공항에 나왔다숙소에서 체크인을 하고 그의 제안으로 프로파간다(Propaganda)’라는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레스토랑으로 가서 간단한 식사를 하면서 맥주를 마셨다러시아우크라이나몰도바 식 음식을 제공하는 이 레스토랑의 인테리어는 러시아 식이면서도 꽃무늬가 가득한 벽지에 작은 액자를 많이 걸어놓은 탓인지 영국적인 분위기도 풍긴다고 생각했다이곳에서 와인과 맥주를 마시고 있는 젊은 남녀들을 보고, “네가 드디어 몰도바에 왔구나몰도바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이온 루카의 건배사에 따라 맥주를 한 모금 마시자 그 이전까지 조금 남아있던 불안함 조차도 감쪽같이 사라졌다낯섦은 호기심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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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본 레스토랑 ‘Propaganda’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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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paganda’의 실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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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paganda’의 안쪽 공간의 실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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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도바 사람들은 수프를 즐겨 먹는다고 한다프로파간다 레스토랑에서 먹을 수 있는 닭고기 수프는 정말 맛있다>

 

1년 만에 다시 베를린에서 같은 루트로동일한 항공기 편으로 몰도바로 향했다이번에는 작년과 달리 설렘이 앞섰다동반자도 있었고 몰도바에 대한 작년의 좋은 추억이 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이번에도 이온 루카가 키시너우 공항에 마중 나왔다몰도바의 와인분야 종사자 중에서 국제적으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그답게 그의 자동차 번호판이 ‘VIN 001’인 것이 작년처럼 한눈에 들어왔다한국에 대한 애정한국차에 대한 신뢰 때문에 한국차를 사고 싶었지만 급하게 차가 필요한데 공교롭게도 그때 한국차의 인도 기간이 길어서 어쩔 수 없이 일본차를 선택했다는 그의 설명이 고맙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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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도바의 키시너우 공항에 도착한 우크라이나 국제항공의 여객기보잉의 최신 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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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온 루카의 자동차 번호판>

 

이번에는 키시너우 국제공항에서 확인해야 할 궁금한 것이 하나 있었다공항의 이름이 Wine of Moldova로 바뀌었는지의 여부였다저명한 Decanter 2017 6 30일자 온라인 뉴스에서 몰도바가 세계 최초로 ‘wine airport’를 갖게 되었다는 기사를 읽었는데(http://www.decanter.com/wine-news/moldova-gets-first-wine-airport-371850/몰도바 내에서는 이 내용과 모순되는 기사도 발표되었기 때문이다마주앙 공장장 출신의 김준철 소믈리에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Decanter의 기사를 바탕으로 “Wine Airport 탄생하다라는 글을 발표하기도 했다(https://blog.naver.com/jcsommelier/221042173789).


실제로 몰도바의 diez.md youth news portal은 작년 여름에 키시너우 국제공항의 이름을 변경하는 문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었다. 8,000명 이상이 참여한 이 설문조사에서 공항의 이름을 바꿀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31.82%를 차지했고, ‘Wine of Moldova Airport’로 바꾸자는 의견이 14.9%, 몰도바의 유일한 여성 비행사인 Olga Culic의 이름을 사용하자는 의견이 10.63%, 20세기의 네 번째 음악 명작으로 인정받고 있는 “My Sweet and Tender Beast”를 작곡한 세계적인 몰도바 작곡가 Eugen Doga의 이름을 사용하자는 의견이 9.76%로 그 뒤를 이었다그러나 키시너우 국제공항 측은 이러한 설문조사에 감사하고 ‘Wine of Moldova’처럼 몰도바의 프로모션에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하면서도 가까운 미래에 공항의 이름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다.

 

몰도바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확인하고 싶었던 궁금증을 해결하고 숙소인 Vila Verde 호텔에 도착했다다음날에 시작되는 Black Sea Region Wines & Spirits Contest에 참가하는 심사위원들이 호텔의 레스토랑에서 이미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다국제와인기구 OIV의 양조분과위원회 부위원장이며 루마니아 이아시(Iasi) 대학의 교수인 발러리우 코테아(Valeriu Cotea), 몰도바의 공식언어인 루마니아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독일의 게오르크 빈더(Georg Binder) 박사헝가리에서 온 요제프 코사르카(József Kosárka) 박사 등이 친절하게 맞이해준다이 세 사람 모두 며칠 전 베를린에서 만났기 때문에 그 재회의 반가움은 더욱 컸다. Vila Verde 호텔의 레스토랑 벽은 이 호텔의 이름 Verde와 몰도바가 와인의 강국인 것에 어울리게 초록색 바탕에 포도와 와인이 주제가 된 석고로 된 장식품들이 많이 걸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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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너에 제공된 몰도바 식 음식동양인의 입맛에도 잘 맞고 대부분 위에 부담이 없는 건강식이다>

 


지인들 중에 몇 명이 내게 묻는다왜 몰도바에 대한 관심이 큰지에 대해서몇 가지 이유가 있다첫째몰도바의 와인생산자들은 내가 관여된 와인행사에 몇 년째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서 그들을 도와주고 싶기 때문이다둘째몰도바는 경기도 면적의 약 3인구 약 350만 명의 작은 국가이고 GDP가 세계 140위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이다그래서 아주 미미한 힘이지만 이 나라의 경제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기 때문이다셋째작년에 몰도바를 처음 방문해서 몰도바 사람들의 친절에 감동했고 몰도바가 갖고 있는 와인관광의 큰 잠재력을 직접 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몰도바 와인의 우수성과 좋은 가성비 그리고 빠른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유럽의 유명 와인산지처럼 북위 46~47도에 위치한 몰도바는 약 112,000ha의 포도밭을 갖고 있다독일의 102,000ha보다 넓다이 중에서 지난 7년간 조성된 포도밭의 면적이 30,000ha이고지난 10년간 포도나무 재배와 와인생산 시설에 약 3 3천만 유로를 투자했다고 하니 몰도바가 와인산업을 얼마나 중요시하는지를 알 수 있다작년에 국제와인기구 OIV가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몰도바는 2016년 기준 세계 19위의 와인생산국이다매년 30개국 이상에 약 6,700만병의 와인을 수출하고 있는데 이중에서 레드 와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55%에 이른다작년 2월 영국의 The Telegraph가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국민 1인당 와인 소비량에 있어서 몰도바는 30.7리터로 세계 12위에 랭크 되어 있다몰도바 사람들의 와인사랑을 알 수 있다우연의 일치이겠지만 몰도바 지도의 모습은 포도송이와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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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제공: Wine of Moldo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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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도바의 4개 와인산지이미지 제공: Wine of Moldova>

 

최근 중국 관세청이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작년 전반기 6개월 동안 중국에 수입된 와인들 중에서 몰도바 와인은 Value 기준으로 14위를 차지했다헝가리 와인의 경우보다 두 배나 높고오스트리아 와인보다 다섯 배가 많은 금액이다캐나다를 제외한 전통적인 와인강국들만이 몰도바보다 앞선 위치에 자리잡고 있으니 놀라울 정도다. Volume 기준으로 발표된 2017년의 통계는 아직 확인할 수 없는데 2016년의 통계에 따르면 몰도바는 12위로 한 단계 위에 있는 독일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뉴질랜드와 캐나다는 중국에의 와인 수출량이 각각 몰도바의 59% 36%에 불과했다리터 당 평균 수입가는 2.24 달러로 이보다 낮은 가격은 스페인의 1.97달러가 유일했다이 정도의 통계만 보더라도 앞으로 가성비 좋은 와인으로 틈새시장에 진출하고 싶은 국내 와인수입사의 관심을 몰도바 와인이 충분히 끌만하다고 생각한다.

 

WRITTEN BY 박찬준 (Chan Jun Park)

Wine Writer / Consultant / Lecturer

Asia Director of Asia Wine Tr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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