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도바의 카스텔 미미(Castel Mimi) 와인
몰도바의 카스텔 미미(Castel Mimi) 와인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와이너리 15개 중에 하나로 선정된 적이 있는 카스텔 미미는 몰도바 최초의 샤토식 와이너리다. 키시너우에서 우크라이나 방향으로 약 40km 떨어져 있는 이 와이너리는 불보아카(Bulboaca) 마을의 귀중한 보석이다. 긴 와인셀러로 유명한 와이너리인 크리코바, 밀레스티 미치와 더불어 몰도바의 대표적인 와인관광 요소이기 때문이다. 마치 프랑스의 유명한 샤토 같은 인상을 풍긴다.
<카스텔 미미 와이너리의 메인 건물과 정원의 모습>
카스텔 미미의 역사는 1893년에 시작되었다. 1917년에 베사라비아의 마지막 총독이 된 콘스탄틴 미미(Constantin Mimi)가 1891년에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토지에 포도나무를 심기 시작했고, 1893년에 결혼과 더불어 와이너리를 설립했다. 카스텔 미미가 탄생한 순간이다. 그 후 2년 동안 프랑스의 몽펠리에에서 양조를 전공한 콘스탄틴 미미는 1901년에 카스텔 미미의 와이너리 건물을 완공했고, 1900년대 초반에 몰도바에도 퍼졌던 필록세라를 극복했다. 또한 알리고테 품종을 처음으로 몰도바에 들여왔다. 그가 만든 와인은 러시아 제국 전체에서 판매되었고 제1차 세계대전 동안에는 러시아 군대에 납품했다.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스 2세와 루마니아의 왕 카롤 2세가 방문할 정도로 카스텔 미미의 명성은 이미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대단했다. 1940년에 카스텔 미미는 국영화되었다.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 시절에 매월 7~8백만 명의 와인을 생산하고 약 1,500명이 일할 정도의 대단한 규모였다. 전성기 때에는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 내에서 최대의 와인생산자였다.
1998년 현재의 오너인 토로핌 패밀리가 이 와이너리를 인수했다. 오너이자 회장인 유리 트로핌(Iurie Trofim)의 부모는 이미 이 와이너리에서 일한 적이 있었고, 현재는 유리 트로핌의 아들인 아드리안 트로핌(Adrian Trofim)이 공동 오너로서 재무관리와 양조를 담당하고, 딸인 크리스티나 프롤로프(Cristina Frolov)가 공동 오너 겸 CEO로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으니 벌써 3대째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2018년 2월 카스텔 미미에서 찍은 사진. 왼쪽부터 아드리안 트로핌, WS통상의 조원태 대표, 크리스티나 프롤로프, 필자>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대대적인 투자로 와이너리 건물과 부지를 리노베이션했다. 그 결과 몰도바를 방문하는 모든 와인전문가와 와인애호가들이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명소가 되었다. 몰도바 정부나 대기업도 아닌 불보아카의 한 가족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하기에는 정말 믿겨지지 않을 정도다. 내가 몰도바를 처음 방문했을 때 이온 루카가 크리코바 와이너리와 더불어 이곳으로 나를 안내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그때부터 금년 2월까지 다섯 차례 몰도바를 갔을 때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다시 방문하게 된 유일한 와이너리가 바로 카스텔 미미다. 와이너리 건물 자체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이벤트 홀, 테이스팅 룸, 레스토랑에서의 음식, 샵, 심지어는 이탈리아의 디자이너 아르날도 트라티(Arnaldo Trati)가 디자인한 로고, 와인 레이블, 포장지 등 모든 것에서 감동을 받았다. 매년 카스텔 미미를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변화를 관찰할 수 있었다. 양조시설은 최신화 되었고 스파, 실외 수영장, 숙박 시설을 갖춘 리조트가 새로 들어섰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프랑스와 미국 산 최고급 오크통들의 숫자가 매년 현저하게 늘어나고 와인의 퀄리티가 해마다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것을 보면서 카스텔 미미가 생산하는 와인의 잠재력을 굳게 믿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카스텔 미미는 불보아카에서 북쪽으로 7km 떨어진 곳에 있는 마을 스페이아(Speia)에 약 200ha의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다. 매년 약 20ha의 포도밭을 늘리고 있다. 이 포도밭들은 스페이아를 감싸고 흐르는 드네스트르강변의 경사면에 있어서 강한 바람을 막아주고 흑해의 온화한 영향을 받기에 유리하다. 포도밭에서는 살충제를 거의 사용하지 않으며 수확은 예외 없이 손으로 이루어진다.
<카스텔 미미의 포도밭이 있는 스페이아의 그림같이 아름다운 모습>
카스텔 미미는 사각형의 병 모양을 사용한 Select collection, 오크 숙성을 하지 않는 Animaliens collection, 고급의 Classic collection, 최고 등급의 Reserve collection, 그 외 아이스와인을 생산한다. 연간 약 100만 병을 생산하며 90%를 해외에 수출하는데 독일과 중국에의 수출이 전체의 반을 차지한다.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피노 누아, 말벡,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피노 그리, 리슬링, 머스캣, 트라미너 이외에 토착품종 페테아스카 알바, 비오리카, 페테아스카 네아그라, 라라 네아그라로 와인을 만든다. 코카서스품종인 사페라비도 생산한다.
2017년에 유럽의 소믈리에 참피온 자리에 오른 Raimonds Tomsons는 Reserve collection의 Cabernet Sauvignon Reserve 2012를 몰도바 최고의 레드 와인이라고 평가했다. Classic collection 와인 중에서 메를로, 카베르네 소비뇽, 말벡을 블렌딩한 Rosu de Bulboaca 2015에 대해서 Frank Smulders MW는 잠재력이 뛰어난 와인이라고, Caroline Gilby MW는 우아한 와인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국제와인품평회 International Wine Challenge를 만든 Robert Joseph은 보르도 스타일로 만든 이 와인처럼 카스텔 미미의 와인 퀄리티가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한다. Cabernet Sauvignon Reserve 2012는 2018년 아시아와인트로피에서 Grand Gold를 수상했고, Rosu de Bulboaca 2015는 Gold를 수상한 와인이기도 하다.
WRITTEN BY 박찬준 (Chan Jun Park)
Wine Writer / Consultant / University Lecturer
Asia Director of Asia Wine Tr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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