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zzei Winery Column 2탄 _‘0킬로미터 철학’의 레스토랑을 방문하다.

2021.04.26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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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킬로미터 철학'의 레스토랑을 방문하다.


빠듯한 일정으로 인해 와인테이스팅을 정식으로 할 시간이 없어 와이너리에 속해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와 함께 간단하게 와인을 테이스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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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는 식당의 규모와 가격서비스에 따라 통상 3가지로 분류해서 이름을 붙인다고급스럽고 화려한 메뉴와 품격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스토란테와 그 지방의 특산물을 제철요리로 제공하는 편안한 캐주얼 레스토랑인 트라토리아그 지방의 술과 음식을 제공하는 선술집 형태의 작은 오스테리아폰테루톨리 와이너리에 속해있는 식당은 오스테리아라는 명칭을 쓰고 있었다하지만 규모나 음식의 퀄리티 등을 본다면 오스테리아보다는 트라토리아에 더 가까운 듯 했다그래서 와이너리오너인 필리포씨에게 레스토랑에 가까운 규모인데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고 했더니 여기 오스테리아를 찾는 손님들은 우리 와이너리를 방문하신 손님들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와인과 음식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보다 편안한 분위기와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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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테리아 드 폰테루톨리는 일반 도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특하고 개성있는 식당이었다폰테루톨리 와이너리에 속해있는 산과 들에서 자생하고 있는 야생동물과 자유롭게 자라난 야채들을 이용한 요리들을 주를 이루고 있어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요리들이 많았다이렇게 자유분방하게 방목한 야생짐승들과 야채들을 전통적인 토스카나식으로 해석하여 만들어낸 요리들을 마쩨이 와이너리의 와인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맛으로 끌어낸 메뉴들로 구성하였다고 한다.


메뉴를 전체적으로 보니 스타터와 첫번째 코스에는 와이너리 여기저기의 노천에서 자라난 신선한 야채들과 방목한 사냥고기를 오랫동안 뭉근히 끓여서 만든 소스를 곁들인 요리가 주를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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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터로 모르네이 소스와 트러플을 얹은 수란요리가 등장했다수란에는 날치알과는 식감이조금 다른 약간 말린 생선알이 뿌려져있는데 수란의 맛을 한층 살려주는 듯 했다워낙 수란요리를 좋아하기도 하고 부드러운 소스안에 든 채소과 모르네이소스가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다특히 이 수란요리는 첫번째 와인으로 나온 Belgvardo의 Vermentino와 정말 잘 어울렸다. Vermentino가 가진 화사한 과일향과 살랑대는 아카시아향이 수란의 부드러운 맛과 잘 매칭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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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하늘에 그림 같은 구름이 흐르고 있고 빛나는 햇살아래 앉아서 잔디밭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과실향 넘치는 화이트와인을 맛보고 있자니 정말이지 무릉도원이 따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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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요리로 시칠리아에 있는 마쩨이 와이너리 브랜드인 Zisola에서 만든 올리브오일에 절인 토끼고기와 파스타가 나왔다참치와도 비슷한 식감을 가져서 끼안티의 참치라는 이름이 붙은 토끼고기는 파프리카소스와 리코타치즈가 곁들여져 있었다.


섬세한 파프리카소스와 부드러운 토끼고기의 식감이 아주 잘 어울렸다토끼고기는 토끼 특유의 노린내가 살짝 나는 듯 했지만 신선한 올리브오일의 향과 어우러져서 더 개성진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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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타는 면 타입과 short pasta 두가지가 나왔는데 둘 다 노루고기로 만든 소스에 버무려져서 나왔는데 둘 다 쫄깃한 식감이 잘 살아있는 면에 장시간 공들여 끓인 고기육수에 다진 고기를 넣고 끓인 소스가 살짝 묻혀져서 무겁지 않고 파스타의 식감을 살려주었다.


메인요리는 주로 사냥한 멧돼지고기노루고기와 뽈닭(Guinea fowl) 등이 주를 이루었다소믈리에 과정에서 Frank Chausse 교장선생님께서 수업시간에 반복해서 말씀하셔서 머릿속에 입력은 되어있으나 한번도 볼 기회도맛볼 기회도 없었던 아주 궁금했던 식재료들이었다.


노루는 죽기 전에 꼭 먹어야 할 음식 재료 1001’에 들어갈 정도로 맛있는 식재료이다.


나무의 순과 잎장미베리류를 먹으며 자라나기에 유난히 섬세한 풍미를 지녀 미식가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한다여기서는 빈산토로 요리한 야생노루고기를 메인으로 제공하고 있었다마시기에도 비싼 빈산토로 요리한 야생노루고기라니한국에서는 아무리 비싼 고급 레스토랑에 간다 하더라도 맛볼 수 없는 귀한 요리이다안타깝게도 야생노루고기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요리여서 그날은 맛볼 수가 없었다그러기에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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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에 이날은 야생멧돼지를 새콤달콤한 소스에 마리네이드해서 만든 ‘Dolceforte’를 먹었다새콤달콤한 소스가 입맛을 다시게 하고 돼지누린내를 완전히 잡아주면서도 부드럽고 촉촉한 맛이 일품이었다힘차면서도 단단한 바디감을 가졌지만 마시기 부드러운 폰테루톨리의 그랑 셀렉지오네와 아주 좋은 마리아주를 이루었다.


요리가 다 나온 뒤 오늘의 맛난 요리를 선보였던 셰프를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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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인지 셰프역할을 하는 배우인지 모를 정도로 핸섬하고 멋진 셰프 Lorenzo Baldacci.


이제 갓 28살이 된 신세대이지만 이미 요리경력은 10년이 넘었다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피렌체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3년간 주방에서 경력을 쌓은 뒤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요리학교인 Alma를 졸업했다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이탈리아 셰프이자 최초로 미슐랭 스타를 받은 Gualtiero Marchesi에게 사사받았으며 그 후 몇 년동안 몇몇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서 경험을 쌓은 후 토스카나로 돌아온후 2013년부터 폰테루톨리의 오스테리아에 합류하여 현재까지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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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의 요리철학과 오스테리아 폰테루톨리에 관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오스테리아 폰테루톨리는 ‘0킬로미터를 표방하고 있습니다마쩨이 일가를 포함하여 총 64명이 살고 있는 650헥타의 사유지안에서 모든 필요한 식재료를 다 조달한다는 의미입니다.


마쩨이 일가가 사냥해온 야생동물들과 와이너리 안에서 수확한 신선한 작물들로 요리하는 마쩨이일가만의 아주 독특하고도 특별한 요리법을 오스테리아가 생긴 이래 10년째 고수해오고 있으며 그들의 철학을 충실히 전달하고자 하고 있습니다또한 이러한 요리법은 토스카나의 전통요리법을 따라 만들어진 것이며 대를 이어 온 마쩨이 일가의 가정식 요리법을 따른 것입니다.”


아마도 이런 ‘0 킬로미터’ 레스토랑은 모든 셰프들의 꿈이지 않을까 싶다이렇게 신선한 식재료들을 전통적인 요리법으로 해석한 요리들을 다시 마쩨이 와이너리의 세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에 완벽히 페어링 되는 요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었다.


그날따라 오스테리아를 찾은 방문객들이 많아 우리는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다음 일정으로 인해 조급해진 저를 위해 서두르기는커녕 오히려 하루에 일정을 두 개씩이나 잡는 사람이 어딨냐며 오후에 다른 와이너리를 방문하기로 한 나를 질책했다와이너리를 둘러본 나는 정말 내가 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마쩨이 와이너리는 1~2시간만에 둘러볼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오후 일정을 취소하고 눌러앉아 야외에서 맛난 와인과 음식을 즐기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으나 다음 방문하기로 한 와이너리에서 기다리고 있을 터라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떼어 다음 약속장소로 서둘러 떠났다내년에는 꼭 다시 방문해서 아예 여기서 묵으면서 충분히 만끽하기로 손가락까지 걸고 한 약속을 뒤로 한 채마쩨이 와이너리는 반드시 12일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묵을 수 있는 빌라와 편안하면서도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오스테리아까지 완벽히 갖추어져 있으니 끼안티 클라시코를 방문한다면 필히 묵어가야 할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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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센트 편집부 오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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