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멘티노의 제왕, 오로 디제(Oro d’Isée)
베르멘티노의 제왕, 오로 디제(Oro d’Isée)
와인 애호가들이 이탈리아 와인을 화두로 꺼낼 때면, 가장 먼저 끼안티(Chianti)와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Brunello di Montalcino)를 이야기합니다. 산지오베제 품종으로 만든 훌륭한 와인으로 애호가들의 많은 사랑을 받습니다. 이렇게 이탈리아 와인은 레드 와인이 대세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탈리아 토착 품종 생산에 공을 들인 와인 생산업자들 덕택에 레드 못지않게 화이트 와인도 좋은 품질을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이탈리아 화이트 와인 산지로 유명한 곳은 피노 그리지오(Pino Grigio)로 대표되는 프리울리(Friuli)와 알토 아디제(Alto Adige), 소아베(Soave)로 유명한 베네치아와 베로나가 위치한 베네토 지역, 그리고 베르멘티노(Vermentino)가 생산되는 리구리아와 사르데냐섬입니다.
이 가운데 리구리아 주(Regione Liguria)는 이탈리아 북서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도는 제노바입니다. 그리고 리구리아는 4개의 현, 즉 라 스페지아(La Spezia), 임페리아(Imperia), 제노바(Genova), 사보나(Savona)로 나뉩니다. 사실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이기도 하고(5개의 땅이라는 ‘친퀘테레’는 유명합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와인도 국내에 거의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 지역은 와인의 관점에서 보면 중요한 곳입니다. 연중 따뜻한 지중해성 기후에다 리구리아해에 면하고 있으며 동쪽은 토스카나 지역으로 가는 길목에 놓여있습니다. 바다와 가까운 지역 특성에 따라 해산물과 잘 어울리는 화이트 와인을 많이 생산하고 있습니다.
베르멘티노는 이탈리아 리구리아와 사르데냐(Sardegna)에 분포되어 있는 화이트 와인 품종입니다. 가벼운 바디감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맛이 복잡합니다. 또한 리구리아와 샤르데냐의 베르멘티노 사이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는 테루아가 다르기 때문인데, 전자는 꽃 향이 지배적이고 후자는 꿀 향이 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리구리아 베르멘티노는 바다 바람의 영향을 받아 소금기가 있어 짭조름한 느낌이 납니다. 그리고 소비뇽 블랑처럼 꽃 향기가 나고 다소 기름진 느낌을 가집니다. 반면에 사르데냐 베르멘티노는 미네랄, 감귤향의 미묘한 맛과 함께 배, 흰 복숭아, 라임, 자몽의 살아있는 아로마를 느끼게 해줍니다. 한편 베르멘티노는 페놀과 같은 다소 쓴맛을 느껴지게 하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성숙한 자몽 맛이 주는 쓴맛에서 비롯됩니다.
리구리아 와인의 70퍼센트는 루니 언덕(Colli di Luni)이라는 곳에서 생산됩니다. 루니는 로마인들이 177년경에 세웠던 도시입니다. 고고학적으로 가치가 있는 장소입니다. 항구 도시이자 교역이 활발했던 곳으로 인근 카라라 광산에서 채굴된 대리석과 함께 와인은 지중해 연안의 여러 국가로 수출되었습니다. 그런데 부유했던 도시의 항구에 점차 유입된 모래가 쌓이게 되었고 10세기에 이르러서는 항구로서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습니다. 칸티네 페데리치(Cantine Federici)는 과거 항구였던 이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바다가 있던 장소에 와이너리를 세웠는데, 2015년 개축과 증축을 통해 주변 환경을 고려한 와인 생산에 이상적인 장소를 만든 것입니다. 지하 저장소가 해수면과 동일한 선상에 위치하고 있기에 일반적인 와이너리와 다른 관리가 필요하지만 오히려 이런 특징이 페데리치의 와인을 특별하게 만듭니다. 한편 총 16헥타르의 포도밭이 펼쳐진 곳의 100m 언덕에 위치하고 있는 베르멘티노는 칸티네 페데리치가 특히 자랑하는 품종입니다. 이곳에서 수확되는 포도로 여러 브랜드를 만듭니다. 다른 품종과 블렌딩을 포함해 페데리치만의 특성을 살린 베르멘티노 와인을 내놓습니다. 이 가운데 최고는 오로 디제(Oro d’Isée)와 사르티코라(Sarticola)입니다.
출처 : http://www.cantinefederici.com/la-cantina/
바다의 와인이라 불리는 리구리아 베르멘티노의 특성이 잘 나타나는 ‘오로 디제’는 ‘이제들의 황금’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페데리치가 증조부모들의 이름, ‘오로’는 황금이라는 뜻입니다. 결국 증조부모가 황금처럼 생각하며 아낀 와인이라는 의미로 완성됩니다. 중세 시대 리구리아 지도가 담긴 레이블을 보면 ‘라 바이아 델 솔레’(La Baia del Sole), 즉 태양만이라 적혀있는 것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는 리구리아의 뜨거운 태양을 표현하는데, 코르크와 병에 새겨진 태양의 형상은 간접적으로나마 이 지역의 햇살을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강렬한 햇살 아래서 자란 베르멘티노로 만든 와인은 황금색 빛을 띠며 바다의 맛과 과일, 허브향이 가득한 작품으로 태어납니다. 걸작인 오로 디세는 고대와 중세 시대 유적 근처에 자리 잡은 페데리치가의 지속적인 노력의 산물입니다. 칸티네 페데리치가 제공하는 좋은 품질의 화이트 와인과 함께 이탈리아 리구리아의 감성 또한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 오로 디제는 아베크와인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http://www.the-scent.co.kr/xe/weekly_wine/225440
* 오로 디제는 2017년 제 5회 아시아와인트로피에서 골드메달을 수상했습니다.
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1418577554895128&id=100002286924904&pnref=story
02)456-1221
051)525-3300
+
더센트 편집부
참고자료
1. 백난영, 「Citta del Vino 시리즈(1) 지중해 와인의 매력 덩어리 - 리구리아 와인」, 더센트, 2016.10.10.
2. Vermentino Colli di Luni LA BAIA DEL SOLE FEDERICI, La Gazetta della Spezia, 14 Giugno 2016.
등록된 코멘트가 없습니다.