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쁘띠 가스쿤(Le Petit Gascoûn)이 보여주는 가스코뉴 와인
르 쁘띠 가스쿤(Le Petit Gascoûn)이 보여주는 가스코뉴 와인
가스코뉴(Gascogne)는 대서양을 곁에 두고 피레네 산맥과 접경을 이루고 있습니다. 프랑스 남서부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스페인 바스크 지역과 더불어 농업이 주요 산업입니다. 산 중턱에 안개가 자욱하게 걸치는 날씨가 많아 아스파라거스와 트뤼프가 자연적으로 잘 자라는 곳이기도 합니다. 석회질, 점토, 모래로 이루어진 토양은 포도 재배에 적합하며, 여기에 여름의 강렬한 태양의 기운을 받으며 자란 포도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1340년경 지도: 남서쪽에 보이는 기옌 지역(연두색)이 오늘날의 가스코뉴입니다.>
중세시대 기옌 공국(오늘날의 가스코뉴)은 최대 와인 생산지였습니다. 한 때 이곳을 소유하고 있던 잉글랜드는 프랑스와 왕위계승권 문제로 갈등을 빚게 되었는데, 프랑스왕 필립 6세가 가스코뉴를 몰수하자 에드워드 3세는 선전포고와 함께 군대를 파견하였고, 이로 인해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이것이 백년 전쟁(1337-1453)입니다. 이처럼 보르도로 대표되는 가스코뉴 지역은 영국인들이 사랑한 곳이었습니다. 보르도 와인을 무관세로 들여왔던 잉글랜드 입장에서 이 지역을 내준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전쟁에 패한 영국은 프랑스에 대한 반감으로 스페인과 포르투갈 와인을 수입했습니다. 포트와인은 이렇게 영국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1356년 뿌아띠에 전투장면>
가스코뉴 지방의 와인 생산 역사는 2000년이 넘습니다. 이 지역은 전통적으로 꼬냑(cognac)처럼 42~45도의 강한 알코올 증류주인 아르마냑(Armagnac)을 주로 생산해 왔습니다. 하지만 꼬냑의 유명세에 빛을 보지 못하게 되자 아르마냑의 생산량을 줄이고 그 밭에 위니 블랑(Ugni blanc)과 콜롱바르(Colombard) 같은 품종을 재배하여 화이트 와인을 생산합니다. 우려와는 달리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는데, 그 이유로 첫 번째는 인근 보르도와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었고, 두 번째로 아르마냑과 같은 브랜디 생산에 주로 사용하던 위니 블랑의 꽃과 과일향, 밸런스 잡힌 산도가 와인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얻은 것입니다.
가스코뉴 지역에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는데 사용되는 품종은 콜롱바르, 위니 블랑, 그로 망상(Grosmanseng),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등 감귤류나 열대 과일 향이 풍부한 청포도입니다. 이것은 식전주로 생선, 해산물 요리와 잘 어울립니다. 한편 과거 말벡 품종을 재배하여 유명해진 까오르(Cahors)를 제외하고 레드와인을 만드는데 주로 사용하는 품종은 따나(Tannat), 메를로(Merlot),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입니다.
<대표적인 화이트 화인 품종인 위니 블랑>
이와 같은 가스코뉴 와인의 역사적 배경과 특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꼬뜨 드 가스코뉴(Côtes de Gascogne)에 위치한 레 프레르 라삐뜨(Les Frères Laffitte) 와이너리와 그 대표 와인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세바스티앙과 크리스토프, 두 명의 가스코뉴인은 3세대에 걸쳐 와이너리를 경영하고 있는 도전적인 사업가입니다. 형제는 2000년대 초반 기존의 밭에 있던 포도나무를 완전히 재구성했습니다. 하지만 재정적인 어려움에서 한동안 벗어나기 힘들었습니다. 조합의 도움과 지역 거대 와이너리인 도멘 뒤 타리케(Tariquet)의 이브 그라사(Yves Grassa)와의 만남으로 전환기를 맞습니다.
<세바스티앙·크리스티앙 라삐뜨 형제>
형제는 이웃의 땅을 사들였고 콜롱바르, 위니 블랑, 소비뇽, 샤르도네, 그로·쁘띠 망상, 까베르네 프랑, 따나 품종을 확장된 밭에 다시 심었습니다. 그리고 위비(Uby), 에레(Herré), 오망(Osmin), 브뤼몽(Brumont) 지역의 몇몇 대형 사업자에게 준비된 와인을 판매했습니다. 마침내 2015년 형제들이 계획했던 상품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크리스토프는 가스코뉴 엠블럼을 떠오르게 하는 두 마리의 붉은 사자를 로고로 제작했고 ‘신선하고, 과일향이 나며 마시기 좋은 와인’을 구상했습니다. 레이블은 ‘젊은 취향의 현대적이며 특징적인’ 것을 고려했습니다. 그 결과 ‘가스코뉴 전통모자이자 축제를 위한 붉은 베레모, 프랑스 남서부에 위치한 지역을 떠오르게 하는 르 쁘띠 가스쿤’을 연필로 디자인했습니다.
<라삐뜨 형제가 구상한 젊은 감각의 레이블>
또 다른 제품은 동일한 프로필을 가진 상품을 다양화하기 위해 런칭 됐습니다. 레드, 화이트, 로제의 기본 3색에다 달콤한 맛을 지닌 두 개의 화이트를 추가했습니다. 크리스토프는 가스코뉴 지방의 요리와 형제의 우애를 떠올리며, 둘이 나란히 페달을 밟고 있는 오리와 거위를 생각하면서 디자인했습니다. “만일 레이블을 알고 와인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오리와 거위가 자전거를 타고 있는 병을 요구하면 됩니다.” 이렇게 해서 현대적이고 특징적인 레이블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도멘 라삐뜨 소비뇽 블랑>
가스코뉴 지역의 여타 와인처럼 르 쁘띠 가스쿤과 도멘 라삐뜨도 과일향이 베이스를 이루고 있습니다. 꽃과 과일향을 최대한 살린 와인입니다. 로제는 특유의 색상을 보여주고, 소비뇽 블랑은 맑고 영롱하고 매혹적입니다. 밝고 쾌활한 느낌을 줍니다. 깨끗하고 깔끔하며 향이 풍부합니다. 개성적인 맛과 빼어난 밸런스를 가지고 있어 목 넘김에 무리가 없습니다. 군형감이 잘 잡혀진 와인이라 안정된 느낌을 줍니다. 거기에다 젊은 감각의 현대적인 라벨이 독특하고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가스코뉴 지방의 툴루즈가 장미의 도시로, 아르카숑(Arcachon)이 굴 양식으로 유명세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거위의 간으로 만든 음식인 푸아 그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다가 지역의 품종을 바탕으로 화이트 와인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가스코뉴 와인은 이미 ‘아베크 와인’을 통해 선보인바 있습니다. 말벡을 주품종으로 만든 샤토 유지니 까오르가 그것입니다. 이번에 새로 들어오는 ‘르 쁘띠 가스쿤’과 ‘도멘 라피트 소비뇽 블랑’은 남성적인 까오르와는 다른 질감을 가진 맛을 전달할 것입니다. 즐거움과 쾌활함을 선사할 가스코뉴의 맛과 풍미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참고자료
1. Les frères Laffitte, la Gascogne en tandem, Terre de Vins, 31 janvier 2017.
2. Y. Renouard, “Le grand commerce des vins de Gascogne au Moyen Age”, Revue historique, tome CCXXI, 1959, p. 261-304.
3. www.france.fr(프랑스 관광청 공식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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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센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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