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의 만수스(Mansus) 오렌지 와인

2021.04.30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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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의 만수스(Mansus) 오렌지 와인

 

모든 포도가 바이오다이나믹(biodynamic) 농법에 의해 재배되고야생효모만 사용하며이산화황을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아주 극소량만 사용하는 와인을 생산하는 와인생산자의 숫자는 적은 편이 아니다내추럴 와인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증가함으로 인해 그러한 와인을 생산하는 와인생산자의 숫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슬로베니아의 와인생산자인 복단 마코베츠(Bogdan Makovec)도 그러한 와인생산자 중의 한 명이다그러나 그를 돋보이게 하는 것들 중의 하나는 벌써 41년째 이러한 방식으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탈리아의 꼴리오(Collio) 지역에 거주하는 슬로베니아 사람들특히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요슈코 그라우너(Joško Gravner)가 오렌지 와인의 르네상스를 일으킨 것이 1990년대 후반이다꼴리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늦게 오렌지 와인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슬로베니아 지역이다슬로베니아에서 오렌지 와인을 생산하는 사람들 중에서 철저한 농부 정신으로 첫 빈티지부터 탁월한 오렌지 와인을 생산하는 사람이 바로 복단 마코베츠이다그가 처음으로 오렌지 와인을 생산한 것은 2007년이 일이다. 30일 동안 스킨 컨택한 레불라(Rebula = Ribolla Gialla)와 이틀 동안 스킨 컨택한 시비 피노(Sivi Pinot = Pinot Gris)를 블랜딩해서 만든 오렌지 와인 비지야 안젤라(Vizija Angela)가 바로 그것이다우아하면서도 복합적이며 생생한 산도와 긴 피니쉬가 두드러진다비교적 오렌지 와인의 경험이 많은 필자가 이 와인을 처음 시음했을 때 그 훌륭한 맛에 놀라기도 했지만 첫 빈티지에서 선택한 품종과 스킨 컨택한 일수에 대한 정보를 듣고는 복단 마코베츠는 천재적인 양조 감각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나의 방문을 주선해준 슬로베니아의 와인전문가 다비드 브라토쉬(David Bratož)는 마코베츠가 생산하는 오렌지 와인의 가장 큰 특성은 와인의 cleanness와 최고의 가성비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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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단 마코베츠(Bogdan Makovec)>

 

 

복단 마코베츠가 운영하는 와이너리 이름은 가족 이름을 딴 마코베츠인데 1513년부터 양조를 해온 전통의 가족운영 와이너리이다만수스(Mansus) 혹은 마코베츠 만수스 와이너리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만수스는 이 와이너리 건물과 포도밭이 있는 Property의 이름이고이 이름을 와인의 브랜드로 정했다고 한다. Property의 이름은 1200년경에 생겼는데 당시에는 8개의 패밀리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었다고 한다현재 이 와이너리의 와인 3종을 수입하고 있는 WS통상이 와이너리의 이름을 만수스라고 소개하니 혼동을 피하기 위해서 이 글에서도 만수스라고 부르기로 한다.

 

만수스 와이너리는 슬로베니아의 대표적인 와인산지인 프리모르스카(Primorska)에 속한 지역(district)인 비파바 밸리(Vipava Valley)에 있다비파바 밸리에서 가장 유명한 산인 나노스(Nanos)의 반대편에 있는 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다슬로베니아 사람들에 의하면 비파바 밸리의 와인생산자들이 상업적이지 않고 대부분 단순하며정직하고온화하다고 한다. “슬로베니아의 Green Garden”이라는 별명을 가진 비파바 밸리에 잘 어울린다복단 마코베츠를 만났을 때 첫 인상부터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7년 전부터 미국에 마코베츠의 와인을 수입하는 Vinum USA에 의하면 마코베츠는 내추럴 와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영감을 주는 와인생산자이며(“a true inspiration to natural wine lovers”) 그의 와인은 위대하다고 한다인간으로서는 아주 재미있고 열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 캐릭터의 소유자라고 한다.

 

만수스 와이너리를 방문해서 모두 17종의 와인을 시음했는데 내추럴 스파클링 와인인 팻낫(Pet-Nat), 로제보르도 스타일의 레드 와인 2, 2004년 빈티지의 스위트 와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오렌지 와인이었다그가 생산하는 오렌지 와인의 가장 큰 특징은 약간 산화시킨 맛우아함응축미비파바 밸리의 특성인 뛰어난 산도와 매력적인 미네랄 터치였다그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클라르니차(Klarnica)라는 품종으로 만든 오렌지 와인이다이 품종은 전세계에서 오직 비파바 밸리에서만 재배되는 토착품종인데 전체 포도밭의 면적이 3ha에 불과하고 이 품종을 재배하는 사람은 복단 마코베츠 이외에 한 명밖에 없다고 한다그가 소유하고 있는 전체 포도밭의 면적은 12ha인데 모두 테라스식 포도밭이고클라르니차는 1.5ha의 면적에서 재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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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스 와이너리에서 시음한 와인들>

 

 

500년 전슬로베니아에는 아름다운 미모로 유명했던 클라라(Klara) 라는 여성이 있었다그녀의 미모를 한번이라도 보고 싶은 구경꾼들로 인해 그녀의 집 앞은 항상 붐볐다그녀는 그런 시선들을 피하기 위해 집 주변 울타리에 포도를 심었다그리하여 그녀의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었다사람들은 그 포도의 품종에 그녀의 이름을 붙여 클라르니차라고 불렀으며 클라르니차 와인이 그녀의 미모의 비결이라고 생각하였다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클라르니차 품종은 보기 힘들어졌으며 잊혀져 버렸다복단 마코베츠는 10년 동안 이 품종을 되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과 투자를 했다필자에게 그는 이런 말을 했다. “솔직히 다른 와인들은 생존을 위해서 만들지만클라르니차는 영혼을 위해서 만드는 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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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스 와이너리의 클라르니차 포도밭>

 

 

만수스 와이너리가 생산하는 오렌지 와인은 1, 7, 10, 14, 21, 28일 스킨 컨택을 한 다양한 와인이며 클라르니차 이외에 레불라말바지아샤르도네를 사용한다숙성을 위해서는 아카시아 나무로 만든 슬로베니아 산 배럴을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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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수입되어 있는 만수스 와인 3왼쪽의 2개는 클라르니차 품종으로 만든 2016 2015 빈티지의 오렌지 와인이며 오른쪽에 있는 와인을 레불라로 만든 오렌지 와인이다.>

 

 

아시아에서는 한국 이외에도 중국과 일본에 수출하고 있는데 특히 일본에 많이 수출한다고 한다클라르니차로 만든 2004년 빈티지의 스위트 와인은 그 품질과 희귀성 때문에 0.5리터 한 병을 일본 황실에 500유로에 800병을 납품한 적이 있다고 한다.

 

“내가 죽으면 포도밭에 화장을 해달라고 할거에요여기서 태어나 자라고포도를 재배하고평생와인을 만들었으니 마지막은 밭으로 돌아와 포도나무와 함께 하고 싶거든요아마 2040년 정도의 빈티지를 마시면 당신은 와인에서 나를 느낄지도 몰라요.

복단 마코베츠의 인생이다!

 



 

WRITTEN BY 박찬준 (Chan Jun Park)

Wine Writer / Consultant

Asia Ambassador for Slovenian autochthonous grapes

University Lecturer

Asia Director of Asia Wine Tr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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