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양조업자와 무역업자의 수호성인 성 마틴의 전설이 깃든 스베티 마틴 와인
와인 양조업자와 무역업자의 수호성인 성 마틴의 전설이 깃든 스베티 마틴 와인
슬로베니아를 아십니까? sLOVEnia. 국가 명에 사랑이 들어가는 유일한 나라입니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복잡한 베니스를 뒤로하고 차로 삼십 분만 달리면 닿는 맑고 수려한 나라입니다. 많은 나라를 가 보았지만 그렇게 투명한 물에 비친 하얀 달과 파란 공기가 아름다운 나라는 보지 못했습니다. 경기도 두 배 정도 크기의 땅에 대구시보다 적은 인구의 순박한 사람들이 사는 나라, 시간이 느긋하게 흘러가는 나라, 그리고 그 자연과 사람을 담은 깨끗하고 투명한 와인을 만드는 나라입니다.
<긴 방파제와 베네치아식 건축으로 유명한 피란(Piran)>
서로는 이태리, 북으로는 오스트리아, 동으로는 크로아티아와 맞닿은, 발칸 반도의 보석이라 불리는 알프스 끝자락에 위치한 작은 나라입니다. 어느 동네에나 알프스의 눈 녹은 푸른 물이 풍부하게 흘러갑니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물과 공기를 가진 나라일 겁니다. 이렇게 좋은 물과 공기가 키워낸 포도와 그 포도로 만든 와인이 어떻게 맛이 없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여 봅니다. 필수 식음료는 친환경 제품만 진열 판매가 허용되는 그야말로 보고 먹는 모든 게 깨끗한 청정 국가입니다.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친환경 와인인 오렌지 와인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블레드 호수와 성, 포스토니아 동굴 등 환상적인 관광 명소가 산재해 있고 최근 “흑기사” 등 TV 프로그램에 배경으로 소개되어, 이 나라 인구와 맞먹는 연간 이백만 명의 한국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습니다.이태리에서 크로아티아, 그리스로 이어지는 발칸 투어에서 빼놓을 수 없는 나라이지요.그러나 정작 이 나라가 동구권 최고의 멋진 와인을 생산하는 국가라는 사실은 아직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았으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블레드 호수의 아름다운 모습>
슬로베니아는 로마가 프랑스, 독일, 스페인에 와인 생산 기술을 전수하기 이전부터 와인을 만들어온 오랜 양조 전통을 자랑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나이 많은 400살 된 포도나무에서 지금도 와인을 만들고 있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슬로베니아는 28,000개 와이너리, 22,300헥타르의 포도밭에서 연간 8천만 리터의 와인을 생산하는 와인 강국으로, 2012년 디켄터 어워드에서 4개의 금메달을 수상하는 등 동부 유럽 최고의 와인 강국입니다. 다만 대부분의 와인이 국내 소비되는 관계로 외부에 덜 알려진 지역이기도 합니다.
슬로베니아 최고의 와인 산지는 서부 이태리와의 접경 지역에 위치한 비파바 밸리로 슬로베니아 최고의 레드 와인 생산자인 스베티 마틴(Sveti Martin), 최고의 화이트 와인 생산자인 수토르(Sutor), 최고의 오랜지 와인 생산자인 바틱 (Batic)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24km에 이르는 계곡을 따라 포도밭이 형성된 이 지역은 나노스 산맥으로부터 불어오는 보라(Bora)라고 부르는 시속 200km에 이르는 사람이 가만이 서있기도 힘든 강풍으로 유명합니다. 지중해에서 산을 넘어 오는 공기와 대륙의 공기가 만나서 만드는 독특한 기후가 이 지역 와인에 특별한 개성을 불어넣어 줍니다. 비파바 밸리는 와인 생산량의 75%가 화이트 와인인 슬로베니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바르베라(Barbera)와 메를로(Marlot)를 생산하는 슬로베니아 레드 와인의 메카이자, 동시에 최고의 화이트와인 산지이기도 합니다.
비파바 밸리는 가톨릭에서 포도주 생산자, 오크통 장인, 포도주 무역업자들의 수호성인인 성 마틴(St. Martin)의 전설이 깃든 지역입니다. 성인이 오랫동안 머물며 주교를 맡기도 하신 곳이며 한 마을의 가장 높은 지역에는 성인이 은둔하셨던 곳에 지어진 성당이 남아 마을을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스베티 마틴 와이너리가 위치한 동네입니다.
또한 비파바 밸리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사목 활동을 하시다, 비파바 밸리에서 생을 마치신 마티야 베르토벡(Matija Vertovec) 신부님은 훌륭한 농학자이자 와인 양조 학자, 양조 컨설턴트로 이 지역 와인 발전에 큰 업적을 세웠습니다. 특히 1844년 발간된 Vinoreja(The Art of Winegrowing)라는 그의 저서는 포도 재배, 와인 생산 및 보관에 대한 슬로베니아 최초의 과학적인 저서로 슬로베니아는 물론 이태리 와인 메이커 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비파바 밸리에서는 이렇게 오랜 와인 생산의 전통과 과학적인 연구가 뒷받침되어 예부터 훌륭한 와인을 생산해온 많은 와이너리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최고의 레드 와인을 생산하는, 아담하고 예쁜, 와이너리를 들어서면 세월이 쌓인 큰 원목 테이블이 놓인 테이스팅 룸에서 젊고 잘생긴 오너 와인 메이커 피터가 반겨주는 스베티 마틴에 들려봅니다.
1880년 피터 스테고벡(Peter Stegovec)에 의해 비파바 밸리 마을의 가장 높은 곳에 설립된 스베티 마틴은 오늘날 그와 이름이 같은 5대손인 피터 대에 이르러 명실 상부한 슬로베니아 최고의 레드 와인 생산자로 성장하였습니다. 스베티 마틴은 슬로베니아의 28,000개 와이너리 중 최고이며 동시에 세계 최고 수준의 바르베라 생산자로 명성이 높으며, 또한 최상의 멋진 메를로를 만들고 있습니다. 와이너리에 이웃한 비파바 밸리를 내려다보는 성당은 성 마틴의 전설이 깃든 곳으로 비파바 밸리의 성소 같은 곳입니다.
스베티 마틴은 유행을 쫓아가지 않고 자신만의 개성을 간직하며 테루아를 충실히 반영한 와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 맑고 아름다운, 마치 형형색색의 투명한 베일 같은 느낌을 주는 방순한 와인을 국내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수입량이 적어 만나기 쉽지 않지만, 틀림없이 와인을 마시는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해 줄거라 믿습니다.
WRITTEN BY 도윤섭 (Gregory Do)
㈜비노글로리아 이사
등록된 코멘트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